<출판N> Vol.66 2026 7~8월호, 인(人)사이드 [인터뷰] 김승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

<출판N> Vol.66 2026 7~8월호, 인(人)사이드 [인터뷰] 김승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

 

 

 

인(人)사이드
[인터뷰] 김승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
숲은 하루아침에 자라지 않는다
김세나(퍼블리랜서 대표)
2026. 7+8.

 

 

 

“저쪽에 물도 있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출판진흥원) 서울 사무소에 약속 시간보다 먼저 도착해 빵 한 조각을 베어 물고 있는데, 누군가 말을 건넸다. 고개를 들어 보니 낯선 남자였다. 마침 그날 교육 행사가 있었고 참가자들 사이에 앉아 있었으니, 아마 나를 교육 참가자 중 한 명쯤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지나가며 자연스럽게 정수기 위치를 알려주고 사라졌다. 그때는 몰 랐다. 그 사람이 오늘 인터뷰할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사람을 평가할 때 우리는 대개 거대한 성과를 먼저 본다. 어떤 자리에 있었는지,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 얼마나 큰 조직을 이끌었는지를 본다. 그런데 가끔은 아주 사소한 장면 하나가 긴 설명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그날도 역시 그랬다. 날이 무덥다며 실무자들을 위해 아이스크림을 사 들고 온 사람. 엘리베이터에서 가장 마지막에 타는 사람. 모두가 내린 뒤에 움직이는 사람. 김승수 원장은 그런 사람이었다.

어쩌면 그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마음’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꺼냈다. 도시에도, 정 책에도, 출판에도 마음이 필요하다고. 전주시장 시절 ‘책의 도시’를 만들어냈던 그는 이제 출판진흥원장 이 되었다. 출판계는 그에게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다. 그가 말하는 출판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그 미래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 김승수 원장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저서 『도시의 마음』(다산북스, 2025)을 읽었습니다. 폐가가 된 성매매 업소를 매 입해 정원을 만들고 마을 축제가 열리는 예술 공간으로 거듭나게 한 선미촌 재생 이야기에서 울컥했어 요. 물리적 공권력 동원이나 전면 개발처럼 더 쉬운 길을 두고 ‘점진적 재생’이라는 가장 어려운 길을 택하셨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분인지 더 궁금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책에서 책과 도서관에 대한 애정도 뚝뚝 묻어났는데, 25년 공직 생활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도시의 한 장면으로 독일 프라이부르크(Freiburg) 놀이터의 아이들을 꼽으셨더라고요. 이처럼 오래 마음에 남 아 있는, 책과 사람이 만나는 그런 장면도 있으신가요?

전주시에 ‘용머리 여의주마을’이라 불리는 곳이 있답니다. 마을 주민 외에는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 던 오래된 마을입니다. 그곳에 ‘옛이야기도서관’이 있는데 마을 할머니들이 유치원 아이들에게 책을 읽 어주는 도서관입니다. 그 마을에 도서관이 생긴 것도, 할머니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도 모두 처음이었습니다. 어느 날 제가 그 광경을 봤어요. 연세 드신 할머니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아이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할머니를 응시하고 있는 거예요. 종이책에서 저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쏟아진다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겠죠.

그런데 저는 그 자리에서 아이들보다 할머니들의 얼굴을 더 오래 바라봤습니다. 자기 이야기에 저렇게 몰입해 들어오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새로운 자부심을 얻고 계신 듯 보였어요. 내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랄까요. 마을 할머니들의 표정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은 1년 내내 아이들이 찾아오는 마을이 됐어요. 책이, 그리고 도서관이라는 장소가 할머니와 아이와 마을을 하나로 연결해서 그동안에는 없었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냈습니다.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었어요. 책이 사람과 사람을, 세대와 세대를, 그리고 오래된 마을과 새로운 생명을 이어준 것이죠.

 

 

그런 경험들이 현재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요. 전주시장직을 내려놓으신 후, 출판진흥원장직을 선택하신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가요?

오래전부터 독서나 도시 여행을 통해 책의 가치가 삶을 바꾸고 출판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시장으로 일한 8년은 그 믿음을 도시에서 직접 실천한 시간이었죠. 정책을 직접 설계하면서 책의 가치와 출판의 힘이 도시를 어떻게 바꾸는지 확인했습니다. 시장 임기를 마친 뒤에는 저의 책 『도시의 마음』을 통해 책과 도서관이 만들어내는 삶과 도시의 변화를 이야기하며 많은 독자를 만났습니다.

그즈음에 출판진흥원장 공모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게는 우연한 기회가 아니라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소명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꼭 하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이야말로 출판 이 가장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AI 시대에 기술이 인간을 대체할 수는 있지만 인간다 움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출판 생태계를 살리는 일은 인간다움을 지켜내는 중요한 일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대한민국을 지식문화 강국으로 키워가는 든든한 토대가 될 거라고 믿고 있어요.

한편으로는 출판계 밖에서 온 행정가라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전주시장으로서의 경 험이 출판 생태계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쓰일 수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는 출판인은 아닙니다. 출판계 밖에서 온 행정가라는 우려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 만 출판진흥원의 역할이 좋은 책을 직접 만드는 데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좋은 책은 이미 훌륭한 출판인들이 만들고 있습니다. 출판진흥원의 역할은 그분들이 더 좋은 책을 만들 수 있도록 생태계 를 건강하게 만들고 출판의 가치를 사회와 연결하며 미래 전략을 세우는 일입니다. 전주시장으로 일하 면서 도시 행정도 결국 사람과 문화, 그리고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도서관을 조 건 없는 환대의 장소로 바꾸는 일, 정책을 통해 독서문화를 확산하고 지역서점을 살려 내는 일, 예산을 확충하고 지원 조직을 만들어 사람을 성장시키고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일 등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도시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판을 만든 셈입니다. 저는 출판 현장을 대신하려는 사람이 아니 라 출판의 힘이 더 크게 발휘될 수 있는 판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출판진흥원에서 저의 역 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다짐을 안고 출판진흥원에 처음 출근하시던 날, 출판진흥원 내부에서 느끼신 것은 무엇이었나요?

제가 취임하기 전까지 1년 넘게 원장 자리가 비어 있었어요. 그리고 본부장이 세 자리인데 모두 공석 이었어요. 처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직원들이 많이 지쳐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일을 추진하려 고 해도 최종 의사결정을 할 사람이 없고, 팀과 팀을 연결하고 방향을 잡아줄 역할도 없었으니까요. 무 언가를 시도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오롯이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었을 겁니다. 그런 상태에서 신 나게 일하기는 쉽지 않죠.

한편으로는 희망도 봤어요.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해 보니 곳곳에 정말 뛰어난 인재들이 있더 라고요. ‘아, 이분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지면 출판진흥원이 훨씬 더 좋은 기관이 될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직원들의 역량이 살아나고 출판진흥원도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취임 후 출판진흥원 직원들로부터 “원장님과 예전에 함께 일했던 분들이 많이 응원해 주신다.”라는 말 을 들었습니다. 전주시장 재임 시절부터 쌓아오신 신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당시 대표 정책 중 하나가 ‘책쿵20’이었습니다. 많은 시민의 호응을 얻고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책쿵20’은 전주시민들이 지역서점에서 책을 사면 20%를 시에서 지원해 드리는 사업입니다. 2025년 전주시 설문조사를 보면, ‘책쿵20’을 이용한 시민들의 82%가 독서 빈도가 늘었다고 응답했습니다. 3~4배 늘었다는 응답이 50.4%, 5배 이상 늘었다는 응답이 31.6%,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답변 도 9.4%입니다. 서점의 76.9%가 월 매출이 늘었다고 응답했습니다. 놀랍죠. 도시가 시민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처음에는 직원들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소비재가 얼마나 많은데 왜 하필 책이냐.”, “요즘 누가 동네 책방에 가냐.”, “온라인이 더 빠르고 선택지도 많은데 분명히 실패할 것이다.” 같은 말을 많이 들었어 요.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어요. 전주시에 아름다운 도서관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동네 책방지기분들과 간담회를 했는데, 몇 분이 상기된 얼굴로 눈물을 흘리시는 거예요. 이렇게 좋은 도서관이 생기면 시민 들은 책을 안 사고 빌려 읽을 텐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요. 그때 “생태계를 만들면 함께 살 수 있다.”라고 말씀드렸거든요. 작가, 출판사, 서점, 도서관, 독자, 그리고 책과 관련된 문화산업까지 건 강하게 연결되는 생태계요. 그 현장의 질문으로부터 나온 정책이 ‘책쿵20’이었습니다. ‘책으로 시민들의 마음이 심쿵했으면 좋겠다’라는 뜻으로 직원들이 이름을 지었죠.

직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작한 정책이 막상 시작되니 회원 가입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났어 요. 어느 날 한 간부가 뛰어와서 “시장님, 큰일 났습니다. 예산이 부족합니다. 시민들이 책을 너무 많 이 사고 있습니다.” 하는 거예요. 저는 오히려 너무 기뻤어요. 시민들이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예산이 부족한 도시, 그게 얼마나 행복한 도시입니까. 그렇게 ‘책쿵20’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죠. 지금 돌아보면 성공 요인은 진심과 간절함이었습니다. 지역서점도 살아야 하고 시민들도 책과 더 가까 워져야 하고 출판 생태계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간절함이요.

 

 

원장님은 ‘환경을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말씀하시는데요. 전주시에서 만든 트윈세대 전용 공간 ‘우주로 1216’도 그런 철학이 담긴 사례로 꼽힙니다. 집이나 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활동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경험을 기획하고 실행해 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어 보입니 다. 청소년들이 책에서 멀어지는 시대, 출판계는 이들을 어떻게 미래 독자로 유입시킬 수 있을까요?

청소년들을 독자로 유입시키는 일이 출판계만의 책임은 아니에요. 이것은 출판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 라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거든요. 부모가 답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고 교육 청, 국가,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출판은 좋은 책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어떻게 책을 읽게 할 것인가는 또 다른 차원의 일이에요. 그것은 행정 과 교육이 해야 할 역할입니다.

정책이 가장 오만해지는 순간이 언제인지 아세요? 가르치려고 할 때예요. 당위를 앞세울 때죠. ‘책을 읽어야 한다’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토양을 만드는 거예요. 책이 아이들의 삶 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아이들이 즐겁게 머물다가 책을 만나고 책의 세 계로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죠. ‘우주로1216’도 그런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공간 자체보다 그 공간을 만드는 과정이 더 중요해요. 바로 ‘참여’입니다. 참여를 ‘무언가를 완 성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존재하는 방식’으로 바라보면 세상이 달리 보이죠. 어른들이 권력을 내려 놓았을 때 비로소 보이는 아이들의 존재 방식 말이죠. ‘우주로1216’은 어른들이 만들어준 공간이 아니 라 아이들이 만들었습니다. 10개월 동안 많은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공간을 함께 구상하고 설계했죠.

지금 운영도 아이들이 합니다. 도서관 사서 선생님은 보조 역할을 하죠. 그러니까 그 공간은 처음부터 아이들의 것이었던 셈이죠.

청소년 독서율 통계를 보면 숫자는 꽤 높게 나옵니다. 그런데 정말로 ‘이 책을 꼭 읽고 싶다’라는 마음 으로 스스로 책을 찾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 들어요. 독서는 환경의 문제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말하기보다 책을 좋아하게 될 조건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말합니다. “여긴 우리가 만든, 우리들의 아지트입니다.”

책을 좋아하게 될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말씀이군요. 하지만 그런 정책은 성과가 바로 보이 지도 않고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혁신적인 도서관·출판 정책을 추진하시면서 가장 많이 부딪힌 벽은 무엇이었나요?

시민들이 책을 가까이하도록 하는 정책은 정말 어려운 일 중 하나입니다.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가야 하니까요. 지금은 읽지 않는 방향으로 세상이 흘러가고 있는데, 그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려면 결국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합니다. 그 힘이 없으면 포기하고 말죠. 저는 어떤 정책을 추진할 때 꼭 물어요. 이 질문을 놓치면 동력이 생기지 않거든요. 책은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흔하지만 가장 위대한 도구입니다. 그 생각을 직원들과 함께 나누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다들 반신반의해요. 그런데 본질을 함께 고민하고 공부하고 현장을 경험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면 책임감이 생기고 일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져요. 저는 그 과정을 정말 많이 봤습니다. 작은 성과가 하나둘 쌓이기 시작하면 ‘내가 하는 일이 세상을 이 롭게 하는구나’라는 감각이 생기면서 더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내가 하는 일과 세상에 이로운 일이 교 차하는 그 지점에 소명이 생기죠. 예산 문제, 내부의 반대 등 수많은 장애물이 있지만 소명이 생기면 그다음부터는 장애물의 크기가 달라져요. 공직사회에는 생각보다 많은 자원과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람 을 움직이는 것은 제도보다도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확신이죠. 이 확신이 생기면 벽이 벽으 로 보이지 않아요. 벽 너머의 가치를 보게 됩니다.

 

 

정책을 움직이는 힘은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확신이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국내 출판이 성과나 생존에 쫓겨 놓치고 있는 가장 본질적인 ‘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그 질문에 제가 지금 답하는 것은 조심스럽습니다. 아직 취임한 지 넉 달이 채 안 됐고 출판 현장을 충분히 안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지금은 현장에서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살피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 답은 현장의 출판인 여러분이 저보다 더 깊이 고민하고 계실 겁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 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의 본질은 시대가 바뀌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책 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하고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끼게 합니다. 또 지금 의 나를 넘어 다른 세계와 만나게 하죠. 어려운 시기일수록 그 본질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아야 합니 다. 결국 ‘왜 우리는 책을 만드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도 그 안에 있지 않을까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잃지 않는 한, 출판의 미래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책의 본질에 대한 믿음이 정책으로 잘 구현되어야 할 텐데요. 그동안 출판진흥원은 출판사와 작가 지 원에 비해 독자를 직접 키우는 정책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임기 동안 출판 생 태계 지원과 독자 육성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잡으실 건가요?

저는 출판사와 작가를 지원하는 일과 독자를 키우는 일을 별개로 보지 않습니다. 건강한 출판 생태계 는 좋은 책과 좋은 독자가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다만 현실적인 고민이 있습니다. 사실 지 금은 균형을 논하기 전에 예산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출판진흥원이 가진 예산은 출판 계가 안고 있는 과제들을 충분히 감당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선 예산을 더 확보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일에는 급한 일도 있고 중요한 일도 있고, 급하면서도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지금 출판계가 처한 상황은 분명 급하고도 중요한 상태입니다. 출판사와 작가들이 생존의 어려움을 겪 고 있는 만큼, 그 부분에 우선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독자를 키우는 일을 뒤로 미룰 수는 없습니다. 다만 여기서 역할을 조금 나눠서 볼 필요는 있어요. 작가와 출판사는 출판진흥원이 비교적 직접 지원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하지만 독자 육성은 5000만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일이죠. 독서는 특정 산업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독서율을 높이는 일을 출판진흥원만의 과제로 보는 것은 너무 좁 은 접근입니다. 이것은 국가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예요. 지자체와 교육청, 정부 각 부처는 물론 이고 기업까지 함께 나서야 합니다. 독서율을 높인다는 것은 단순히 통계 수치를 올리는 문제가 아니 거든요. 저는 그 모든 주체를 연결해 ‘독서를 위한 범국가적 사회적 연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역서점의 소멸, 중소 출판사의 경영난 등 출판 생태계의 허리가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 어요. 현장을 보시면서 가장 시급하다고 느낀 과제는 무엇이었고,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고 싶으신가요?

지금도 계속 현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출판인들을 만나고 유통사와 물류회사도 찾아가고 서점도 둘러보 고 있어요. 어제도 파주의 물류 현장에 다녀왔고요. 그 과정에서 느낀 지역서점의 몇 가지 어려움을 말 하고 싶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지역서점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입니다. 소상공인의 사업체로 볼 것이냐, 아니면 도시나 우리 사회의 공적 기능의 일부로 볼 것이냐입니다. 지역서점은 책의 가치와 도 시의 문화적 장소성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시장으로 볼 때는 오히려 공적 개입이 화를 부 를 수도 있지만, 공적 기능을 하는 곳에는 공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게 바라보면 정책이 달라집니다. 늦었지만 중앙정부와 지자체, 교육청 등의 공적 관심이 절실합니다.

또한 재고 관리나 지역서점에서 온라인 주문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전환, 물류 문제, 공간 활용 컨설 팅, 마케팅과 홍보, 독서와 문화 활동 지원, 큐레이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상존합니다. 또한 공공기 관 도서 납품은 책 판매에 가장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에 매우 민감한 사안입니다. 앞으로 지역별로 서점이 함께 물류 문제를 풀어가는 공동 수·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 선도 서점 사업을 통해 디지 털 전환이나 공간 활용, 큐레이션 컨설팅, 그리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인생독서×인생서점’과 매주 ‘문 화요일 수요일×심야책방’ 사업 확대를 통한 문화 공간화 작업 등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일명 페이퍼 서점의 공공 납품을 근절할 것입니다. ‘지역서점인증제’를 통해 제대로 운영되는 서점들이 공공 납품에 참여해 숨통을 틔울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또 지자 체나 교육청을 설득해 전주시의 ‘책쿵20’과 같은 정책이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서 점 소멸을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그런 지역이 몇 곳 있습니다. 그런 지역에는 지자체장을 설득해 공공 형 서점을 설립할 계획도 있습니다.

중소 출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원고를 발굴하고도 마케팅과 유통, 해외 진출 분야에서 많은 어려 움을 겪고 있습니다. 중소 출판사는 대한민국의 출판 다양성과 창의성을 지탱하는 뿌리의 역할을 합니 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기반을 바꾸는 것이 중요한데, 몇 년 전부터 출판인들이 도입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는 ‘출판 제작비 세액공제’와 같은 정책이 필요합니다. 영상이나 웹툰 등 다른 콘텐츠 산업 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지만 출판은 아직 제도화되지 못했습니다.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은 경영 성과 에 따라 소득세나 법인세가 감면되는 정책이고, 도서 부가가치세 면세나 문화비 소득공제(도서·공연비 소득공제) 등은 독서와 도서 구매를 촉진하기 위한 수요 진작 정책입니다.

반면, 출판 제작비 세액공제는 출판사의 제작 부담을 줄이고 더 다양한 기획과 새로운 콘텐츠가 나올 수 있도록 돕는 투자 성격의 정책입니다. 제작비 부담이 커질수록 검증된 책만 만들 수밖에 없고 신인 작가에 투자하거나 새로운 기획에 도전하기 어려워지죠. 한 출판사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출판 생태계의 미래에 투자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출판인,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이를 이루어 낼 수 있도 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중소 출판사를 위한 창업 공간 지원과 마케팅, 경영 지원, 교육, 출간 지원, 해외 진출을 위한 번역과 홍보, 수출상담회 등을 촘촘하고 정성스럽게 지원하겠습니다. 중소 출판사는 규모가 작을 뿐 가능성까지 작은 것은 아닙니다.

지역서점과 중소 출판사를 살리는 일이 출판 생태계의 기반을 다지는 일이라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 는 일도 중요합니다. 최근 K-콘텐츠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K-북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는데 요. 원장님께서는 국내 출판이 지금 그 흐름을 충분히 타고 있다고 보시는지, 또 K-북의 해외 진출을 위해 출판진흥원이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합니다.

얼마 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K-북 저작권 마켓에 다녀왔습니다. 해외 100개 출판사와 국내 100 개 출판사가 만나는 자리였습니다. 2박 3일 동안 해외 출판사가 한국 출판사들과 30분 단위로 상담했 습니다.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를 포함해 우리 출판 저작권을 해외로 가져가려고요. 이 풍경을 몇 시간 동안 지켜봤습니다. 감동이 있더라고요. K-북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저에게도 뜨겁게 전해졌으니까요.

현재 정부도, 출판진흥원도 해외 시장에 굉장히 집중하고 있습니다. 출판계에서도 관련 요구가 많고요. 실제로 국내 출판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은 아직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앞으로의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해요. 해외 시장은 하나의 새로운 대륙 같아요. 지금 K-콘텐츠에 대 한 관심이 큰 만큼 굉장히 소중한 기회라고 봅니다. K-북이 세계 독자들을 더 활발하게 만날 수 있도 록 출판진흥원도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외 에이전시와 출판사를 국내로 초청해 저작권 거 래를 지원하고, 유럽·아시아·중동·중화권 등 주요 시장에서 비즈니스 미팅과 해외 도서전 참가를 확대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일명 ‘K-북 글로벌 100’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5년 동안 100개의 프 로젝트를 선정하여 기획부터 번역, 저작권 수출, 현지 출간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이에요. 올 사 업을 발판삼아, 내년에는 더 다양하고 힘 있게 추진될 계획입니다. 내년 사업의 경우 예산이 확정되면 설명회 등을 개최해서 많은 출판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하나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물론 해외 수출을 통해 매출을 만드는 일은 중요합니다. 국내 시장만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 매출은 출판계에 큰 힘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매출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다고 봅니다. K-북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것, 지적 긴장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책을 읽고 누군가가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고 우리가 가진 문화적 다양성 속에서 영감을 얻는다면 그것 또한 매우 큰 의미가 있잖아요. 어떤 독자에게는 위로가 되고, 어떤 독자에게는 읽는 기쁨이 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해외 진출을 단순한 수출로만 보지 않습니다. 우리 문화의 영토를 넓혀가는 과정이죠. 더 많은 K-북이 국경을 넘어 세계 독자들의 삶에 다가갈 수 있도록, 그 길을 만드는 것이 출판진흥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책도 사람을 통해 구현되는 일인데, 원장님께서는 “삶이 담기는 곳에 마음도 담겨야 한다.”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출판진흥원이라는 기관에는 어떤 마음이 담겨야 한다고 보십니까?

오래전에 읽은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봤어요. 우리 마음은 세상에서 가장 비옥한 땅이라는 거예요. 비 옥한 땅은 수박을 심으면 정말 맛있는 수박을 풍성하게 키워내고, 독미나리를 심으면 치명적인 독미나 리도 똑같이 키워냅니다. 땅은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지 않아요. 심은 대로 자라게 하죠. 우리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희망과 낙관, 소망을 심으면 그것이 자라고 절망과 미움, 질투를 심으면 그것 역시 더 크게 자라납니다.

그래서 저는 직원들에게 늘 이야기합니다. 우리 마음에 심어야 할 것을 말이죠. 출판진흥원은 출판을 가장 사랑하는 기관, 작가를 가장 사랑하는 기관, 서점을 가장 사랑하는 기관, 도서관을 가장 사랑하는 기관이 되자고요. 물론 공공기관이 무슨 마음 이야기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정책을 만드는 기관인데 성과와 역량을 이야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요. 그런데 저는 오히려 그 마음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라고 봅니다.

최근 우리 출판진흥원 경영 전략을 새롭게 수립해야 했는데요. 비전 체계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데, 이 는 직원들의 일을 대할 때 가져야 할 ‘태도’를 말합니다. 태도란 무엇일까요? 밖으로 드러난 마음의 결 과입니다. 직원들에게 말한 그 태도 중 하나가 ‘환대’입니다. 제가 핵심 가치인 환대를 이렇게 정의했 습니다. “출판은 다양한 목소리를 세상에 초대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작가와 독자, 지역과 세계, 세대와 관점을 열린 마음으로 맞이합니다. 환대는 서로를 연결하고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가장 따뜻 한 출발점입니다.” 그 환대의 마음이 있다면 좋은 정책도, 좋은 변화도 그 위에서 자라날 수 있다고 믿 습니다. 그러니 출판진흥원이 그 마음을 가장 먼저 심는 기관이 되었으면 합니다.

 

 

원장님께서는 전주시장 시절부터 지역의 힘과 다양성을 강조해 오셨습니다. 대한민국 출판 역시 서울 집중도가 매우 높은 산업인데, 출판진흥원이 실질적으로 출판 생태계의 지역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을 까요?

역사를 돌아보면 집중과 획일성은 빠른 성과를 만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낸 경우는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집중보다는 분산, 획일성보다는 다양성이 필 요합니다. 우리 출판진흥원을 비롯한 많은 공공기관이 서울에서 지역으로 이전한 것도 같은 맥락이에 요. 사실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그럼에도 지역으로 온 이유는 집중이 주는 효율성보다 다양성을 바탕으 로 함께 성장하는 것이 더 큰 가치가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출판의 핵심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가치와 다양한 관점을 세상에 내놓는 데 있습니다. 지역 출판이 가야 할 길입니다.

출판진흥원에는 아직 지역 출판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많지 않습니다. 다만, 여러 차례 강조했듯 지역 출판 정책의 전제는 바로 생태계입니다. 지역 출판사들이 성장하려면 독자와 연결되는 정책도 필요하고 작가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합니다. 지역에서 출판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교육도 중요하고요. 지금은 출판을 제대로 배우려면 서울로 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서울도 충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고요. 지역에서도 출판 교육의 기회를 넓혀가는 일, 지자체와 함께 그 기반을 만드는 일도 해보고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토양입니다. 조성진, 임윤찬 같은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어느 도시에서 공연하고 싶어 할까요? 물론 훌륭한 공연장도 중요하지만 결국 클래식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가장 많은 곳에서 연주하 고 싶겠지요. 마찬가지로 시민들이 책을 사랑하고 많이 읽고 실제로 책을 사는 도시라면 작가들도 가 고 싶어 하고 출판사들도 관심을 두게 됩니다. 지역 출판 생태계도 그 토양에서 시작되고요. 그래서 저 는 독서율을 높이고, 책을 사는 문화를 만들고, 시민들이 책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서관과 같은 환경 을 만드는 일이 지역 출판 정책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고 봅니다. 그 기반에서 만들어진 지역다움이 지역 출판의 시작입니다.

 

 

저서에서 “도시의 성과는 데이터가 아니라 마음에서 나온다.”라고 하셨는데, 출판진흥원의 성과를 도서 판매량이나 수출액 같은 수치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측정한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꼭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출판진흥원은 공공기관이잖아요. 우리가 섬겨야 하는 대상은 국민입 니다. 동시에 출판사, 서점, 작가, 독자이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성과를 숫자로만 보고 싶지는 않습니 다. 물론 지원사업 건수나 도서 수출액과 같은 수치도 중요해요. 공공기관이니까 당연히 관리해야 하는 지표들이고요.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 기관이 있어서 내 일이 조금 더 나아졌다고 느끼는 출판사. 이 기관 덕분에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고 말하는 서점. 이 기관이 있어서 책을 쓰는 일 에 조금은 희망이 생겼다고 말하는 작가. 결국 출판진흥원이 어떤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지요.

마지막으로 거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출판인들을 위한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무지개를 보면 일곱 가지 색을 떠올리지만 어떤 문화권에서는 차가운 색과 따뜻한 색, 이 두 가지 색으로만 구분하기도 합니다. 세상 사람 누구나 동일한 물리적 파장의 빛을 받아도 색을 구분하 고 인식하는 방식은 다르죠. 왜 그럴까요? 그것은 뇌가 무언가를 인식할 때 언어라는 필터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언어는 세상을 인식하는 창입니다. 출판은 인간 정신을 물질화한 언어의 집약체입니다. 사 물을 세분화하고 상황과 사건을 다르게 다루고 감정을 나누고 행위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요. 그래서 책은 타인과 다른 세계를 이해하고 공감하게 하지요.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하고, 느끼지 못했 던 것을 느끼게 하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세계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사람의 세계를 넓히는 일이죠.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요.

출판인으로서 때로는 ‘내가 하는 일이 그렇게 대단한가?’ 하실 수도 있습니다. 지칠 때도 있으셨을 겁 니다. 그러나 저는 출판인들이 정말 위대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요. 출판계가 많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계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만드는 책은 단순한 상품이 아닙니다. 어렵고 힘든 시기일수록 더욱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합 니다. 지금 세상에 꼭 필요한 일을 하고 계십니다. 가장 인간다운 그 여정을 출판진흥원도 저도 함께 걷겠습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왜’를 이야기했다. 정책의 이유, 도시의 이유, 출판의 이유.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 의 끝에는 늘 사람과 마음이 있었다. 독서율, 수출액, 지원사업보다 먼저 언급한 것도 결국 사람과 공 동체, 그리고 책이 만들어내는 변화였다. 아직 취임 초기인 만큼 출판진흥원이 내놓을 정책은 더 지켜 봐야 하지만, 그가 출판을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사회를 움직이는 문화적 기반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눈앞의 성과를 위해 지름길을 찾기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본질에서 출 발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 인터뷰 곳곳에서 드러났다. 그는 ‘작은 씨앗을 뿌린 원장’으로 기억되고 싶 다고 했다. 씨앗을 뿌린 사람은 결실을 보지 못한 채 자리를 떠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씨앗은 시간 을 견디며 뿌리를 내리고 언젠가는 숲을 이룬다. 대한민국 출판이라는 땅에 어떤 숲이 자라날지는 아 직 알 수 없지만, 지금 누군가 무릎을 꿇고 좋은 토양을 만들기 위해 흙을 고르고 있다.

김승수(제5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
2014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전주시장으로 재임한 정치인이자, 25년간 공공 정책과 도시에 천착해 온 도시 혁신가이다. 전주시장 시절 ‘책이 삶이 되는 책의 도시 전주’를 추진하며 도서관과 지역서점, 작가와 독서 활동, 책문화사업 지원을 통해 전주시를 ‘책의 도시’로 성장시켰다. 문화를 매개 로 전주시의 성매매 집결지 ‘선미촌’을 탈바꿈했고, 쇠락한 산업단지를 ‘팔 복예술공장’이라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되살렸다. 전국책읽는도시협의회 초 대 회장과 한국도서관협회 발전자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도시의 마음』을 집필했다. 책과 문화의 힘으로 도시를 바꾼 대표적인 공공 정책가이다.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인(人)사이드] “책은 사람의 마음을 바꾸고 세상을 만듭니다” — 김승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 인터뷰 🌳📚

안녕하세요, 이웃 여러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AI 시대 속에서, 여러분은 ‘책과 출판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글은 《출판N》 Vol.66(2026년 7~8월호) 인사이드 섹션에 실린 김승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님과의 깊이 있는 인터뷰입니다.

전주시장 재임 시절, 성매매 집결지 선미촌을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책쿵20’과 ‘우주로1216’ 같은 혁신적 정책으로 전주를 ‘책의 도시’로 만든 그가 이제 대한민국 출판 생태계의 건강한 토양을 다지기 위해 나섰습니다.

💡 출판 생태계의 환대와 소명: “진흥원의 역할은 직접 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좋은 책이 나올 수 있는 판을 만드는 일입니다.”

📖 책쿵20의 성공 방정식: 지역서점 활성화와 시민 독서율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린 간절함의 행정

🌍 K-북의 새로운 영토 확장: ‘K-북 글로벌 100’ 프로젝트와 세계 독자들에게 던지는 지적 긴장감

🌲 씨앗을 뿌리는 마음: 숫자로 증명하는 성과를 넘어, 꼭 필요한 존재로서 출판인과 독자를 연결하는 생태계 구축

“숲은 하루아침에 자라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눈앞의 단기 성과에 조급해하기보다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서 출발하는 그의 따뜻한 출판 철학을 함께 들어보세요.

 

💬 이웃님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이웃님들의 인생을 바꾸었거나, 마음을 따뜻하게 가득 채워주었던 ‘인생 도서관’이나 ‘동네 책방’의 추억이 있으신가요?”

혹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좋은 책을 만들어주는 출판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따뜻한 응원 한마디”를 댓글로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출판 및 독서 문화의 미래와 공공 정책에 관심 있는 지인들에게도 이 포스팅을 [공유/스크랩]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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