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 2024(주빈국 : 스페인) 이모저모, 니카라과 출신의 작가가 행사, 소장본제작, 소장용책, 소장용책만들기
12월 스페인 출판시장 보고서 코디네이터 | 이민재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 2024(주빈국 : 스페인) 이모저모
범 스페인어권 국가에서 열리는 도서 관련 행사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전세계적으로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도서전을 손꼽히는 멕시코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 2024>가 지난 12월 8일 막을 내렸다. 90만 명 이상이 방문해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한 이번 행사의 주빈국은 스페인이었다. 170명 이상의 작가와 230명이 넘는 관계자로 구성된 스페인 대표단 역시 역대 주빈국 중 최고 규모였으며, 주빈국 중 최초로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의 모든 부대 행사에 참여하는 기록을 보여주었다. 이에 이번 행사의 이모저모를 살펴보고 향후 스페인과의 도서 협력 행사에 참고할 만한 사항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니카라과 출신의 작가가 행사, 소장본제작, 소장용책, 소장용책만들기
– 오고 가는 길
이번 행사의 스페인 주제 문구는 ‘오고 가는 길(El camino de ida y vuelta)’이었다. 이 문구는 스페인의 지리적, 문화적 위치와 관계되어 있다. 스페인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중남미 국가에 유럽으로 오는 관문 역할을 하는 곳으로 대서양을 건너 유럽과 중남미 지역을 연결한다. 덕분에 그 어떤 유럽 국가보다 더 다양하고 다채로우며 여러 문화가 섞이는 곳이기도 하다. 이 주제 문구와 함께 스페인 문화부는 직접 이번 행사 내 스페인 대표단의 활동을 주관하였다.
– 니카라과 출신의 작가가 행사 총괄책임자
한편 이번 스페인 대표단의 행사 총괄책임자는 니카라과 출신의 작가 세르히오 라미레스(Sergio Ramirez)가 맡았다. 그는 작가이자 니카라과 독재에 반대한 정치인 출신으로 1985년부터 1990년까지 니카라과 국무총리직을 역임하기도한 인물이다. 이후 2018년 정치적인 이유로 스페인에 망명한 후 2021년에는 스페인 국적을 취득해 현재는 수도 마드리드에 거주하며 작가로서 활동 중이다. 망명하기 전인 2017년에는 스페인에서 국가가 수여하는 최고의 문학상 중 하나인 세르반테스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청년 시절부터 친구와 함께 잡지를 창간하며 정치인이기에 앞서 문학인으로서 훨씬 많은 삶을 살아온 그는 스페인과 중남미 지역을 두루 잘 이해하는 작가이기에 이번 행사의 총괄책임자로 선정된 듯하다. 그는 이번 행사는 ‘국가적 프로젝트’였음을 강조하며 행사의 중심축인 문학을 상회하여 음악, 영화, 전시, 미식 등을 매개로 스페인 문화와 정체성을 알게하는 복합적인 기회를 제공하였다고 밝혔다.
– 균형 있는 행사의 지향
스페인이 이번 주빈국 행사를 주관함에 있어, 특히 신경 쓴 부분은 바로 ‘균형’이었다. 이를 위해 참가자 남녀 성비뿐만 아니라 국가 공용어가 다수인 스페인의 문화적 특성을 존중한 여러 공용어의 시각화에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특정 장르의 도서만 소개되지 않도록 여러 장르를 균등하게 소개하는 모습을 보인점은 매우 좋은 접근이었다고 여겨진다. 이런 균형을 중심 가치로 준비한 총 35개의 대담이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 내 개최되었으며 이곳에 참가한 방문객과 주최 측 모두 상당히 만족스러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제도서전 측에서도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을 잘 보여준 스페인 주빈국 행사에 감사를 표하며 최근 스페인이 겪은 대홍수 피해 복구 성금으로 7만 5천 유로(약 1억 1천만 원)를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 이름으로 기부했다.
– 지속 가능한 전시관 구성
앞서 언급한 균형과 더불어 스페인이 주빈국으로서 가장 신경 쓴 또 다른 부분은 바로 ‘지속가능성’이었다. 한번 쓰고 버려지는 전시관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전시관으로 꾸미고자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다. 총 1천2백 제곱미터 규모의 전시관에는 300개가 넘는 출판사에서 나온 2,500여 종의 도서 총 1만 6천 권이 전시되었는데, 이 도서들을 전시한 전시대는 행사 종료 이후 행사가 열렸던 과달라하라 지역 공공도서관과 문화센터에 기증되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스페인은 전시 도서의 50% 이상을 판매하며 역대 주빈국 중 가장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판매하고 남은 도서 역시 과달라하라 대학교 도서관으로 기증되었다. 또한 전시관의 분위기를 담당했던 식물들 역시 기획 단계부터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뿌리를 상하게 하지 않는 방법으로 전시관에 장식하였으며 전시기간 내내 전문 관리사들이 식물의 상태를 지켰다. 이후 이 식물들은 모두 과달라하라 대학생태학과 센터에 기증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문화부와 함께 이번 주빈국 행사를 주관했던 공공 문화외교 기관(AC/E)의 국장 임마쿨라다 바예스테로스(Inmaculada Ballesteros)는 “우리 전시관의 구성품들이 기증을 통해 멕시코에 남게 된 것을 매우 뿌듯하게 생각한다”며 지속 가능한 전시관 구성에 만족감을 표했다.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 내 스페인 전시관 모습
니카라과 출신의 작가가 행사, 소장본제작, 소장용책, 소장용책만들기
– 더 다양한 참가 주체
언급한 바와 같이 스페인은 유럽과 중남미를 잇는 지리적, 문화적 위치로 인해 문화적 다양성이 뛰어나고 다수의 공용어를 가진 국가로 복수의 정체성을 가진 국가이다. 이런 다양성은 단지 문화적으로만 발현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서’를 중심으로 다양한 주체들을 드러내는 데에도 발휘되었다. 이번 주빈국 행사의 총괄책임자 세르히오 라미네스는 이번 행사가 “비단 작가뿐만 아니라 출판계 다양한 종사자들이 함께하는 행사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페인의 출판인, 에이전트, 사서, 서점, 일러스트 작가, 유통사, 출판 마케터들은 이번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의 여러 부대 행사에 적극 참여했다. 이중 특히 ‘이베로아메리카 독립 출판사와 서점과의 만남’과 ‘일러스트 작가 포럼’ 등이 눈에 띈다. 또한 스페인 전시관과 별도로 200여 곳의 출판사가 함께 참가한 ‘스페인 출판사 조합연합회(FGEE)’ 전시관과 바스크, 카탈루냐, 갈리시아 지역의 전시관도 있었다.
이어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 부대 행사로는 처음으로 쉐프가 참여하는 미식 행사도 개최되었다. 이를 위해서 스페인의 미슐랭 1스타 쉐프 베고냐 로드리고가 행사 기간 중 인근 호텔 바르셀로 과달라하라 레스토랑에서 뷔페 메뉴를 선보였다. 베고냐 로드리고 쉐프는 이번 도서전 기간 중 열린 여러 대담에도 연사로 참여하여 마케팅이나 콘텐츠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미식과 더불어 인기를 끈 다른 부대 행사는 음악 콘서트로, 행사 기간 중 매일 저녁 총 9개의 콘서트가 열렸으며 1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공연을 감상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외에도 행사기간 중 영화제도 개최되며 스페인은 문학과 더불어 다양한 문화 매개체를 통해 행사를 더 다채롭게 하려고 시도했다.
2024년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은 이제 막을 내렸다. 다음 행사는 나라가 아닌 도시를 주빈으로 개최되는데 스페인의 제2 도시인 바르셀로나가 바로 주빈 도시로 선정되었다. 올해에 이어 스페인 도서를 소개하는 장이 될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의 내년 행사도 관심 깊게 지켜보는 한편, 이번 도서전에서 보여준 스페인 도서 정책의 방향성을 지표 삼아 한국과의 행사에도 참고함이 좋을 듯하다.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FIL – Feria Internacional de Libros Guadalajara)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은 범 스페인어권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많은 이들이 참석하는 도서전이자, 전세계적으로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도서전으로 손꼽히는 행사이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자면 평균 방문객 약 83만 명, 전시 참관사는 47개국 2천여 곳에 달한다. 과달라하라 대학교의 주관으로, 1987년 처음 개최된 이래 매년 11월 마지막 토요일부터 9일간 개최되며, 개최지는 멕시코 과달라하라 이다. 행사의 주된 목적은 출판 관련자(에이전트, 사서, 유통사, 출판인, 작가, 일러스트 작가, 서점, 출판 마케터, 스카우트 및 번역자 등)와 참관사에게 최적의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고 독자들에게 작가를 직접 만나고 최신의 출판 동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한다.
*출처
AC/E, 스페인 문화부 공보 2024.12.9. 자
니카라과 출신의 작가가 행사, 소장본제작, 소장용책, 소장용책만들기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