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이 필요한 순간
경제학은 어떻게 사람을 살리는가
저자 김현철
도서서평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 사회적 약자들의 불행은 여러 요인에서 기인합니다. 그들은 대개 부유하지 못한 가정이나 국가에서 태어나 사회의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이들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단지 불운했을 뿐입니다.
국민의 성취는 국가의 구조와 운영에 크게 의존합니다. 잘 작동하는 국가에 사는 국민은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지만, 실패한 국가의 국민들은 고난의 연속을 경험합니다. 선의만으로는 사회적 약자를 제대로 도울 수 없으며, 의도는 좋지만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들이 많습니다.
부모의 역할은 자녀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자녀는 부모에게 유전자를 물려받고, 부모가 제공하는 환경 또한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부모를 스스로 선택할 수는 없으며, 어떤 부모와 함께 자라났는지는 분명히 운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인생의 성취는 많은 부분이 운에 의해 결정됩니다.
건강 또한 운의 영향을 받습니다. 태어나는 국가가 개인의 기대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며, 그 나라의 소득 수준과 의료 시스템은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건강은 개인의 삶에 있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며, 많은 경우 운의 요소가 이를 좌우합니다.
인생에서 성공의 80%는 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가족이 이룬 성취 또한 대체로 운에 기인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겸손하게 살아야 하며, 실패한 경험에 대해서도 좌절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만 운이 좋지 않았던 것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그런 이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합니다. 만약 누군가 자신의 성취가 전적으로 자신의 노력 덕분이라 믿는다면, 그를 불쌍하게 여겨야 합니다. 그 사람은 착각 속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크게 성공한 이들은 자신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냈다고 믿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믿음이 강할수록 세금 납부에 대한 적대감이 커지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에도 소극적이 됩니다. 그러나 개인의 성취에 대한 국가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러한 신념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오늘의 내가 되기까지는 공동체와 주변 사람들 덕분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국가는 운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좋은 부모를 만나지 못한 아이들, 그리고 최선을 다했으나 직장을 잃은 사람들에게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입니다. 어린 시절의 불우함은 성인이 되어도 여전히 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불우한 환경을 이겨내고 일류 대학에 진학한 성공담은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영유아기와 성인기의 삶은 상호 연관되어 있습니다.
가정환경의 중요성은 명백합니다. 어린 시절 부모의 소득이 증가하면 교육과 건강에 대한 투자 여력이 커집니다. 또한, 일하는 어머니는 자녀에게 두 가지 주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소득과 함께 자녀와 보내는 시간의 감소입니다. 부모가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결정은 자녀에게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영유아 돌봄을 무조건 시설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부모가 아이를 돌볼 권리도 존중해야 합니다.
아버지의 육아 참여가 항상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아버지가 어머니의 육아를 보완한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아버지의 역할이 어머니의 역할을 대체하거나 방해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이 같은 환경에 처했을 때, 서로의 범죄 지식을 공유하고 중독성을 강화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이는 추가 범죄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육아는 조부모에게도 양면적 영향을 미칩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육아가 자존감과 가족 결속력을 높여 건강에 유익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신체 활동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육아는 조부모에게 많은 신체적, 정신적 부담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조부모가 손주들과 함께 살며 주된 책임을 지는 경우 스트레스가 커져 건강에 해로울 수 있지만, 필요할 때만 봐주는 경우는 오히려 자존감이 높아지고 건강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정책의 세밀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파격적인 소득 보장 정책을 도입하려면 우리 사회에 맞는 세부사항을 신중하게 설계하고, 사회적 실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해야 합니다. 정책은 의료 시술처럼 엄밀한 연구를 바탕으로 정확하게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봉사정신이 강한 사람보다 자기 이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성취도 측면에서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공무원도 봉사정신만으로 근무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여성 전용 주차장은 문제 해결이 아닌, 어린이와 노약자를 동반한 가족을 위한 주차장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양성평등을 위한 또 다른 중요한 축은 사회 시스템을 가정 친화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일과 가정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어야 하며, 자율 출퇴근 제도도 가정 친화적인 변화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학교를 계속 열어야 했던 이유는 명확합니다. 등교 제한은 코로나19 감염 예방 효과가 없으며, 그로 인한 비용은 향후 100년 동안 아이들이 겪게 될 피해를 고려할 때 엄청납니다. 한번 형성된 비인지적 기능은 잘 변하지 않으며, 교육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등교 제한은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킵니다. 등교일수가 적은 학교에서는 불평등이 두드러지며, 상위 및 하위권 학생 비율이 증가하고 중위권 학생 비율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감염되더라도 경미한 증상을 보이거나 아예 증상이 없으며, 이러한 상황은 어머니와 할머니의 삶을 위험하게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