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서점 재활성화 조짐, IKAPI 회장 기고문 -작가 인기는 높지만 책은 팔리지 않는 역설, 『시가렛 걸』한국어판 출판기념회에 라티 꾸말라 작가 참석

자카르타 서점 재활성화 조짐, IKAPI 회장 기고문 -작가 인기는 높지만 책은 팔리지 않는 역설, 『시가렛 걸』한국어판 출판기념회에 라티 꾸말라 작가 참석

 

자카르타의 서점은 왜 다시 북적일까? 4월 인도네시아 출판 시장 리포트

1. 디지털 시대의 반전, 서점의 화려한 부활

최근 자카르타에서는 서점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인도네시아의 독서 열의 지수는 4년 연속 상승 중인데요! 키노쿠니야와 그라메디아 같은 대형 서점들이 매장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 ‘침묵 독서 모임’이나 ‘제본 워크숍’을 여는 독립 서점들이 Z세대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온라인 매출 비중이 줄고 대면 경험을 찾는 독자가 늘어난 점이 인상적입니다.

2. 넷플릭스 화제작 『시가렛 걸』 저자 라띠 꾸말라 한국 방문

반가운 소식입니다! 넷플릭스 5부작 시리즈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인도네시아 소설 『시가렛 걸』의 저자 라띠 꾸말라가 한국을 찾았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역사와 사랑을 담은 이 작품이 한국어판으로 출간되어 양국의 문화적 연대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3. “작가는 유명한데 책은 왜 안 팔릴까?”

인도네시아 출판협회장은 화려한 도서 축제의 이면에 숨겨진 ‘도서 구매력’ 부족을 꼬집었습니다. 팔로워 수천만의 셀럽이라도 정작 책 판매량은 미미한 역설적인 상황을 ‘Book Book Hota Hai’라는 재치 있는 문구로 설명했는데요. 축제를 넘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독서 문화 정착이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4. AI는 ‘지식의 도둑’인가, ‘공존의 파트너’인가?

현재 인도네시아는 저작권법 개정을 두고 뜨거운 논쟁 중입니다. 거대 빅테크 기업들이 AI 학습을 위해 작가들의 허락 없이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출판계는 ‘저작권 절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기술 혁신과 창작자 보호 사이의 균형 잡기가 인도네시아에서도 핵심 의제입니다.

Global Publishing Trends Report

Indonesia Publishing Market Report for April

4월 인도네시아 출판시장 보고서 Indonesia Publishing Market Report for April

출판계 이슈 및 주요 동향

자카르타 서점 재활성화 조짐

최근 자카르타에서 서점들이 전반적으로 다시 활기를 띠는 모습을 보인다. 인도네시아 국립도서관 자료에 따르면 국민독서열의지수 (ReadingEnthusiasm Index) 가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상승했다. 이 지수는 주당 독서 빈도와 독서 시간, 분기별 읽은 책 수, 인터넷 접근성 등을 종합해 산출되는데, 2020년 55.75%였던 수치가 2024년에는 72.44%까지 올라 4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시민들의 독서 관심이 실제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자카르타의 서점들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새로운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 서점들은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공간 을 넘어 독자들이 모여 교류하는 문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책을 탐색하고 새로운 작가를 발견하는 경험 자체가 서점 방문의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계 서점 체인 키노쿠니야 인도네시아 (KinokuniyaIndonesia) 는 최근 몇 년 사이 자카르타에 서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이 서점은 2023년 서부 자카르타 PIK 센트럴 마켓 (PIKCentralMarket),2024년 플라사 스나얀 (PlazaSenayan) 에 이어 2025년에는 센트럴 파크 몰 (CentralParkMall) 에 새 매장을 열었으며, 2026년에 도 추가 매장 개점을 계획하고 있다. 이 매장들은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독서 모임과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 공간으로 설계되고 있다.

키노쿠니야의 경우 팬데믹 당시 30%까지 치솟았던 온라인 매출 비중이 현재는 8~10%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대다 수의 독자가 직접 서점을 방문해 책을 고르는 대면 경험을 압도적으로 선호한다는 증거다.

인도네시아 최대 서점 체인 그라메디아 (Gramedia)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라메디아는 2025년 남 부 자카르타 멀라와이 (Melawai) 지역에 새로운 콘셉트 매장인 그라메디아 잘마 (GramediaJalma) 를 열어 국제 문 학과 문화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보다 개방적인 독서 공간을 조성했다.

대형 체인뿐 아니라 독립 서점들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독립 서점 빠짜르메라 (Patjarmerah) 는 정기적으로 작가 와 독자가 만나는 문학 행사와 토론회를 개최하며 독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블룩스 (Blooks) 는 책 제본 워 크숍과 정크 저널링 행사, 팟캐스트 제작 워크숍 등을 열어 독서를 다양한 창작 활동과 결합하고 있다. The Transit Bookstore에서는 매주 일요일 침묵 독서 (SilentReading) 모임이 열려 독자들이 함께 조용히 책을 읽는 시간을 갖는 다.

출처 그라메디아 공식 블로그1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서점 부흥의 배경에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있다는 사실이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형성된 북톡 (BookTok) 과북스타그램 (Bookstagram) 같은 독서 커뮤니티가 특정 책을 빠르게 확산시키며 독서 열기를 자극 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책을 발견한 독자들이 실제 서점으로 찾아가 책을 구매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순환 구조가 만들 어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출판업계 관계자들은 Z세대 독자들이 인쇄된 책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원피스 (OnePiece) 』 같은 일본 만화부터 도스토옙스키의 고전인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무라카미 하루 키의 현대 문학까지 국적과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일본 만화부터 고전 문학, 현대소설까지 다양한 장르를 탐색하고 있다 고 설명한다. 독서 취향이 특정 장르에 집중되지 않고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도 특징이다.

서점은 이제 단순한 상점이 아니라 ‘제3의 공간 (thirdspace) ’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집이나 직장과는 다른 사회 적 공간으로, 사람들이 책을 매개로 만나고 대화하며 시간을 보내는 장소를 의미한다. 독서 모임, 작가와의 만남, 토론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러한 공간적 변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출판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변화가 독자와 작가를 더 가깝게 연결하고 새로운 독서 문화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일부 독립 서점에서는 과거에는 10명 정도에 불과했던 문학 행사 참석자가 최근에는 매장 수용 인원을 초과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결국 자카르타의 서점 부흥은 단순한 상업적 변화라기보다 디지털 시대에 사람들이 오히려 아날로그적 경험을 찾고 있다는 문화적 흐름을 보여준다. 끊임없이 온라인에 연결된 시대에, 잠시 속도를 늦추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시 민들에게 새로운 휴식처가 되고 있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2

IKAPI 회장 기고문 -작가 인기는 높지만 책은 팔리지 않는 역설

인도네시아 출판협회 (IKAPI) 홈페이지에 오른 아리스 힐만 누그라하 (ArysHilmanNugraha) 회장의 칼럼은 인도 네시아와 인도의 사례를 통해, 대중적 인기와 실제 도서 구매력 사이의 괴리를 지적하고 있다.

“북 북 호타 하이 (Book Book Hota Hai)”. 작가의 인기는 높지만 그의 책은 팔리지 않는 역설에 대해서.

‘Book Book Hota Hai’란 인도의 유명한 영화 제목인 <KuchKuchHota Hai (무언가일어나고있어요)>를패러 디한 것으로, 수많은 인파가 모이는 화려한 행사 뒤에 정작 ‘책’은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빗댄 표현이다.

칼럼은 인도의 전설적인 크리켓 선수 비셴 싱 베디 (Bishen SinghBedi)의 일화를 소개한다. 그는 자신의 전기가 3,000권만 인쇄된다는 소식을 듣고, 매 경기 6만 명의 관중을 끌어모았던 자신에게 독자가 고작 그 정도일 수는 없다 며 분개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인도의 영어 도서 평균 판매량은 3천 ~4천여 권에 불과하며, 1만 권만 팔려도 베스트셀러 로 간주된다. 인도 전역에서 연간 100개가 넘는 북 페어가 열리고 수십만 명이 운집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을 보 거나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곳에서 열리는 음악 공연, 댄스, 음식, 공예품 시장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다. 한 출판사 대 표의 말처럼 책이 그저 행사의 배경이 된 것이다.

이러한 풍경은 인도네시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리스 회장은 인도네시아의 유명 가수가 2천만 명 이상의 인스 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정작 그가 낸 책은 단 몇백 권만 소비된 사례를 언급했다. 수백만 명의 신도를 거 느린 종교 단체에 관한 책 역시 판매량은 미미하다. 즉, 대중적 팬덤이 곧바로 책을 구매하는 독자층으로 이어지지 못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리스 회장은 일정 부분 낙관적인 전망도 함께 제시한다. 최근 인도네시아 국제 도서전 (IIBF) 의 양상을 보 면, 디지털 전환 (DigitalDisruption) 속에서도 새로운 독자층인 Z세대가 책을 다시 ‘대화의 중심’으로 끌어들이고 있 기 때문이다. 이들은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드러내고 공유하는 수단으로 책 을 선택한다. IKAPI는 2026년 도서전의 테마를 “Read Today, Lead Tomorrow (오늘 읽고, 내일 이끌라)”로정하 고, 기술이 가져온 변화를 발판 삼아 책이 다시 사회적 담론의 핵심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요컨대 ‘보여주기식 독서 문화’와 ‘실질적인 구매력’ 사이의 간극을 해결하는 것이 현대 출판계의 최대 숙제다. 인도 네시아와 인도 모두 화려한 축제로서의 독서 행사는 성공하고 있지만, 정작 창작자와 출판사가 생존할 수 있는 ‘도서 구 매’라는 본질적인 행위는 여전히 중산층의 사치나 배경 소품에 머물고 있는 상태라 하겠다.

출처 IKAPI 홈페이지3

『시가렛 걸』한국어판 출판기념회에 라티 꾸말라 작가 참석

한세예스24문화재단은 동남아문학총서 발간의 일환으로 일곱 번째 책인 인도네시아 소설 『시가렛 걸(원제: Gadis Kretek) 』을 2월 출간하고, 저자 라띠 꾸말라 (Latifatulor Ratih Kumala 표기 관행에 따라 확인 필요)를 초청해 3월 13일 서울 중구 한.아세안센터에서 출간 기념회를 개최했다. 『시가렛 걸』은 동남아문학총서에서 인도네시아 문학으 로는 2022년 1월 출간된 함까 (Hamka) 의 『판데르베이크호의 침몰(원제:Tenggelamnya Kapalvander Wijck)』 이후 약 4년 만에 소개되는 두 번째 작품이다.

『시가렛 걸』을 “주도적인 여성이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페미니스트적 관점의 작품”이라는 일각의 평은 책보다는 넷플 릭스 드라마의 감상평에 가깝다. 소설의 전반부는 식민지 시대와 독립 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여주인공 정야가 태어나 기 전 세대인 아버지 이드루스 무리아와 그의 평생의 라이벌 수자가드가 인생과 담배 사업을 걸고 벌이는 대결에 초점 을 맞춘다. 후반부는 이드루스가 사랑하게 된 루마이사의 딸 정야를 중심으로, 1965년 9·30 쿠데타와 인도네시아 대 학살 시기 등 실제 역사적 격변기를 거쳐 현대에 이르는 이야기를 그려 낸다.

이야기는 긴장감 넘치고 때로는 참혹한 사건을 다루지만, 작가는 대결과 파국보다는 우연과 필연이 얽힌 인간관계, 그리고 청춘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따뜻한 서사로 풀어낸다.

『시가렛 걸』한글판 출판기념회 현장

출처 현장 촬영한 김소연 PD 제공

라띠 꾸말라 작가는 “제 책이 한국어판으로 번역되어 매우 감사하고 영광이다. 이 작품이 인도네시아 문화를 이해하 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소설은 영어, 독일어, 아랍어 등 전 세계 6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후반부 이야기를 바탕으로 동명의 5부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되기도 했다.

라띠 꾸말라 작가는 1980년생으로, 자카르타를 기반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인도네시아 대표 여성 소설가이자 시나 리오 작가이다. 그는 『아름다움, 그것은 상처』와 『호랑이 남자』로 한국 독자에게도 잘 알려져 있고 맨부커상 후보에도 올랐던 소설가 에까 꾸르니아완 (EkaKurniawan) 의 배우자이기도 하다. 라띠 꾸말라의 소설과, 인도네시아 영화계 거 장 가린 누그로호 감독의 딸이자 담담한 페미니스트 세계관을 바탕으로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를 선보여 온 까밀라 안 디니(KamilaAndini) 감독이 제작한 넷플릭스 드라마는 각각 강조점은 다르지만, 두 여성 창작자의 탄탄한 역량과 세 계관을 책과 영상이라는 서로 다른 매체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이날 행사를 취재한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체쳅 헤라완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는 『시가렛 걸』 한국어판 출간이 양 국의 역사와 가치를 공유하고 문화적 연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백수미 한세예스24문화재단 이사장은 개별 출판사가 선뜻 시도하기 어려운 동남아시아 지역의 명작을 발굴해 국내 독자에게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말레이시아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에서 문호로 통하는 쁘라무댜 아난따 뚜르의 일부 작품을 비롯해 에까 꾸르니아완, 아유 우따 미, 함까, 안드레아 히라따 등의 작품이 일부 번역되어 한국에 출판되었지만, 한국 독자의 인도네시아 문학 수요는 아 직 매우 제한적이며 판매 실적도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서점을 가득 채운 내로라 하는 현지 작가들 의 작품들은 보석 같은 것들이 많다. 수하르토 정권 말기 활동가들의 사망·실종 사건을 다룬 레일라 S. 추도리 (Leila S. Chudori) 의 『바다 이야기 (Laut Bercerita) 』, 디 레스타리 (Dee Lestari) 의『종이배 (Perahu Kertas) 』를 비롯해 도니 디르간토로 (DonnyDirgantoro) , 아흐맛 푸아디 (AhmadFuadi),뜨레 리예 (TereLiye),극작가이기도 한 삐디 바익 (Pidi Baiq) 등 수많은 작가의 작품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작품들의 매력과 개성, 그리고 영미 문학에 익숙한 한국 독자의 관심은 아직 서로 쉽게 만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인도네시아어 원본을 직접 한국어로 옮기기보다는, 영어 중역본을 다시 번역하는 방식이 적지 않다는 점 도 한계로 지적된다. 문학 번역에서는 아무리 유능한 번역자가 참여하더라도 매개 언어를 한 번 거칠 때마다 맥락과 뉘 앙스가 일부 누락되거나 약화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한국 도서들은 소설과 자기계발서를 중심으로 400편 이상 인도네시아 시장에 번역·출간된 반면, 인도네시 아 문학 도서의 한국 출간 종수는 20편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네시아의 네덜란드 식민지 시기를 다룬 『막스하벨라르 (MaxHavelaar) 』는 2019년 한국어로 번역·출간되었으나, 이 작품은 네덜란드 작가의 소설이라는 점 에서 인도네시아 창작 문학과는 또 다른 경우다.

이런 상황에서 라띠 꾸말라 작가의 『시가렛 걸』이 이번 기회에 한국 시장에서 선전해 인도네시아 문학의 한국 진출을 위한 물꼬를 터주기를 기대해 본다.

출처 이데일리4, 연합뉴스 5, 자카르타경제신문 6

책을 훔치는 AI와의 공존은 가능한가? (아리스 힐만 인도네시아 출판협회장 기고문 요약)

인도네시아 저작권법 개정 움직임과 인공지능 (AI) 의 부상이 맞물리면서, 창작자 권리가 구조적으로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에서는 저작권법 개정 논의가 진행 중인데 겉으로 드러난 쟁점은 음악 산업 내부의 로열티 배 분 갈등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훨씬 더 중요한 변화, 즉 AI 모델 학습을 위한 저작권 예외 조항을 법에 포함하려는 움직 임이 있다. 이는 기술 발전을 이유로 창작자의 권리를 후순위로 밀어낸 유럽이나 베트남의 선례와 유사한 방향으로 나 아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출판계에서는 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출판 산업이 직면한 문제는 AI라는 새로운 위협 이전에 기본적인 저작권 보호 수준에서 이미 심 각한 상태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불법 복제 도서 유통이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가 전자상거래 플랫폼 규제를 강화 해 시장 질서를 어느 정도 회복한 것과 달리, 인도네시아는 상황이 개선되지 못한 채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쇼피 (Shopee) 에서 단속이 강화되자 불법 유통은 곧바로 틱톡으로 이동했고, 플랫폼은 사실상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세이프 하버 정책(면책조항)은 플랫폼이 단순히 문제 콘텐츠를 삭제하 는 것만으로 책임을 면할 수 있도록 하여, 저작권법을 사실상 무력화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논의의 초점이 주로 “AI가 생성한 결과물에 저작권을 인정할 것인가”에 맞춰져 있지만, 실제 핵심은 AI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인간의 창작물이 어떻게 사용되는가에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의 제미나이 (Gemini) 와 같은 AI 모델은 학습 과 정에서 방대한 도서 데이터를 수집·활용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복제·배포가 아닌 단순 학습으로 규정해 저작 권 침해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창작자 입장에서는 사전 허가와 정당한 대가 없이 이루어지는 이러한 사용이 명백한 권리 침해, 나아가 ‘저작권 절도’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는 거대 기술 기업이 방대한 자본과 기술 력을 바탕으로 창작자의 경제적·도덕적 권리를 잠식하는 구조로 이어진다.

국제적으로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옵트인 (opt-in)’과‘옵트아웃 (opt-out)’두 원칙이 충돌하고 있다. 옵트인은 저작물 사용 이전에 권리자의 명시적 허락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창작자의 권리를 우선시한다. 반면 옵트아웃은 일단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하되 권리자가 사후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만 사용을 중단하는 방식이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AI 산업 육성을 이유로 옵트아웃 모델이 확산되는 추세이며, 이에 대해 작가·출판계는 강하게 반발하 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비교적 명확한 법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법무인권부령 제15/2024호는 AI 학습을 포함한 저작 물의 활용을 2차적 사용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해 반드시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부는 기술 혁신 과 창작자 보호 간 균형을 추구하겠다고 밝히지만, 실제로는 인도네시아의 AI 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인 반면, 출판·문 화콘텐츠를 포함한 창의 산업은 이미 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균형의 토대가 매우 취약하다 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구형 옵트아웃 모델을 무비판적으로 도입할 경우, 단순한 제도 조정이 아니라 자국의 문화 자산을 해외 빅테크 기업의 이익을 위해 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결국 ‘균형’이라는 명분 아래 창작 자의 권리를 약화시키는 선택이 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아리스 힐만 출판협회장의 기고문은 인도네시아가 AI 시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제시한다. 기술 발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발전이 정당한 보상과 권리 보호를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만약 이러한 기준이 무너진다면, AI 혁신은 창작 생태계를 잠식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밖에 없으며, 그 피해는 결국 국가 전체의 문화-경제적 기반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출처 IKAPI 홈페이지7

1 https://www.gramedia.com/blog/gramedia-jalma-blok-m-resmi-dibuka/

2 https://weekender.thejakartapost.com/prosperity-and-progress/2026/03/05/the-need-to-read-why-jakartans-are-going-back-to-bookstores.html?utm_source=TJP_Web&utm_medium=TJP_HomepageSection

3 https://www.ikapi.org/2026/02/25/book-book-hota-hai/

4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4044246645382992&mediaCodeNo=2575

5 https://www.yna.co.kr/view/AKR202603130897000056

6 https://www.pagi.co.id/bbs/board.php?bo_table=contribution&wr_id=206

7 https://www.ikapi.org/2026/03/18/mendebat-akal-imitasi/, https://www.ikapi.org/2026/03/18/bagaimana­akal-imitasi-mencuri-buku/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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