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하이든

미스터 하이든

저자 사샤 아랑고

번역 김진아

 

 

 

 

 

서평

베스트셀러 작가 하이든은 문학계에서 큰 명성을 쌓으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이 붙은 책들은 서점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출판사는 끊임없이 그에게 새로운 원고를 요구하며, 그의 문학적 재능을 극찬했습니다. 세상은 그를 탁월한 작가로 추앙했고, 수많은 독자들은 그의 다음 작품을 고대하며 열광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화려한 성공의 뒤편에는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었습니다. 하이든은 단순한 문학적 천재가 아니었습니다. 그의 영광은 사실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의 손끝에서 탄생한 것이었고, 그 사람은 다름 아닌 그의 아내였습니다.

 

하이든의 아내는 밤이 깊어지면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타자기를 두드리곤 했습니다. 그녀는 신들린 듯이 글을 썼고, 그 글들은 마치 다른 차원의 세계를 그려내는 듯 생생하고 독창적이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독자를 압도하는 힘이 있었으며, 깊이 있는 이야기와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세상에 자신의 글을 내놓기를 거부했습니다. 오직 하이든만이 그녀의 작품을 세상에 알리는 통로가 되었고, 그는 그녀의 재능을 통해 작가로서 이름을 날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이든은 아내의 글을 출판하며 화려한 성공을 누렸지만, 이 모든 것이 결코 자신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늘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든의 삶은 불안정하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균형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한순간에 무너져내렸습니다. 하이든의 내연녀가 그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전해온 것입니다. 이 충격적인 사실은 그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치는 듯한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는 당장 아내에게 모든 것을 고백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그의 입은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의 불안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만 갔고, 결국 그는 끊임없이 마음을 바꿨습니다. 자신의 화려한 명성이 무너질까 두려워했고, 앞으로의 삶이 망가질까 걱정하며 안절부절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우발적인 사고로 인해 하이든은 실수로 아내를 죽이고 만 것입니다.

 

그의 손끝에서 생명이 끊어진 그 순간, 하이든의 내면은 걷잡을 수 없는 공포와 죄책감으로 휘몰아쳤습니다. 하지만 이내 그는 상황을 모면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아내가 죽은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그가 이제 더 이상 작가로서의 명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모든 작품을 써온 아내는 이제 없었고, 출판사는 다음 소설의 마지막 원고를 달라고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눈앞이 캄캄해졌고,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아내의 서재에서 발견한 마지막 원고는 그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그 원고의 마지막 문장은 “마지막이 어떻게 될지 알겠어?”라는 물음으로 끝나 있었습니다. 하이든은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머리칼이 곤두서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모든 일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이 그에게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더구나 그 문장은 마치 그를 비웃듯이, 그의 모든 계획과 거짓을 비틀어버릴 준비를 하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는 아내의 마지막 경고처럼 섬뜩한 그 문장을 머릿속에서 떨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아내의 죽음을 자살로 위장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죄를 감추기 위해 기상천외한 거짓말과 교묘한 계략들을 하나둘 실행에 옮기기 시작합니다. 친구를 속여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들이고, 내연녀를 음모의 중심에 놓으며, 경찰의 수사망을 교묘하게 피해 가려 애쓰는 그의 모습은 절박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의 거짓말과 음모는 점점 더 치밀해졌고, 점점 더 깊숙이 어둠 속으로 파고들어갔습니다. 그는 도무지 물러설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죄책감과 불안, 두려움이 그의 마음을 더욱 병들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하이든은 이 모든 혼란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자신을 방어하며 위기를 모면하려고 발버둥 쳤습니다.

 

그러나 그의 불안은 단지 현재의 사건들만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그를 따라다니던 악몽 같은 기억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습니다. 어린 시절, 하이든은 아버지가 의문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후, 어머니가 홀연히 사라져버린 사건을 겪었습니다. 그 후의 기억은 마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듯 통째로 사라져 있었습니다. 그 잃어버린 기억 속에 숨겨진 진실은 그가 오늘날 왜 이런 삶을 살아가게 되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열쇠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작가는 그 비밀을 독자에게 명확히 보여주지 않고, 마지막까지 독자의 상상에 맡깁니다. 하이든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가 얽히고설킨 채,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만 했습니다.

 

하이든의 이야기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깊은 내면을 탐구하며, 한 인간이 거짓과 욕망, 죄책감에 얽혀 얼마나 처절하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그의 아내가 쓴 소설처럼, 하이든의 삶도 그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모든 것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며, 절망과 공포 속에서 발버둥쳤습니다. 그리고 그 발버둥이 결국 어디로 향할지는 끝내 알 수 없었습니다. 하이든은 그저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찾으려 애쓰며, 끊임없이 거짓의 굴레를 벗어나려 몸부림치고 있었습니다. 독자는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지막까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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