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N> Vol.66 2026 7~8월호, 출판계 이모저모 문학도 패션이다, 포엣 코어(Poet Core)의 부상

<출판N> Vol.66 2026 7~8월호, 출판계 이모저모 문학도 패션이다, 포엣 코어(Poet Core)의 부상

 

 

출판계 이모저모
문학도 패션이다, 포엣 코어(Poet Core)의 부상
한다혜(트렌드코리아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2026. 7+8.

 

 

새로운 트렌드 ‘포엣 코어’
하루가 멀다 하고 패션 유행이 바뀌는 시대다. 그런데 요즘 떠오르는 스타일은 어딘가 예전과는 결이 다르다. 최신 화려한 디자인이나 명품 브랜드 로고로 점철된 스타일이 아니다. 한 손에는 책을 들고, 헐렁하고 편안한 느낌의 셔츠를 입고, 시간의 흔적이 배어 있는 듯한 투박한 안경을 쓴 사람. 가방 안 에 시집 한 권과 만년필이 들어 있을 것만 같은 패션. 마치 작가나 시인 같은 분위기가 새로운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26년 글로벌 패션계는 이 흐름을 ‘포엣 코어’라고 부른다. 시인(Poet)과 핵심 (Core)의 합성어로 패션계에 문학 열풍이 불고 있다. 시인과 작가의 감성, 느린 삶, 그리고 의도적으로 아날로그적인 분위기를 패션과 라이프스타일로 구현하는 흐름이다.

2026년 트렌드 ‘포엣 코어’(출처: <Pinterest Predicts™ 2026>)

실제로 이미지 기반 소셜 미디어 핀터레스트는 연간 트렌드 리포트 <Pinterest Predicts™ 2026>에서 올해 트렌드로 ‘포엣 코어’를 지목했고, 패션 런웨이에는 ‘영문과 전공자 룩(English Major Look)’, ‘핫한 사서 룩(Hot Librarian)’이 등장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도 관련 해시태그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패션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던 문학과 작가가 갑자기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텍스트힙(Text-Hip)’에서 ‘포엣 코어’로 진화
사실 ‘포엣 코어’는 갑자기 등장한 유행이 아니다. 그 시작에는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텍스트힙’ 트렌 드가 있다. 텍스트힙이란, 글자(Text)와 멋지다(Hip)를 결합한 단어로 독서가 하나의 트렌디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2024년부터 전 세계 Z세대 사이에서는 책을 읽고 문장을 필사하고 독립 서점을 다니는 문화가 하나의 힙한 라이프스타일이 되기 시작했다. 과거의 독서가 조용한 취미였다면 텍스트힙 트렌드 이후에 독서는 인증 가능한 취향이자 정체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 것이다. 텍스트를 읽는 행위는 더 이상 단순한 지적 활동에 머물지 않고 자신이 지향하는 삶의 태도를 드러내 는 문화적 퍼포먼스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6년 텍스트힙은 마침내 라이프스타일과 패션 영역으로 넘어왔다. 이제 사람들은 ‘책 읽는 사람처럼 보이는 분위기’ 그 자체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이 흐름은 전 세계 셀러브리티들의 스타일에서 도 드러난다. 일례로 최근 미국 여가수 리애나(Rihanna)는 브램 스토커(Bram Stoker)의 고전소설 『드라큘라(Dracula)』(아치볼드 콘스타블 앤 컴퍼니, 1897) 초판 표지 텍스트가 정교하게 자수로 놓인 가방을 들어 화제가 되었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Christian Dior)이 2026년 새롭게 선 보인 ‘북 커버 컬렉션(he Book Cover Collection)’이다. 백, 티셔츠 등에 여러 고전 문학 표지 텍스 트와 같은 자수를 새겼다. 이렇게 해외 브랜드들도 문학을 패션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책이 더 이상 읽기 위한 매체에만 머무르지 않고, 하나의 패션 소재이자 정체성의 상징으로 기능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로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지가 아니다. 핵심은 ‘책을 가까이 두고 살아 가는 사람처럼’ 보이는 감각에 있다.

『드라큘라』 초판 표지(출처: 위키피디아), 크리스챤 디올의 ‘북 커버 컬렉션’(출처: 크리스챤 디올 코리아)

이탈리아 브랜드 막스마라(Max Mara)도 2025년에 에밀리 브론테(Emily Brontë)의 고전소설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토마스 코틀리 뉴비, 1847)과 같은 문학적 서사에서 영감을 얻은 ‘언테임 드 히로인 컬렉션(Untamed Heroine Collection)’을 선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패션 브랜드 코치(Coach)는 2026년 봄 캠페인 ‘Explore Your Story(나의 스토리, 나만의 이야기)’를 통해 문학과 패션의 결합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가방에 걸고 다니면서 실제로 펼쳐 읽을 수 있는 미니어처 책 형태의 ‘북참 컬렉션(Book Charm Collection)’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북참으로 만 든 12권의 도서 중에는 국내 문학 작품 『혼모노』(성해나, 창비, 2025)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 니다』(황보름, 클레이하우스, 2022)가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문학은 들고 다니며 소유하는 패션 아이 템으로 확장되고 있다.

코치의 ‘북참 컬렉션’(출처: 코치 코리아)

심지어 일부 럭셔리 브랜드들은 문학을 디자인 모티프로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직접 독서 문화와 커뮤 니티를 만들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 브랜드 미우미우(Miu Miu)는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문학 프로젝트와 문학클럽(Miu Miu Literary Club)을 운영하며 Z세대의 독서 문화를 브랜드 경험 안 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문학클럽에서는 작품을 함께 읽고 토론하며 참가자들에게 한정판 도서를 배포하 기도 한다. 올해 4월 네 번째로 개최된 행사에서는 ‘Politics of Desire(욕망의 정치학)’을 주제로 노 벨문학상 수상자 아니 에르노(Annie Ernaux)의 『단순한 열정(A Girl’s Story)』(갈리마르, 1991)과 아 프리카 문학의 거장 아마 아타 아이두(Ama Ata Aidoo)의 『변화: 러브 스토리(Changes: A Love Story)』(페미니스트프레스, 1991)를 조명하였고, 패널들의 강연도 처음 진행되었다. 과거 브랜드가 미 술관 후원이나 전시 운영을 통해 예술성을 강조했다면, 이제는 개개인의 독서·문학·글쓰기 등을 통해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2026년 미우미우 문학클럽 행사 홍보물(출처: 바벨 에이전시 인스타그램)

 

 

 

전 세계 Z세대는 왜 ‘포엣 코어’에 열광하는가?
그렇다면 전 세계 Z세대는 왜 문학을 패션으로 소비하는 것일까? 그 배경에는 역설적으로 디지털 시대 의 피로감이 자리 잡고 있다. 빠른 숏폼 콘텐츠에 둘러싸인 세대일수록 오히려 느리고 밀도 있는 경험 에 대한 갈망이 커진다. 알고리즘이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추천하는 시대에 책은 역설적으로 가장 느리고 비효율적인 매체다. 몇 시간씩 집중해야 하고 즉각적인 도파민 보상도 없다. 그러나 그것이 책 을 오히려 특별하게 만든다. 빠른 자극에 지친 세대에게 책은 일종의 저자극 럭셔리처럼 여겨진다. 긴 문장의 책을 읽고 깊이 사유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감각 자체가 하나의 문화적 자산이 되는 셈이다. 순간의 쾌락보다 의미 있는 몰입이 가능한 지성인이라는 이미지도 새로운 미학적 요소가 되었다.

‘포엣 코어’는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 문학적 분위기를 입고 소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독립서점에 가고, 필사하고, 시집을 들고 다니며, 책 한 권이 들어가는 슬라우치(Slouch) 백을 메고, 사서 같은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까지 모두 하나의 라이프스타 일이 된 것이다. 낡은 가죽 가방, 구겨진 노트, 오래 입은 니트, 빛바랜 양장본 책 같은 사물들이 사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나치게 효율적인 디지털 세계 속에서 사람들은 오히려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는 사물에 끌리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포엣 코어’의 본질은 단순히 시인처럼 입는 패션이 아니다. 그것은 과도한 도파민 자극과 속도감 속에서 다시 천천히 생각하고 몰입할 수 있는 삶을 동경하는 마음에 가깝다.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책을 즐길 수 있는 느슨한 여유를 추구하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효율과 즉시성이 지배 하는 시대일수록 젊은 세대는 오히려 느리고 깊은 감각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그리고 현재 문학은 그 감각을 가장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 코드가 되고 있다.

 

 

‘포엣 코어’ 트렌드가 도서·출판업계에 미치는 영향
문학에 관한 관심이 패션계로 퍼진 것인지, ‘포엣 코어’ 트렌드가 문학의 인기에 바람을 넣은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2026년 상반기에 소설 분야는 독보적인 강세를 보였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소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하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20대의 오프라인 서점 이용 증가다. 2026년 기준 오프라인 서점 구매 비중에서 20대는 30.6%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가장 많이 구매한 분야 역시 소설이었다. 디지털 콘텐츠 소비에 가장 익숙한 세대가 오히려 직접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고 공간을 경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문학이 패션이 되면서 책은 더 이상 단순한 활자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제 책은 가방에 달고 다 니고, 사진을 찍고, 취향을 드러내는 하나의 오브제(Object)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교보문 고, 예스24, 알라딘 등은 굿즈 제작을 강화하고 있으며 출판사들도 다양한 굿즈를 통해 독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민음사 북클럽은 올해 모집 시작 1시간 만에 약 1만 명이 몰릴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 밖에도 북커버부터 책갈피, 향수, 문학 문장을 새긴 액세서리까지 등장하며 문학은 패션·라이프스타일 영역과 빠르게 결합하는 중이다.

이러한 흐름은 출판 비즈니스 구조 자체도 바꾸고 있다. 과거 책이 ‘내용’ 중심의 상품이었다면 이제는 디자인·소장성·브랜드 경험까지 포함한 복합 문화 상품으로 진화 중이다. 한정판 커버와 특별판 굿즈는 소비자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며 강력한 구매 동인으로 작용한다. 물론 일각에서는 출판사들이 굿즈 제 작과 디자인 경쟁에 지나치게 몰입하면 본질인 콘텐츠보다 외형 소비가 앞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굿즈 전략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강력한 마중물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는 오프라인 현장에서도 확인된다. 2026 서울국제도서전은 아이돌 콘서트 못지않은 티켓 예매 경쟁 이 벌어질 만큼 큰 관심을 모았고, 방문객들은 책뿐 아니라 북 굿즈·독립출판물·감각적인 부스 디자인 까지 함께 소비하며 문학적인 분위기 자체를 경험하고자 한다. 문학이 패션이 되었다는 것은 문학의 가벼워짐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젊은 세대가 문학을 가장 자기다운 방식으로 소비하기 시작했 다는 의미에 가깝다. ‘포엣 코어’를 넘어 앞으로 Z세대가 또 어떤 새로운 방식으로 문학의 풍경을 바꿔 나갈지 기대해 본다.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계 이모저모] 한 손엔 책, 헐렁한 셔츠와 필사 노트… 2026 트렌드 ‘포엣 코어’를 아시나요? 👓📖✨

안녕하세요, 이웃 여러분! 요즘 SNS나 거리에서 책 한 권을 슬라우치 백에 넣고, 한적한 카페나 독립서점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자주 만나보셨을 텐데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글은 《출판N》 Vol.66(2026년 7~8월호)에 실린 한다혜 연구위원님의 <문학도 패션이다, 포엣 코어(Poet Core)의 부상> 입니다.

‘텍스트힙(Text-Hip)’에서 한 단계 진화하여 문학적 분위기와 지적인 느림, 그리고 아날로그적인 감성 자체를 패션과 라이프스타일로 소비하는 2026년 새로운 문화 코드 ‘포엣 코어(Poet Core)’에 대해 풀어냅니다.

👓 패션으로 들어온 문학: 디올의 ‘북 커버 컬렉션’, 코치의 ‘북참 컬렉션’, 미우미우의 ‘문학클럽’

📱 디지털 피로감과 도파민 디톡스: 숏폼 시대에 가장 느리고 깊은 몰입을 전하는 ‘저자극 럭셔리’로서의 독서

🛍️ 오브제가 된 책: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리커버, 한정판 북 굿즈, 그리고 20대 오프라인 서점 이용 증가

📜 2026 서울국제도서전 & 민음사 북클럽 열풍: 문학적 경험과 분위기 자체를 즐기는 Z세대의 문화 퍼포먼스

책이 단순히 읽는 매체를 넘어 나만의 취향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멋진 오브제가 되는 시대! 도파민과 빠른 속도감에서 벗어나 깊은 사유와 여유를 선물하는 ‘포엣 코어’의 세계를 함께 경험해 보세요.

 

💬 이웃님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이웃님들이 요즘 가방 속에 늘 넣고 다니거나, 표지만 봐도 마음이 설레는 ‘나만의 어반 오브제 책’은 무엇인가요?”

혹은 “독서 감성 가득한 ‘포엣 코어’ 룩이나 책 굿즈에 관심 있는 친구”가 있다면 이 포스팅을 [공유/스크랩]해서 소문내 보세요! 자유로운 의견은 댓글로 편하게 남겨주세요! 📖✨

 

 

 

 

#포엣코어 #PoetCore #텍스트힙 #트렌드2026 #한다혜 #출판N #문학트렌드 #Z세대트렌드 #독서트렌드 #북굿즈 #북참 #민음사북클럽 #서울국제도서전 #독립서점 #소설추천

#포엣코어 #텍스트힙 #2026트렌드 #문학패션 #북굿즈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