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독자의 온라인 독서, 업계의 화두로 자리 잡아, 중국 인터넷 문학+ 대회와 온라인 문학 산업의 미래

Z세대 독자의 온라인 독서, 업계의 화두로 자리 잡아, 중국 인터넷 문학+ 대회와 온라인 문학 산업의 미래

 

 

 

8월 중국 출판시장 보고서
코디네이터 | 배혜은

 

 

 

디지털 출판 동향 및 저작권 문제 분석
Z세대 독자의 온라인 독서, 업계의 화두로 자리 잡아

1995~2009년생을 이르는 Z세대 독자를 잡고자 하는 출판계의 노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과 함께한 세대인 만큼, 독서 과정에서 뚜렷한 디지털화 특성이 나타난다. <2024 중국 온라인 독서 보고서>(2024年度中国数字阅读报告)’에 따르면, 2024년 중국 전국 온라인 독서 이용자 규모는 6억 7천만 명에 달하며, 이 중 26~36세 이용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Z세대 독서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

(1) 전통 고전과 문학 명저의 끊임없는 인기: 《논어》, 《도덕경》, 《자치통감》 등 중국 고대 지혜가 응축된 역사서 뿐만이 아니라 《서유기》, 《백년의 고독》 등 고전 문학의 E-book 역시 Z세대의 주요 독서 대상이다. 이러한 현상에는 드라마 혹은 영화와 같은 인기 영상 콘텐츠에 언급되었다는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범죄 수사물 <광표>(狂飙)를 통해서 《손자병법》이, 검사 드라마 <인민적 명의>(人民的名义)를 통해서는《만력십오년》(万历十五年)이 재조명되었다.

(2) 정치·경제·사회 분야 서적의 꾸준한 인기: 2024년은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으로 이런 주제와 관련된 도서가 국가 및 출판계 중심으로 많이 홍보되었다. 대표적으로는 미국 저널리스트 에드거 스노(Edgar Snow,1905-1972)의《중국의 붉은 별》(红星照耀中国)이 있다.

(3) 심리학·자기계발 서적의 강세: ‘감정의 가치’, ‘힐링’ 등 심리적인 안정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Z세대는 자아와 정신적 건강에 관한 책에 대해 높은 수요를 지니고 있다. 케롤 드웩(Carol Dweck)의 《마인드셋》(mind-set), 중국 베테랑 심리학자 저우링(周岭)의《인지각성》(认知觉醒)은 장기간 20대의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4) 스토리성이 강한 역사 분야 도서: 만화로 읽는 역사나 철학 등 도서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젊은층에게도 환영받는 장르이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둔황을 찾다》(满世界寻找敦煌) 등 역사를 평면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짜임새 있도록 구성한 도서가 인기를 얻고 있다.

(5) 온라인 문학의 매력: 온라인 문학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Z세대는 좋아하는 작품이나 작가에게 후원금을 보내며 작품 창작의 구조에 함께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실제로 올해 3월 베이징대학교에서 진행된 ‘웹작가 베이징대 입성’ 행사에는 중국 유명 웹소설 작가 천서설부(天瑞说符), 청란봉상(青鸾峰上), 호미적필(狐尾的笔) 등 20여 명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베이징대학교에서 이런 행보를 보였다는 것은 중국의 출판 및 문학계가 온라인 문학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추가로, 웨이신두슈(微信读书)에 따르면, 플랫폼 월간 활성 사용자 가운데 Z세대는 656만 명으로, 전체의 46%를 차지한다. 장웨커지(掌阅科技) 플랫폼에서도 월간 활성 사용자 중 약 30%가 Z세대이고,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120분에 달한다.

또한 명작의 내용을 설명해주는 ‘책 해설 영상’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독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북 크리에이터 ‘샤오바오즈(一只萧包子)’의 중국 장편 소설 《백록원》(白鹿原) 해설 영상은 5개월간 제작된 240분 분량으로, 줄거리 설명과 함께 특수효과·성우 연기·유머를 곁들여 2천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실제로 더우인(抖音)의 《홍루몽》 해설 영상은 1,300만 개의 좋아요를 얻었고, 독서 영상과 서평 콘텐츠의 재생·공유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유행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짧은 영상 중심의 ‘얕은 독서’가 독자의 이해력과 텍스트 해석 능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샤오바오즈(一只萧包子)의 중국 장편 소설 《백록원》(白鹿原) 해설 영상

1 신화사, https://www.gov.cn/zhengce/jiedu/tujie/202504/content_7020636.htm

 

 

베스트셀러 순위 및 동향 분석

당당왕(当当网) 7월 신간 베스트셀러에서 헤르만 헤세의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Klingsors letzter sommer) 리커버 버전,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공범》(架空犯)이 나란히 15, 16위를 차지한 것 이외에는 외국 작가의 작품을 찾아볼 수 없었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역시 84위에 랭크되어 여름방학을 맞아 학교에서 추천하는 필수 도서의 리커버 버전, 혹은 세트 도서 판매 등 다양한 판촉 행사를 통한 클래식 도서의 판매량이 올랐다. 20위 내에 만화 지식 도서 종류가 5종 이상을 차지하며 매년 7~8월 방학 시즌의 전형적인 현상을 보인다. 7월은 중국 작가들의 도서가 더욱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언급한 클래식 도서의 순위 상승은 2025년 ‘백반천인 여름방학 추천도서’ 발표 덕분이다. 이는 중국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여름방학 맞춤 독서 프로그램으로 ‘전국의 백 개 학급, 천 명의 학생’이 참여한다는 뜻이다. 보통 초등학교 1~6학년에 맞춘 학년별 서적 선별(각 학년마다 8권 추천)으로 이루어

 

지고, ‘교사 엄선 → 전문가 검토 → 교장 선독’의 3단계 도서 선정 과정을 거친다. 아동의 정서와 신체 성장과 관련한 핵심 이슈를 담고 있는 도서를 선정한다. 책 추천뿐 아니라, 읽기 도우미 키트, 명사 강연, 온라인 공익 가이드, 읽기 캠프 등의 다채로운 교육 지원 활동을 병행한다.

《노랑무늬영원》샤오홍슈 포스팅 《아버지에게 갔었어》샤오홍슈 포스팅

외국 소설 장르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작가로 순위가 채워졌다. 독일 헤르만 헤세부터 영국 비타 색빌웨스트(Vita Sackville-West), 아일랜드 윌리엄 트레버, 이탈리아 마리아 그라치아 칼란드로네, 일본 가쿠다 미쓰요가 1~5위를 차지했다. 한강 작가의 《노랑무늬영원》는 5월 말 출간 이후 두 달 동안 꾸준한 순위 상승을 보여 외국 소설 신간 베스트셀러 12위에 올랐다. 신경숙 작가의 《아버지에게 갔었어》 역시 지난 6월(43위)에 비해 순위가 상승했다(21위). 특히 이 두 도서는 필사하기에 좋은 책으로 온라인에서 주요 글귀를 적어 공유하는 트렌드가 생기고 있다.

2 소후망, https://cul.sohu.com/a/878402900_122354591
3 백반천인 여름방학 서목

 

 

이달의 출판계 이슈
보고문학과 저작권: 사실과 창작의 경계

7월 22일, 상하이시 저작권국은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방침을 이행하기 위해 2024년도 상하이 저작권 10대 전형적 사건을 발표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문자 작품·시청각 작품·미술 작품·음악 작품·게임 등 여러 분야 중, 출판 분야의 사례인 <보고문학 작품 중 역사적 사실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저작권 분쟁 사건>에 집중할 만하다. 해당 사건은 다큐멘터리 성격의 보고문학5 《중·러 국제열차 대형 강도사건의 진상 공개(中俄国际列车大劫案揭秘)》(1993)의 저자가, 구예도(邱礼涛) 감독의 TV 드라마 <모스크바 행동(莫斯科行动)> (2023)이 자신의 작품 내용을 무단 사용했다며 저작권 침해로 제기한 소송에서 비롯되었다.

 

1심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의 침해 책임을 인정했으나, 상하이 지식재산권 법원 2심은 문제된 보고문학 속 인물과 사건 등이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닌 역사적 사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피고의 저작권 침해를 부정하고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저작권 분야에서 보고문학 작품의 보호 범위를 둘러싼 문제에 대한 중요한 법적 응답으로 평가된다. 2심 법원은 단순한 사실 서술과 독창적 표현을 명확히 구분했으며, 보고문학의 보호 범위를 구체화하고 역사적 사실은 저작권법상 보호받지 않는다는 사법적 견해를 밝혔다. 이 판결은 공공의 역사적 소재가 자유롭게 활용될 수 있는 공간을 보장하여 문학·예술 창작 및 미디어 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촉진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4 상하이시 지식재산권국, https://sipa.sh.gov.cn/dxal/20250423/f3d3d893b32e49a7b18e398b77f26eeb.html
5 ‘보고문학(报告文学)’이란 중국에서 발달한 장르로 20세기 중반 이후 사회주의 문학과 관련되어 있다. 주로 사회적 가치 및 정치적 의도를 드러내며, 특정 영웅이나 사회적 개혁 및 사건을 통해 시대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성격을 지닌다. 한국 및 서구의 ‘르포 문학’과 비교했을 때는 선전적이고 교훈적인 의미가 더욱 강조된다.

 

 

중국 인터넷 문학+ 대회와 온라인 문학 산업의 미래

7월 중순,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에서 제8회 중국 ‘인터넷 문학+’ 대회가 진행되었다. 해당 행사에서는 청년 작가 양성과 저작권 보호 등 의제를 다루었다. 중국작가협회가 발표한 <2024 중국 인터넷 문학 청서>(2024中国网络文学蓝皮书)에 따르면, ‘Z세대’가 신규 등록 및 계약 작가의 주체가 되었으며, 올해 신규 등록은 280만 명, 신규 계약은 35만 명에 달했다. 이 청년 집단의 잠재력을 어떻게 자극하고 가치 지향을 이끌 것인가가 이번 대회의 핵심 의제 중 하나였다. 2025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5편 작품이 선정되어 청년 작가들이 수도 문화 건설에 참여하는 생생한 사례가 되었으며, 향후 3년간 100편 작품의 저작권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웹소설 플랫폼 ‘토마토소설(番茄小说)’에 따르면, 해당 플랫폼 작가의 57% 이상이 1995년 이후 출생자일 정도로 청년은 소비자이자 창작자로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을 위해 중국 대표 소설가 거페이(格非)·류츠신(刘慈欣) 등을 명사로 초청해 필력 집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인터넷 문학 IP를 매개로 한 ‘문화·상업·여행·스포츠’ 융합 행사가 이목을 사로잡았다. 웹소설 캐릭터를 이용한 굿즈를 판매하고, 소설 속 장면을 재현해놓은 공간을 만들어 사람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았다.

중국 온라인 문학의 성장 수치는 다음과 같다:
6 중국작가협회 네트워크 문학 센터, https://www.chinawriter.com.cn/n1/2025/0630/c404023-40511500.html

2024년 중국 온라인 문학 시장 매출 규모: 4,955억 위안(한화 약 95조 8,098억 원), 전년 대비 29.37% 증가; 온라인 문학 작품 누적 규모: 4,210만 부(2023년 대비 420만 부 이상 증가); 2024년 온라인 문학 IP 각색 작품 수: 83,250편, 전년 대비 14.55% 증가 → 드라마·숏폼 드라마·애니메이션·오디오 드라마·게임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며 점차 완전한 가치 전환 구조를 형성; 2024년 온라인 문학 이용자 규모: 6억 3,800만 명, 전년 대비 16% 증가→ 작품(11.19%)·작가(3.44%) 증가율보다 훨씬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2024년 온라인 문학 시장은 세 가지 특징으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새로운 대중문화의 지위가 더욱 공고해졌으며, IP(지식재산) 기반의 신산업 모델이 점차 성숙해져 콘텐츠 가치 사슬이 빠르게 확장되었다. 특히, 숏폼 드라마를 대표로 한 영상·청각 융합의 속도가 빨라지며, 매체 간 콘텐츠 생태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

2024년 상반기에만 토마토소설의 작품 3,000여 편이 숏폼 드라마로 각색될 수 있도록 저작권이 허가되었고, 훙궈 숏폼(红果短剧) 드라마 플랫폼과 협력하는 제작사만도 600곳 이상에 달했으며, 제작된 숏폼 드라마 총량은 1만 5천 편에 이르렀다. 청년의 창업 과정을 담은 세로형 숏폼 드라마 <농차오(弄潮)>, 무용 숏폼 드라마 <둔황-천년을 넘어선 춤> 등 장르와 스타일이 다양한 작품들이 탄생했다.

<농차오(弄潮)>, <둔황-천년을 넘어선 춤(敦煌-穿越千年之舞)>

7 중국작가협회 네트워크 문학 센터, https://www.chinawriter.com.cn/n1/2025/0630/c404023-40511500.html

 

 

현지 한국도서 출간 현황 및 현지 반응 분석
현지 한국도서 출간 현황

출처
당당왕

 

 

현지 한국 작가 및 문화 전반 분석

한국 도서의 경우, 보람 작가의 《거꾸로 토끼끼토》(倒立的兔子)가 7월 신간 베스트셀러 75위에 올랐다. 특히 신장청소년출판사(新疆青少年出版社)에서 한국 도서가 그동안 활발히 출간되지 않았음을 고려할 때, 이번 성과는 향후 한국 도서의 출판 가능성을 가늠하게 하는 주목할 만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귀촌 일상을 공유하는 유튜버 리틀 타네(Little Tane/본명: 신가영)의 《이렇게 살면 큰일 나는 줄 알았지》는 당당왕 문학 신간 베스트셀러 184위, 외국 수필 분야 21위에 올랐다. 중국어 제목은 ‘摔倒了, 就先原地躺会儿吧(넘어졌으면 일단 그 자리에 잠시 누워있어도 돼)’라는 위로의 어조를 더욱 강화하는 방식으로 번안되었다. 심리학 의사 양재진의 《내 마음을 나도 모를 때》(以为自己没关系)는 심리학 신간 도서 60위에 올랐는데, 중국 독자들을 겨냥하기 위해 도서 표지에 판다 일러스트를 추가한 것이 인상적이다.

가장 주목해야 할 한국 도서는 2년 반의 과정을 거쳐 중국에 곧 출판될 《다시, 몸으로》(身体,再来)이다. 해당 도서의 부제는 ‘한·중 여성 작가 SF 상상록’으로 상하이번역문학출판사(上海译文), 한국 인플루엔셜 출판사가 공동으로 펴낸 소설집이다. 정식 출간 전임에도 불구하고 샤오홍슈 등 중국 SNS 채널에는 이미 관련 정보가 공유되거나 독자들의 기대감을 드러내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수록 작품은 ‘신체성’에 주목해 집

필된 단편 소설들로, 한국의 김초엽·김청귤·천선란 작가와 중국의 청징보(程婧波)·왕칸위(王侃瑜)·저우윈(昼温) 작가가 참여했다. 출간 전부터 2025 상하이도서전(8월 13~19일)을 시작으로 다양한 대담 활동이 이어졌으며, 8월 13~14일에는 상하이 중신서점과 도서전 이벤트홀에서, 8월 16일에는 베이징 츠타야 서점에서 관련 행사가 진행되었다.

《다시, 몸으로》 8월 중국 행사 포스터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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