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출판계 조세 혜택 및 지원 정책 조사, 스페인의 출판 정책 중 도서 제작에 초점, 회사소개브로셔, B5리플렛, 교과서제작
7월 스페인 출판시장 보고서
코디네이터 | 이민재
스페인 출판계 조세 혜택 및 지원 정책 조사
도서 출판은 지식 전달, 문화 확산, 사회발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출판은 개인의 지식 함양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지적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하며, 문화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나아가 사회 변화와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활동이다. 그런데 최근 출판계는 전반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독서 인구 감소, 종이책 시장 축소, 그리고 디지털 매체의 부상 등으로 인해 출판사들의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국가에서 출판 업계에 각종 조세 및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을 통해 출판계를 지원하고 있다. 이 중 스페인의 출판계 지원 정책을 조사하여 한국에도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부가 가치세 감면
스페인에서 일반 재화 판매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율은 21%나, 도서는 종이책과 디지털 도서 모두 포함 4%로 대폭 감면된 세율이 특별 적용된다. 이는 부가 가치세에 관한 법률 Real Decreto 15/2020의 91조에 따른 것이며, 스페인이 속해 있는 유럽연합은 지침 2018/1713을 통해 회원국들에 도서에 대한 부가세 감면을 권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기준, 덴마크를 제외한 모든 유럽연합 회원국은 다음 표와 같이 도서의 부가 세율을 일반 재화에 비해 일정 수준 또는 대폭 감면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도서 판매 시 부가세를 비과세(면세) 대상으로 분류하여 유럽연합보다 더 큰 조세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38조, 제50조 그리고 시행규칙 제26조, 제38조에 따른 것으로 전자책 또한 포함된다. 유럽 내에서는 아일랜드 만이 한국과 같이 도서 판매에 대한 완전한 면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유럽연합 외 국가 중에서는 영국이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도서 판매 관련 부가세 정책 측면에서 한국은 유럽 대부분 국가보다 더 큰 조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법인세 감면
출판사가 법인의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 스페인 법인세법 제35조에 따라 연구개발 및 기술혁신 비용을 최대 42%까지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이 혜택은 특정 산업이 아닌 모든 법인을 대상으로 하므로 출판사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법인세법 제36조 ‘영화 제작, 영상물, 실황 공연 및 음악 공연 제작 투자에 대한 공제’를 통해 해당 분야에 명확한 세제 지원을 하지만, 도서 출판에 대해서는 별도로 규정된 세제 혜택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한국의 상황과도 유사하다. 한국에서는 2017년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 공제를 도입했고, 2023년에는 OTT 콘텐츠로 확대하였다. 그러나 출판 제작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문화 장르 간 형평성을 고려해 도서 제작비에 대한 세액 공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출판계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보조금 또는 지원 정책
살펴본 바와 같이 스페인은 조세 혜택 측면에서 특별히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중앙정부 및 지방 정부 차원의 다양한 보조금 및 직접 지원 제도가 존재한다.
중앙정부의 주요 지원 정책
① 도서 제작 지원: 스페인 문화부에서는 매년 초 공보를 통해 문화적 가치가 있으나 상업성 부족한 도서의 제작을 지원한다. 올해 총지원 예산은 80만 5천 유로(한화 약 13억 원) 규모로 출판업에 종사하는 개인 또는 법인 출판사가 신청할 수 있다. 사업 당 최대 지원금은 5천 유로(한화 약 800만 원)이며, 도서 제작비의 50%를 초과할 수 없다. 다만, 전체 도서 제작비의 100%를 넘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타 공공자금이나 민간 재원의 중복지원은 가능하다.
② 출판 비영리단체 사업 지원: 스페인 문화부는 출판 산업 진흥을 위한 비영리단체의 사업에 대해 지원하며, 올해 공보에서 발표한 총예산은 35만 유로(한화 약 5억 6천만 원)이다. 단체당 최대 5개 사업까지 예산 지원을 신청할 수 있고, 지원 사업 예시로는 ▲독서 증진 프로그램 ▲독립 출판사 지원 ▲번역 및 글로벌 사업 ▲출판 관련 연구, 세미나, 박람회 개최 등이 있다. 지원 단체 선정은 단체가 제출한 사업 계산서, 예산안, 비영리성 증빙, 전년도 실적을 종합하여 평가한 후 결정된다.
③ 중소기업 출판 유통 및 현대화 지원: 서점과 유통사의 물류 시스템 개선 및 주문형 출판(PoD) 도입을 위한 보조금으로 총예산 규모는 450만 유로(한화 약 72억 6천만 원)가 배정되었다.
④ 문학인 창작 지원: 스페인에 거주하는 내국인 또는 외국 문학 창작가에게 직접 지원하며, 스페인 공용어로 번역하는 작업도 포함된다. 총예산 규모는 100만 유로(한화 약 16억 원)이며 개인당 1만 2500유로(한화 약 2천만 원)를 지원한다.
⑤ 만화 창작 지원: 스페인에 거주하는 내국인 또는 외국 만화 창작가들에게 지급되며, 총예산 규모는 100만 유로(한화 약 16억 원)이다. 개인당 2만 5천 유로(한화 약 4천만 원)씩 총 40인이 선정되며, 이 중 40%는 여성 창작자에게 배정된다. AI 생성 작품은 제외된다.
이처럼 스페인 문화부는 올해 총 15개의 직·간접적 도서 제작 관련 지원 정책을 추진했거나 추진 중이다.
* 지방 정부의 지원은 공통으로 해당 지역 내 거주하거나 법인을 둔 출판업 종사자에 한하여 신청할 수 있다.
스페인의 출판 정책 중 도서 제작에 초점을 두고 보면, 조세 제도에서는 한국보다 특별히 앞서는 점이 없지만, 보조금과 지원 정책 면에서는 중앙 및 지방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세분된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양국의 산업 구조와 문화 생태계가 다르므로, 스페인과 단순 비교보다는 한국 내 다른 문화 장르와의 제작 지원 제도와 비교해 출판 분야의 미비점과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출처
스페인 중앙정부 및 지방 정부 관보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및 동향 분석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현황(종이책)
출처
까사델리브로(Casa del Libro) ’25년 상반기 판매 순위 종합
순위 분석 및 특이 사항
2025년 상반기 스페인의 대형 서점 체인인 까사델리브로의 판매 순위를 분석해 보면, ▲장르 소설의 강세 ▲ 아동·청소년 도서의 약진▲ 연령대별 자기계발 도서의 인기라는 큰 흐름이 관찰된다. 이는 한국 출판시장과의 유사성과 차별점을 동시에 보여주며, 콘텐츠 현지화 및 기획 방향 설정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선 상위권에 스페인 독자층이 꾸준히 선호해온 로맨스 소설(1, 2위) 스릴러 소설(3위)이 자리하고 있어 장르 소설의 굳건한 강세가 눈에 띈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장르 소설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로직게임북 또한 순위권에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바로 6위의 《Reina Roja: El Desafio(붉은 여왕:도전)》이다. 이 책은 1977년 마드리드 태생의 스페인 언론인 겸 스릴러 소설가 후안 고메즈 후라도(Juan Gomez-Jurado)의 대표작 《Reina Roja(붉은 여왕)》 시리즈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144페이지에 걸쳐 구성된 퍼즐/로직 게임 북이다. 이 책은 독자가 ‘붉은 여왕 프로젝트’의 지원자가 되어 퀴즈와 퍼즐을 풀며 논리력, 직관력을 테스트하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독자가 소설 속 주인공 안토니아 스콧과 같은 두뇌를 소유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판가름하게 하는 것이다. 여름 휴가지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최근 출간된 책으로, 출간되자마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종이책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에게 직접적인 경험과 참여형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도서이다. 향후 한국 도서의 현지화 전략이나 국내 기획에도 이와 같은 확장 콘텐츠(퍼즐북, 캐릭터 기반 인터랙티브북 등)를 고려해 볼만하다.
한편, 자기계발 도서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책이 각각 4위와 5위, 아동·청소년을 위한 책이 9위에 올라 연령대별로 고르게 선호되는 장르임을 확인 할 수 있다. 4위의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권리》는 스페인의 철학자이자 마드리드 국립대학교 교수인 후안 에바리스토(Juan Evaristo)의 작품으로,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성과 중심주의의 현대 사회에서 ‘일견 쓸모없어 보이나 아름답고 여유로운 삶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로 여겨지는 것들에 대한 권리를 이야기한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여름 휴가철을 이용해 읽을 수 있을 만한 기계발 도서라고 할 수 있다. 9위의 《넌 정말 멋져》라는 책은 스페인의 양육 컨설턴트이자 작가인 미리암 띠라도(Miriam Tirado)의 책으로 이제 곧 사춘기로 접어드는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만한 가이드북이다. 스페인의 학제가 9월에 새 학기가 시작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제 곧 중학교에 진학하는 독자들이 읽으면 좋은 시의성이 큰 도서이다. 한국에서도 이른바 아이들의 ‘마음돌봄형’ 콘텐츠가 여러 문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유사한 콘텐츠의 현지화도 모색해 보면 좋을 듯하다.
스페인 출판계 조세 혜택 및 지원 정책 조사, 스페인의 출판 정책 중 도서 제작에 초점, 회사소개브로셔, B5리플렛, 교과서제작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