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도서관이 턱 없이 부족한 가운데 도서관 건립에 헌신하는 사람, 출판인쇄소, 학교팜플렛디자인, 제품카다로그, 기획디자인
5월 베트남 출판시장 보고서
코다내아토 신승복
이달의 출판계 이슈
정부조직법 개편으로 출판 관련 소관부처 이동
2025년 2월, 베트남 정부는 행정 효율성 제고와 부처 간 중복 업무 해소, 협업 강화, 디지털 정부 기반 확충 및 4차 산업혁명 대응을 목표로 정부조직법을 개정하였다. 개정안에 따라 2025년 3월 1일부터 중앙 정부 조직은 기존 18개 부처에서 14개로 축소되었으며, 부처급 기관도 3개로 재편되었다.
이번 조직 개편은 단순한 부처 통합 수준을 넘어, 행정 체계 전반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구체적으로는 재정부가 기획투자부에, 건설부가 교통운송부에, 정보통신부가 과학기술부에 각각 통합되었고, 농업농촌개발부와 자원환경부는 통합되어 ‘농업환경부’라는 새로운 부처가 신설되었다. 더불어 지방 행정조직도 간소화되어 자율성은 강화하고 불필요한 관료 구조를 축소하며 지방 재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러한 개편 가운데 출판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변화는 바로 정보통신부의 해체와 문화체육관광부로의 업무 이관이다. 기존에 정보통신부가 관장하던 출판·언론·방송 관리 기능은 문화체육관광부로 이전되었고, 정보통신기술(ICT) 및 디지털 경제 관련 기능은 과학기술부로 이관되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출판 관련 업무를 위한 내부 조직을 새롭게 구성하게 되었으며, 세부 조직으로는 국장(局長) 산하에 사무처, 출판관리과, 인쇄관리과, 감사·법제과 등을 두는 구조로 정비되었다.
사무처는 인사·예산·행정 등 내부 운영을 담당하고, 출판관리과는 출판사 설립 허가, 출판물 심의 및 검열 업무를 맡는다. 인쇄관리과는 인쇄소와 유통업체 관리뿐 아니라, 전자출판물 및 외국 출판물 유통, 불법 인쇄물 단속·처분 업무까지 수행한다. 감사·법제과는 법령 이행 감독, 위반 단속, 민원 처리, 지적재산권 분쟁 조정 등 법적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현재는 관련 법령 정비와 조직 구성이 진행 중이며, 정보통신부 산하의 기존 인력이 대부분 그대로 이관되었고, 국장도 유임된 상태다. 이처럼 출판 업무의 소관 부처가 문화체육관광부로 이관된 것은 출판을 ‘문화산업’으로 인식하고 육성하려는 정책적 전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베트남에서 출판은 정부와 공산당의 정책 선전 도구로 기능해 왔다. 정부 시책에 반하거나 전통문화를 해치는 출판물을 검열·규제하는 것이 주 업무였으며, 국영 출판사와 검열 시스템이 이를 뒷받침해 왔다. 하지만 2004년 출판법 개정 이후 협력 출판이 가능해지면서 민간 출판이 점차 등장했고, 2012년부터 본격적인 민간 출판사들이 등장하면서 출판 콘텐츠의 다양화가 시작되었다. 특히 2014년 이후 독서 문화 운동이 정부 주도로 전개되면서 책과 출판은 교육과 선전 중심의 기능에서 벗어나 점차 자율성과 창의성을 추구하는 문화 활동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 발전과 함께 책 읽는 인구가 늘어나고, 콘텐츠 소비 양상도 급속히 변화하는 가운데, 이제 출판은 국가 이미지와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문화 외교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순수 창작물에 관해 관심이 커지며, 자국 문학의 해외 진출 방안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번 부처 이관은 단순한 행정 조정이 아니라, 베트남 출판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상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여전히 출판 허가제, 사전 검열, 국영 출판 중심의 체계는 유지되고 있으며,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검열 구조는 쉽게 해체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규제 중심에서 진흥 중심으로의 이행, 문화 콘텐츠로서 출판의 역할 강화, 국제 문화교류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 확대 등 긍정적인 변화의 방향은 분명히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공공도서관이 턱 없이 부족한 가운데 도서관 건립에 헌신하는 사람
베트남에서는 여전히 공공도서관 인프라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중·고등학교는 교실 한두 개 규모의 도서실만 운영하고 있으며, 일반 대학교 역시 별도의 독립된 도서관을 갖춘 사례는 많지 않다. 독립된 도서관 건물은 하노이 사범대학교, 하노이 대학교 등 대형 국립대학에서나 어렵게 찾아볼 수 있다.
지역 공공도서관 역시 과거에 비해 개선되고는 있으나, 대부분이 문화센터나 공공청사 일부 공간을 활용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 시민과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책을 접하고 독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 자체가 크게 부족하다. 공공도서관이 일상적인 독서 접근을 지원하는 기초 인프라로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CA’ Library 도서관 로고
떠이선 Complex 01 복합 문화공간의 CA’ Library
이러한 공공 인프라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민간 사례로는 하노이 건축대학교 강사 응우옌 꽁 히엡(Nguyễn Công Hiệp)이 운영하는 CA’ Library 체인이 대표적이다. 그는 학생 시절 건축 관련 도서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2014년 하노이의 오래된 아파트 방 한 칸을 개조해 20㎡ 규모의 소형 독서실을 열었다. 이곳은 개인 소장 도서를 공유하는 형태로 시작되었고, 곧 건축을 사랑하는 청년들의 모임 공간이자 작은 독서 공동체로 자리 잡았다.
CA’ Library는 이후 점차 확대되어 현재 하노이 전역에 8개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각 지점은 지역적 특성과 공간 구조에 따라 각기 다른 분야에 특화되어 있으며, 도서관마다 운영 방식은 동일하게 직원이 없이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방문자는 별도의 등록 없이 안내 문구에 따라 스스로 책을 빌리고 반납하며, 모든 것이 신뢰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특히 주목할 지점은 떠이선(Tây Sơn) 거리에 있는 CA’ Library Complex 01 지점이다. 이 도서관은 1940~1960년대에 지어진 인쇄공장을 개조한 복합 문화공간 내에 자리 잡고 있다. 붉은 벽돌 벽, 노출된 금속 계단, 대형 창문 등 공장 구조의 산업적 요소를 그대로 살려, 조용하면서도 개방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 구성은 단순히 책을 보관하거나 열람하는 기능을 넘어, 머무르고 싶은 독서 공간이라는 인식을 형성한다. 방문객들은 이곳을 단순한 도서관이 아닌, 자연스럽게 책과 접촉하고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억하며, 이는 독서 습관 형성과 독서 문화 정착에 중요한 환경적 요소로 작용한다.
CA’ Library 사례는 공공도서관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을 민간이 보완하는 방식으로 의미가 크다. 특히 도서관의 기능이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독서 경험을 유도하는 공간적 조건까지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민간 모델은 정책적으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보다 다양한 형태의 규모, 자율적, 특화형 도서관 모델을 확산시킨다면, 베트남 내 독서 문화 기반 조성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https://znews.vn/nguoi-kien-truc-su-me-sach-xay-thu-vien-khap-ha-noi-post1549238.html
공공도서관이 턱 없이 부족한 가운데 도서관 건립에 헌신하는 사람, 출판인쇄소, 학교팜플렛디자인, 제품카다로그, 기획디자인
호치민시 독서 문화 플랫폼 책거리 조성 사업
호치민시는 2016년부터 책거리(Đường sách) 조성 사업을 통해 시민 독서 문화 확산을 위한 공공 독서 플랫폼 구축에 힘써왔다. 이 사업은 단순히 서점과 출판사를 모아놓은 공간이 아니라, 시민이 자유롭게 책을 접하고 머물며 독서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도시 안에 조성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호치민시는 독서 문화 플랫폼 역할을 하는 책거리 조성 사업을 2016년 이후로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2016년 1월, 호치민시는 1군 노트르담 대성당과 중앙우체국 사이의 응우옌반빈(Nguyễn Văn Bình) 거리에 최초의 책거리를 개장하였다. 약 100m 길이의 거리 양쪽에 다양한 출판사와 서점 부스가 설치되어 있으며, 주말마다 독서 행사, 작가와의 만남, 독서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8년간 약 600만 권 이상의 도서를 판매하며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도심 속 독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도심 중심업무지구(CBD)와 관광 명소 인접이라는 입지적 장점 덕분에 책거리는 호치민의 상징적 공공 독서 장소로 기능하고 있다.
두 번째 책거리는 투득(Thủ Đức) 신도시에 조성되었다. 투득시는 9군, 2군, 투득군이 통합되어 2021년 출범한 행정구역으로, 호치민 동부의 위성 도시로 개발되고 있다. 이곳에는 국립호치민대학교 등 대형 대학 캠퍼스가 밀집해 있어, 학생·연구자 중심의 독서 수요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책거리는 이 지역의 젊은 세대와 가족 단위 거주자를 대상으로, 주말 나들이형 독서 공간, 자녀 교육 보조공간, 자율적 학습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청소년 독서캠페인, 북 토론회 등 지역 중심 행사도 자주 열리고 있어, 학교 밖의 독서 문화 실천 장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①~③ 각각 순서대로 조성된 호치민시 책거리. ④, ⑤ 조성 예정인 호치민시 책거리
2025년 4월 25일에는 세 번째 책거리가 호치민시 서부 외곽 빈떤(Bình Tân)구에 개장되었다. 이 지역은 약 8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호치민시 내 최대 인구 밀집 구역으로, 실질적인 독서 공간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책거리는 고급 의료 복합단지 안에 있으며, 병원, 주상복합 아파트, 학교 등이 밀집된 지역적 특성상, 주민 밀착형 독서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이는 단지 문화 명소나 관광용 공간이 아닌, 일상에서 이용할 수 있는 공공 독서 공간이라는 점에서 기존 두 책거리와의 차별성이 있다.
호치민시는 장기적으로 모든 구에 책거리를 조성하여, 도시 전역에 독서 문화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7군(남부)과 꾸찌군(북부 외곽)이 다음 책거리 조성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이러한 책거리 조성 사업은 도서관 시설이 부족한 도시 환경에서, 실질적인 공공 독서 공간을 확보하는 대안적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접근성이 뛰어난 도심 공간이나 생활권 중심의 위치를 선정해 조성함으로써, 시민 누구나 책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책거리는 규모는 작지만, 일상 속 독서 공간의 모델이자 도시형 도서관의 확장형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앞으로 공공도서관 정책과 함께 연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출처
https://znews.vn/tphcm-co-them-duong-sach-binh-tan-post1548678.html
공공도서관이 턱 없이 부족한 가운데 도서관 건립에 헌신하는 사람, 출판인쇄소, 학교팜플렛디자인, 제품카다로그, 기획디자인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