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체이 푸시킨 문학상 쇼트리스트 발표, 플래너디자인, B5리플렛제작, B5전단지, 병원인쇄
5월 러시아 출판시장 보고서
코디네이터 | 우신혜
국가별 도서전 및 문학상 정보
리체이 푸시킨 문학상 쇼트리스트 발표\
문호가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이름을 딴 리체이 문학상은 2017년 롯데 루스(러시아 현지 법인) 후원 아래 2017년에 창설된 러시아의 주요 문학상 중 하나다. 15세에서 35세 사이의 신인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며, 러시아어로 창작된 뛰어난 문학 작품을 발굴 및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리체이’란 러시아로 귀족학교를 의미하며,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유년 시절을 보냈던 러시아 황실의 남자 귀족학교를 의미한다. 매년 6월 6일,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생일에 맞춰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시상식이 열린다.
본 상은 시 부문과 산문 부문으로 나뉘며, 각 부문에서 1위(상금 120만 루블, 현재 환율로 약 148,000미 불), 2위(70만 루블), 3위(50만 루블)의 상금이 수여된다. 심사 과정은 전문가 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롱리스트’와 ‘쇼트리스트’를 선정하고, 최종적으로 심사위원단이 수상자를 결정한다. 러시아 내외의 다양한 기관들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 상의 주요 후원자는 한국의 롯데 그룹이다. 한국과 러시아 간의 문화 교류 및 협력에 있어 중요한 행사이다.
2025년 리체이 문학상에는 총 2,028건의 응모작이 접수되었으며, 이 중 1,271편은 산문, 757편은 시 부문이다. 298개의 러시아 도시 및 28개국에서 참여한 결과이다. 응모자들의 평균 연령은 29세, 여성 참가자의 비율이 남성보다 1.5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13일, 심사위원단은 부문별 10명씩 총 20명의 쇼트리스트(최종 후보자)를 발표했으며, 최종 수상자는 6월 6일, 제11회 도서 박람회 붉은 광장 메인 무대에서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시 부문 쇼트리스트
산문 부문 쇼트리스트
시사점 등 분석
리체이 문학상은 러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문호가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이름을 내건 젊은 작가들을 위한 권위 있는 상으로, 현대 러시아 문학계의 변화와 방향성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2025년 수상 후보자 쇼트리스트 명단을 통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러시아 문학 특정 도시나 지역에만 집중되지 않고 여러 지방으로 퍼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문학의 중심지였던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뿐 아니라, 우파, 사라토프, 이르쿠츠크 같은 지방 출신 작가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인터넷과 독립 출판이 발전하면서 지역적 한계를 넘어 다양한 목소리가 주목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여성 작가의 비중 증가도 눈에 띈다. 2025년 응모자 중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1.5배 많았다는 점은, 젊은 세대의 문학적 감수성과 표현력에서 여성들이 더욱 활발히 활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래 내용에서 언급될 러시아 출판계 압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러시아 문학계는 사회적 소수자에 관한 관심이 점점 증가하는 것도 분명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푸시킨 문학상 홈페이지 https://pushkinprize.ru/2025/
볼샤야 크니가 https://bigbook.ru/novosti/premiya-litsej-obyavila-spisok-finalistov-2025-goda
리체이 푸시킨 문학상 쇼트리스트 발표, 플래너디자인, B5리플렛제작, B5전단지, 병원인쇄
이달의 출판계 이슈
러시아 출판사 직원들 ‘극단주의’ 혐의로 기소, 이유는 LGBT 도서 때문
사건
지난 5월 14일 러시아 수사위원회는 대규모 출판 그룹 엑스모(Эксмо)에 속한 ‘팝콘북스'(Popcorn Books), ‘인디비듐'(Individuum)의 현직 및 전직 직원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다. 약 10명을 체포 및 조사했으나, 현재 대부분은 증인 신분으로 석방되었다. 팝콘북스와 인디비듐의 경영진인 드미트리 프로토포포프, 영업 이사 파벨 이바노프, 유통 및 창고 총책임자 아르촘 바흘랴예프 등 총 3명에게 혐의가 공식 제기되었다. 주된 혐의는 ‘LBGT 이데올로기 프로파간다’로 알려졌다. 5월 15일 모스크바 자모스크보레츠키 법원에서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며, 수사 당국은 구속수감을 요청하고 있다.
배경
해당 출판사의 어떤 책이 문제가 되었는지는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인권보호단체 ‘제1부서’에 따르면 팝콘북스가 출판한 2021~2022년 베스트셀러 《붉은 스카프의 여름》(Лето в пионерском галстуке)이 문제가 된 핵심 도서 중 하나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작가 듀엣 엘레나 말리소바와 카테리나 실바노바가 공동 집필한 이 성장소설은 사랑, 상실, 정체성, 사회적 억압 등의 주제를 다룬다. 1986년 소련의 하르키우 근교 피오네르 캠프를 배경으로, 16세 유라와 18세 볼로자의 첫사랑을 섬세하게 그렸다. 두 소년은 서로에게 끌리며 자신의 성 정체성을 탐색하지만, 당시 소련에서는 동생애가 형사 처벌 대상이었음으로 그들의 관계가 발각될 경우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받을 위험에 처하게 된다.
소설은 출간 직후 6개월 만에 2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러시아어권 국가들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내부 억압적 법들이 강화되었고, 2022년 하반기 러시아 의회는 ‘비전통적 성관계 프로파간다’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본 소설의 후속작인 《제비가 침묵하는 이유》(Пока молчит ласточка)는 금지 도서로 지정되었다. 작가들은 위협을 받으며 러시아를 떠났고, 일부 서점 및 도서관들은 자발적으로 해당 도서를 철수시켰으며, 출판계 전반에 검열 분위기가 확산되었다.
팝콘북스는 성 정체성, 신체 이미지, 성차별, 인종주의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다루는 도서들을 주로 출판해 왔다. 2022년 러시아에서 LGBT 프로파간다 금지령이 시행되기 전 안드레 에치먼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앨리스 오스먼의 《하트 스토퍼》(The Heartstopper), 데이비드 에버쇼프의 《대니쉬 걸》(The Danish Girl) 등 LBGT 및 퀴어 문학을 번역 및 출간해 왔다.
현재 엑스모 출판사는 유통 서점 및 파트너들에게 총 48권의 책의 회수 및 폐기를 요청했다. 대부분의 도서는 팝콘북스 출판이며, 한 권만이(《폐쇄된 자들. 소련 동성애자들의 삶》-루스탐 알렉산데르 저(Закрытые. Жизнь гомосексуалов в СССР)) 인디비듐 출판사의 책이다. 그렇지만 이 목록의 책들은 엑스모 출판그룹에서 자체 작성되었으며, 실제 러시아 정부가 《붉은 스카프의 여름》 외에 어떤 책들을 LGBT 프로파간다에 해당한다고 여기는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관련 사건
BBC 러시아가 확인한 또 하나의 사건에 따르면, 인디비듐 출판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 중 차르그라드(Царьград) 방송 채널의 설립자이자 열렬한 정교회 신자, 그리고 러시아 정부와 꽤 가까운 억만장자 사업가 콘스탄틴 말로페예프다. 2022년 하반기 러시아 국회에서 LBGT 프로파간다 금지법이 논의될 당시 그는 ‘LGBT’라는 용어 대신 ‘소도미아'(남색, 소돔의 죄)라는 단어를 써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말로페예프가 인디비듐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LGBT 프로파간다’와 무관한 본인이 언급된 책 《크립토: 사이퍼펑크, 프로그래머, 사기꾼들이 러시아를 어떻게 블록체인에 묶어버렸는가》(Крипта. Как шифропанки, программисты и мошенники сковали Россию блокчейном) 발행부를 회수 및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 이 책은 기자 안드레이 자하로프가 저자이며, 인디비듐 출판사와 함께 피고로 지정되었다.
또한, 지난 4월 10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유명 독립서점 포드피스늬예 이즈다니야(Подписные издания)에 러시아 보안 당국에서 점검 나왔다. 러시아어 Ad Marginem 출판사의 올리비아 랭 《에브리바디, 모든 몸의 자유를 향한 투쟁과 실패의 연대기》(Everybody, A book About Freedom), 수잔 손탁 《세상의 모든 여성이 빛나는 순간》(Herstory)과 《해석에 반대한다》(Against Interpretation) 등 세 권이 구입되었다는 신고가 접수되었다고 한다. 신고자는 이 책들은 러시아 법원에서 금지된 LGBT 운동의 사상과 비전통적 성관계 프로파간다의 징후가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으며, 현재 신고자의 신상은 언론에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보안 당국은 서점에서 철거해야 할 도서 48권의 목록을 제시했다고 한다. 위 도서 외에 러시아의 유명 여성 인권 보호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운동가 다리야 세렌코가 참여한 에세이집 《페미니즘에 대한 7가지 텍스트 – 젠더 무장 해제》(Cемь текстов о феминизме обезоруживая гендер)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현재 포드피스트예 이즈다니야 서점은 영업 운영 중이다.
시사점 등 분석
이번 출판인 사건, 즉 엑스모 출판그룹 산하 출판사들에 대한 압수수색 및 구속 수사는 러시아 출판계에 강한 충격을 주었고, 단순한 처벌을 넘어 상징적 경고 효과를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민 일상생활 및 자유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압력을 넣고 있는 보안 당국은 LGBT 프로파간다 금지법을 만들었지만, 사실상 매우 포괄적이고 모호하게 적용가능한 법이다. 이에 따라 출판사뿐 아니라 서점, 도서관, 작가, 번역가 등 모두가 (당국의) 자의적 해석에 따른 처벌 위험에 놓이게 되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출판계에는 전체적으로 강도 높은 자기검열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성장 소설, 심리 에세이,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논픽션, 퀴어 문학 등은 ‘위험한 장르’로 간주하여 유통 자체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부가 LGBT 사상(정부가 간주하기를, ‘비전통적 가치관’)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한, 퀴어 문학뿐만 아니라 페미니즘, 인권, 젠더, 사회 정의 등 다양한 소수자 담론을 담은 서적은 점점 출간되기 어려워지고 있다.
팝콘북스와 인디비듐은 현재 러시아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활동을 이어온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소개하는 출판사들이었다. 특히 러시아의 대형 출판그룹의 소속 출판사들로, 상대적으로 더 안정적인 위치에 있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현재는 사실상 자유로운 활동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을 반대하는 수많은 러시아인이 자국을 떠났다. 출판인 및 문학인도 예외가 아니었으며, ‘탈러시아 현상’이 일어났다. 현재 러시아에서 출판될 수 없는 문학 작품들은 해외에서 활동 중인 소규모 독립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고 있다. 러시아어 콘텐츠의 다양성은 급속히 축소될 전망이기 때문에, 현지 동향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활동하는 독립 출판사와 서점들을 함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는 러시아어권 현대문학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출처
Meduza 통신 https://meduza.io/feature/2025/05/15/chernyy-den-dlya-vsey-otrasli
BBC 러시아 https://www.bbc.com/russian/articles/cgkdjd6jnm70
OVD Info https://ovd.info/express-news/2025/05/14/v-moskve-posle-obyskov-zaderzhali-okolo-10-sotrudnikov-iz-datelstva-eksmo-po
리체이 푸시킨 문학상 쇼트리스트 발표, 플래너디자인, B5리플렛제작, B5전단지, 병원인쇄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