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출판 콘텐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출판 사례, 책출판하기, 책커버, 출판

[인공지능과 출판 콘텐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출판 사례, 책출판하기, 책커버, 출판

 

 

 

[인공지능과 출판 콘텐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출판 사례
진수지(스토리홀딩스 프로젝트 매니저)
2025. 5+6.

 

 

도서 일러스트 표지, 누가 만들었을까?

인공지능(이하 AI)은 뜨거운 감자다. 2023년 암마르 레시(Ammaar Reshi) 작가가 아마존의 킨들 다이렉트 퍼블리싱(Kindle Direct Publishing)을 통해 발표한 『앨리스와 스파클(Alice And Sparkle)』은 챗GPT(ChatGPT)의 글과 미드저니(Midjourney)의 일러스트로 만들어 논란이 되었다. 한국의 경우 100만 부 이상 판매된 『아몬드』(손원평, 다즐링, 2023) 청소년판 표지에 AI를 활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었다. 많은 출판사가 AI로 일러스트 표지를 제작하지만, 주로 주문형 출판(Publish On Demand, 이하 POD)이나 자비 출판에 사용되었고, 밀리언셀러의 리커버(Recover) 표지에 사용된 것은 처음이었다. 논란의 핵심은 저작권이었다. 현행법상 AI는 저작권자로 인정되지 않는다.

AI를 활용한 『아몬드』 청소년판 표지

그렇다면 AI 표지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온라인 서점 3사의 홈페이지에서 해당 도서 구매자들의 별점을 확인해보니, 우호적인 반응이 대다수였다. 예상컨대, 독자들은 책 표지가 AI와 협업했는지보다 책의 내용과 표지가 어울리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몬드』는 AI 표지로 바꾸고도 계속 베스트셀러를 유지하고 있다.

AI 일러스트 표지의 사례는 또 있다. 출판사 서랍의날씨는 AI 전문가와 협업해 일러스트 표지를 만들었다. 강동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콘텐츠과 김한재 교수는 AI 아트워크로 『진흙탕 출퇴근』(정용대, 2024)과 『살의의 형태』(홍정기, 2023)의 일러스트 표지를 만들었다. 이 제작 과정은 김한재 교수와 11명이 공저한 『the AI GRAPHICS』(비엘북스, 2024)에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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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출퇴근』, 『살의의 형태』

 

필자도 『데모니쿠스(Demonicus)』(데이비드 매슨, 우물이있는집, 2025), 『BEYOND UFOs』(최준식, 우물이있는집, 2025), 『엄마, 시체를 부탁해』(한새마, 바른북스, 2024), 『해피 벌쓰데이(Happy Birthday)』(양수련, 책과나무, 2024) 등의 표지를 AI를 활용해 제작했다. 『데모니쿠스』는 텀블벅(Tumblbug)에서 500만 원의 펀딩 금액을 달성했고, 『해피 벌쓰데이』의 표지는 해외에 수출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출판사에서 AI를 활용해 표지를 만드는 사례는 적지 않다.

 

『데모니쿠스(Demonicus)』, 『BEYOND UFOs』

 

도서 표지에 AI가 활발히 활용되는 이유는 이미지 사이트에서 기존 이미지에 대한 사용료를 지급하는 것보다 AI로 이미지의 일부를 생성해서 수정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미지 사이트의 연간 구독료는 수백만 원에 달하는데, 이는 연평균 출간 도서가 1종에서 4종에 그치는 소형 출판사가 감당하기에는 큰 금액이다. 또한 AI 기술의 발달로 점점 더 이질감이 없는 이미지를 빠르고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된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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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사람을 대체할 수 있을까?

종이책 출판의 경우, AI로 생성된 이미지는 그대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소재로 활용된다. 책의 내용을 반영하고 제호의 위치를 고려해야 하는 책 표지의 특성 때문이다. 김한재 교수는 『the AI GRAPHICS』에서 자신이 제작했던 책 표지의 최종본은 AI로 생성한 이미지의 대부분을 고치거나 추가로 그려 넣어 완성했다고 밝혔다. 필자가 제작한 『엄마, 시체를 부탁해』의 표지도 배경이 되는 건물의 문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새로 그렸다. 『해피 벌쓰데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또한, AI로 이미지를 생성할 때 도서의 내용과 의도를 잘 반영하기 위해 작업자가 참고용 이미지를 그려 명령(Prompt)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시 말해, AI는 도서 표지의 소재를 만드는 역할을 할 뿐 최종 완성은 사람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미드저니의 AI로 생성한 원본 이미지(좌), 화분, 곰돌이 등을 내용에 맞게 그려 완성한 『엄마, 시체를 부탁해』(우) 표지

 

미드저니의 AI로 생성한 원본 이미지(좌), 인물, 모티브(Motive), 브러쉬(Brush) 효과를 추가해 완성한 『해피 벌쓰데이』(우) 표지

 

AI가 사람의 일을 빼앗는다는 주장도 있지만, 오히려 AI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나 화가도 있다. 국제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 지나 킴(Gina Kim) 작가는 AI 단편영화 〈리턴 투 에메랄드 시티(Return to Emerald City)〉로 주목받기 시작하며, 〈포브스(Forbes)〉기사에 “AI를 수용한 세계적 아티스트(The International Artist Embracing AI)”로 언급될 만큼 AI와 활발히 협업하고 있다. 그는 AI 아티스트이기 이전에 종이의 질감을 고려해 책을 제작할 정도로 전통적인 성향을 지닌 일러스트레이터 지니따(Ginita)로 먼저 활동했다. 그런 그는 AI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AI는 결코 예술가를 대체할 수 없다. 대신, 감정을 시각적 언어로 표현하는 우리의 능력을 증폭시킨다(AI will never replace the human artist. Instead, it amplifies our ability to translate emotion into visual language).”
〈포브스〉기사 중

일러스트레이터의 영역도 변화하고 있다. 게임 일러스트 교육기관인 네오아카데미(Neo Academy)는 패스트캠퍼스(Fast Campus)를 통해 국내 최초로 ‘완캐와 AI의 금단의 계약!’이라는 AI 일러스트 강의를 출시했다. AI를 이용해 캐릭터, 배경 등의 일러스트 리소스를 어떻게 제작하고 수정하는지 등 그 활용 방법을 소개한다. 이렇게 콘텐츠 창작 분야에서 AI를 새로운 도구로 삼아 다른 차원의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출판계는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분야별로 점검해 보았다.

 

 

출판사의 AI 활용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출판사로 ‘열린인공지능’이 있다. 2023년부터 약 2년간 AI를 활용해 240종의 다양한 도서를 POD로 제작했다. 챗GPT를 활용한 만화 제작기를 담은 『Chat GPT로 만화/웹툰 제작하기』(김한재, 2023)나 저작권을 소재로 한 동화, 제약 바이오 분야 등과 같이 흔치 않은 소재로 책을 만들었다. 이렇게 짧은 기간 내에 많은 책을 출간할 수 있었던 이유는 POD와 AI를 결합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빠르게 제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쇄 제작 부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제작비 절감은 출판사의 중요한 과제다. 그렇기 때문에 AI와 협업은 출판 제작 과정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 AI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출판사도 있다. 독일의 인키트(Inkitt)는 2015년부터 실험했던 데이터 기반의 출판 모델을 성공시켰고, 2017년에 이 결과를 바탕으로 39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여 현재 독일의 대표적인 독서 커뮤니티 겸 출판사로 성장했다. 단순히 웹소설 플랫폼에 머무를 수 있었던 이 회사를 성장시킨 기반은 독자에 대한 통계학적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한 AI 활용에 있다. 인키트는 독자들의 독서 패턴을 분석하거나 데이터 기준 점수가 높은 작품들만 정식으로 출간했다. 이렇게 분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출간한 도서의 절반은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번역에서의 AI 활용

AI에 대한 반대의 의견이 가장 컸으면서도 또 가장 빠르게 적응한 출판 분야는 아마 ‘번역’일 것이다. 번역 에이전시나 출판사는 출간 전 원서 검토나 도서 소개를 위한 콘텐츠 제작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황석희 번역가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영화 번역을 위한 다양한 AI 플랫폼과 사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AI가 번역 표현을 비교하거나 맥락을 확인하고 배경을 조사하는 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방식은 전체 번역의 총책임은 번역가가, AI는 보조 번역가로 역할을 나눈 것과 비슷하다.
클로드(Claude), 딥엘(DeepL) 등 언어 특화 AI의 투자와 연구가 계속되면서 자연스러운 한국어 번역 기술도 점점 발전하고 있어 AI를 사용하는 번역가들은 점점 늘어나는 중이다.

한편, 편집까지 자동화하는 AI 번역 툴도 등장했다. 한국학술정보가 개발한 AI 기반 번역출판 솔루션 하이링고(HiLingo)이다. 하이링고는 출판 디자인에 사용되는 인디자인의 형식으로 번역 작업이 가능해 번역가와 편집자, 디자이너 모두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다. 가로쓰기를 번역해 세로쓰기로 바꾸거나 번역과 동시에 맞춤법 검사를 하는 등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서점에서의 AI 활용

온라인 서점도 AI를 도입했다. 교보문고의 픽스(Picks), 알라딘의 추천마법사, 예스24의 크레마 AI(Crema AI) 등은 독자 서평, 도서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독자가 좋아할 만한 책을 추천한다. 서점 분야에서 AI를 가장 반갑게 맞이한 영역은 마케팅이다. 광고 집행을 위한 데이터 분석, 도서 홍보 관련 콘텐츠 제작을 위한 키워드 발행량 확인 등 AI는 이제 마케팅의 필수도구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AI로 이슈를 파악한 뒤 도서 홍보용 카드뉴스도 빠르게 제작하여 SNS에 업로드할 수도 있다. SNS 릴스에서도 AI의 사용이 두드러진다. 피카(Pika), 클링(Kling) 등에서 제공하는 AI 템플릿을 이용해 다양한 홍보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이제 출판계에서 AI 없이 작업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표적인 이미지 사이트 어도비(Adobe) 제품군도 AI 기능을 탑재하고, 카드뉴스나 상세 페이지 등을 제작할 때 이용하는 국내 디자인 플랫폼 망고보드(Mangoboard), 미리캔버스(MiriCanvas), 캔바(Canva) 등도 AI로 이미지 생성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출판계에서 이미 쓰이고 있는 다양한 도구들에 AI 기능이 포함되는 상황은 세계적인 추세다.

다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AI에 절대적으로 의지하기보다는 좋은 수단으로서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알고 실행하는 일이다. AI 활용에 대한 출판계의 사전 논의가 없다면 무분별한 AI 사용으로 나중에는 AI 없이 책을 만들 수 없게 될지도 모르고, 전통적인 출판의 영역도 흔들릴 수 있다. 출판계는 이 물결에 휩쓸리게 될까? 아니면 시대적 변화를 이용해 새롭게 거듭나게 될까? 이 물음은 앞으로 우리의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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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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