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중심에 독서 특화 서점 겸 카페, 출판계 인사 인터뷰(독서 특화 서점 Fuzkue), 분담출판, 서적출판, 소규모출판
3월 일본 출판시장 보고서
코디네이터 | 다카기 코노카
도쿄 중심에 독서 특화 서점 겸 카페, 출판계 인사 인터뷰(독서 특화 서점 Fuzkue), 분담출판, 서적출판, 소규모출판
출판계 인사 인터뷰(독서 특화 서점 Fuzkue)
도쿄 중심에 독서 특화 서점 겸 카페가 있다. 바로 Fuzkue 서점이다. 이번에 Fuzkue 서점의 운영자를 만나, 왜 독서에 특화된 서점 겸 카페를 열게 되었는지 인터뷰했다.
Q1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1 네, 안녕하세요. 저는 도쿄에서 독서에 특화된 서점 Fuzkue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2 Fuzkue 서점은 어떤 곳인가요?
A2 Fuzkue는 도쿄에 위치한 독서 특화 서점입니다. 2014년 시부야에서 처음 문을 열었고, 2025년 현재 시부야, 시모키타자와, 니시오기쿠보 세 곳에서 운영 중입니다. 단순한 서점이 아니라, 카페도 함께 운영하며 독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Q3 Fuzkue 서점을 오픈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3 저는 원래 독서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런데 항상 채워지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것은 아주 보편적인 취미이기 때문에, 우리는 어디서든 책을 펼칠 수 있습니다. 전철 안에서도,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면서도, 병원 대기실에서도, 혹은 적당한 벽에 기대서도 말이죠. 하지만 어떤 날은 조용한 곳에 앉아 오롯이 독서에 몰입하고 싶은 순간도 있습니다.
“오늘은 이 책을 실컷 읽어야지!” 하는 설렘으로 깊이 빠져드는 독서 시간은, 마치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은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요? 집에서 편안하게 읽는 것도 좋지만, 일상에서 살짝 벗어나 색다른 분위기에서 책을 읽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책을 가방에 넣고 어딘가로 향합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술집이나 바에서 긴장된 마음으로 한잔하며, 혹은 식당에서 편하게 식사하면서 책을 읽기도 하죠. 물론 각 장소마다 장점이 있지만, 종종 “생각보다 많이 못 읽었네…” 하는 아쉬움이 남을 때가 많았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옆자리의 대화 소리가 신경 쓰이거나, 오래 머무르기 어려운 분위기 때문에 집중이 힘들었죠. 술집에서는 술을 계속 시켜야 하는 분위기 때문에 독서보다 술을 마시게 되고, 결국 취해서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좁은 자리에서 불편하게 읽거나, 조명이 어두워 글자가 잘 보이지 않았던 경험도 많았습니다.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비슷한 경험을 해봤을 거예요. 그렇게 여러 번 비슷한 경험을 반복하면서도 저는 마지못해 또 어딘가로 향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또 같은 불편을 겪었죠. (웃음)
Q4 정말 공감되네요. 우리 모두 한 번쯤 그런 경험을 했을 것 같아요.
A4 저도 그랬어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싶을 때는 영화관에 가는데, 왜 독서를 하고 싶을 때는 독서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없을까?” 책을 읽지 말라는 곳은 거의 없지만, 반대로 마음껏 독서를 해도 된다고 보장해 주는 곳도 많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런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왜 존재하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죠.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독서만을 위한 공간이 없다고 아쉬워할 게 아니라, 내가 직접 만들어 보면 어떨까?” 그렇게 해서, 내가 가장 원하던 공간을 직접 만들어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Q5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데 불안한 마음은 없었나요?
A5 물론 불안한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 처음 해보는 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불안하다고 해도 결국 저는 이 일을 하게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어쩌면 세상에 대한 믿음과 기대 같은 것이 제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아요.
Q6 세상에 대한 믿음과 기대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A6 만약 독서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면, 누가 뭐라고 해도 저는 가장 먼저 찾아갔을 거예요. 그런 욕구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저처럼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원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 정도라면 작은 규모라도 사업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믿음이 있었어요.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거짓 없이 스스로를 속이지 않으면서 ‘내가 정말 원하는 공간이 되고 있는가?’를 몇 번이고 자문했어요. 그리고 그것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들 수 있다면, 이제는 세상에 맡기면 된다고 생각했죠. 만약 잘되지 않는다면? 그땐 세상을 탓하면 되니까요. (웃음) 물론 낙담하고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끝나지는 않을 거라는 기대와 믿음이 더 컸어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영화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렵잖아요. 마찬가지로, 저는 독서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Q7 운영자님께서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고 들었어요. 이에 대해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A7 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내가 정말 원하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도쿄에서 적절한 장소를 찾기 시작했어요. 어디든 괜찮았어요. 어차피 작은 규모로 시작할 거고, 나중에는 일본 전국으로 확장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Q8 처음 시작하는 사업인데 너무 낙관적인 것 아닌가요?
A8 맞아요. 저도 가끔은 너무 낙관적인 게 아닌가 싶었어요. (웃음) 사실 처음에는 “어디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도쿄로 정한 이유는 “처음 해보는 일이니까, 일단 사람이 많은 곳에서 시작하자”라는 단순한 생각 때문이었어요. 그리고 개인적인 희망도 반영했어요. 후미진 곳에 자리 잡고, 창이 넓으며, 긴 카운터석이 있는 곳을 원했는데, 그 조건에 맞는 곳이 시부야였어요.
1호점은 시부야와 신주쿠 사이에 위치해 있어요. 시부야역 반대편에 있는데, 저는 직접 방문하기 전까지 그곳에 이런 조용한 공간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하지만 막상 가보니 아무것도 없고 조용한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여기라면 일하는 저도, 찾아와 주시는 손님들도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장소를 결정한 뒤에는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했어요.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며 처음부터 제 손으로 직접 만들었어요. 매일 땀을 흘리면서요.
Q9 공간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A9 가게를 만들면서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정말 쾌적하게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책을 읽으러 온 손님들의 시간을 어떻게 보호하고, 그 순간을 긍정해 줄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던 중 《돈키호테》라는 책이 큰 도움이 됐어요. 물론, 그 책이 가게 운영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 건 아니에요. 그냥 재미있게 읽었을 뿐인데, 자연스럽게 제 아이디어가 정리되더라고요. 그렇게 정리된 생각들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봤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반응은 비슷했어요. “음… 신선한 아이디어긴 한데, 현실적으로 가게 운영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네. 그래도 응원할게” 다들 응원은 해줬지만, 걱정도 많이 했어요.
그때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의 스승이 했던 말이 떠올랐어요. “선입견은 가능성을 불가능으로 만든다.” 무언가가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는 직접 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해보기로 했어요. 그리고 한번 시작한 이상, 어떻게든 잘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졌어요. 무엇이든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사람은 결국 해내게 되니까요. 그래서 저는 “일단 해보자. 뭐든 해보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말을 끊임없이 되뇌었어요. 아까 질문해 주신 고정관념을 싫어한다는 것에 대한 답이 되었을까요?
Q10 가게 오픈날, 어떤 기분이었나요?
A10 드디어 내 가게가 열린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설레는 순간이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조금 부끄럽지만, 가게 오픈과 동시에 웹사이트도 만들었어요. 거기에 제가 생각하는 독서, 이 공간이 의미하는 것에 대한 글을 올렸죠. 하지만 막상 가게 운영을 시작하니, 제가 기대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어요.
Q11 어떤 점이 기대와 달랐나요? 좀 더 자세히 들려주세요.
A11 제가 했던 기대, 그러니까 ‘많은 손님이 찾아올 것이다’, ‘작은 가게로 시작해 곧 전국적으로 확장할 것이다’라는 생각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어요. 제가 너무 낙관적인 성격이었나 봐요. 가게를 열었는데 정말 너무 한산했어요. 너무 심심해서 소리라도 지르고 싶다! 싶을 정도였어요.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는 날도 있었고, 오늘은 좀 바빴다고 생각한 날조차 사실은 기대했던 것만큼의 매출을 올리지 못했어요. 우울한 밤이면, 그날 번 돈을 손에 쥐고 늦게까지 영업하는 다른 서점에 가서 책 몇 권과 바꾸곤 했어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묘하게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시간이 남아도니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던 건 좋았지만, 새해가 되어도 통장 잔액은 점점 줄어들었어요. 잔액이 400만 원. 몇 달 후면 바닥을 찍을 계산이었죠.
당시 Fuzkue는 밤에만 영업하는 가게였어요. 그래서 낮 시간에는 다른 수입원을 마련하기 위해 식당을 운영했어요. 물론, Fuzkue라는 브랜드 아래에서 타협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완전히 별개의 사업자로 등록해서 겉보기엔 전혀 상관없는 가게처럼 보이게 했어요. 낮에는 식당에서 일하며 매출을 올리고, 밤에는 조용한 가게 안을 멍하니 바라보는 나날이 이어졌어요. 매출은 여전히 적었지만, 그래도 ‘독서 시간을 응원하는 공간’이라는 콘셉트 자체에서 보람을 느꼈어요. 책을 읽고 편안한 시간을 보낸 손님들이 가게를 떠나며 미소를 지어줄 때, 따뜻한 말을 건네줄 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몰라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찾던 사람들이 정말 있었구나!’
그 순간 확신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책을 읽는 사람들로 채워진 공간만큼 아름다운 곳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 공간을 직접 보고 느끼며 일하는 순간이 행복했어요. 그리고 그 공간을 바라보며 확신했죠. ‘이 공간은 틀림없이 좋은 공간이다. 어쩌면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훌륭한 곳일지도 몰라.’ 하지만 더 좋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도 생겼어요. 그래서 조금씩 개선해 나갔어요.
Q12 어떤 점을 개선해 나갔나요?
A12 가장 먼저 한 것은 ‘이 공간이 누구를 위한 곳인가?’를 명확히 하는 것이었어요. 처음 오픈할 때 저는 책을 읽는 사람을 중심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까지 포함해서 생각했어요. 하지만 사실 책을 읽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면 너무 좁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있었어요. 그래서 독서뿐만 아니라 혼자 있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죠. 그때까지는 독서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는 사람들도 환영하는 공간이 가능할 것이라 믿었어요. 하지만 가게를 운영하면서 깨달았어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결국, 이 가게가 정말로 행복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그래서 처음 가졌던 고민을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이라는 하나의 방향으로 정리했어요. 그리고 그 결정을 바탕으로, ‘진정한 독서 공간’을 만들어가기로 했어요.
1. 수다를 떠는 공간을 완전히 없애야 한다.
2. 독서와 공존할 수 있다고 믿었던 컴퓨터 작업, 업무, 공부도 금지해야 한다.
3. 오히려 장시간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더 낫다.
4. 하지만 짧은 독서를 배제하는 것은 독서 서점으로서 맞지 않는다.
이런 고민과 변화를 거치며 지금까지 운영해 왔어요. 하지만 단 한 번도 독서를 하고 싶은 사람들을 배신한 적은 없다고 믿어요.
Q13 운영자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독서를 위한 공간에 대한 확신이 얼마나 강한지 느껴져요. 저도 동네에 이런 서점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어요.
A13 그렇죠! 저도 같은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이 가게를 열었어요. 운영하면서 손님들에게 이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내가 사는 동네에도 이런 가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는 작은 가게지만 잘 운영되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점점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렇게 좋은 공간이 시부야에만 있는 건 너무 아깝지 않은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한 동네에 하나씩 이런 독서 공간이 있는 세상’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2020년에는 시모키타자와에 2호점을, 2021년에는 니시오기쿠보에 3호점을 열었어요. 아직도 Fuzkue가 자리 잡아야 할 동네가 많다고 생각해요. 더 많은 곳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싶어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독서를 위한 계기를 제공하면서 ‘행복한 독서 시간’을 늘려 나가는 것. Fuzkue는 앞으로도 그런 행복한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가기 위해 계속 나아갈 것입니다.
오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Fuzkue의 행보를 기대하겠습니다!
도쿄 중심에 독서 특화 서점 겸 카페, 출판계 인사 인터뷰(독서 특화 서점 Fuzkue), 분담출판, 서적출판, 소규모출판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