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노벨 문학상 수상 관련 스페인 출판계 반응, 책발행, 책소량제본, 책소량제작
한강 작가 노벨 문학상 수상 관련 스페인 출판계 반응
지난 10월 10일, 올해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면서 전 세계 문학계가 들썩였다. 올해 수상자는 대한민국의 여성 작가 한강이었다.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일 뿐만 아니라, 기존 수상자들에 비해 비교적 젊은 나이인 53세라는 점, 그리고 아시아 여성으로서는 최초의 수상이라는 점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한강 작가를 주목했다. 스페인도 예외는 아니었다. 언론에서는 일제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하며, 작가의 작품 중 이미 스페인에 번역 출간되어 있는 4개의 작품,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희랍어 시간》, 《흰》1)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앞다투어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기사를 쏟아 냈다. 한강 작가 노벨 문학상 수상 관련 스페인 출판계 반응, 책발행, 책소량제본, 책소량제작
1) 스페인어 번역판《La vegetariana(채식주의자)》, 《La clase de griego(희랍어 시간)》, 《Actos humanos(소년이 온다)》, 《Blanco(흰)》
스페인 언론에서 주목한 포인트도 다른 나라의 반응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많은 언론사가 ① 노벨문학상의 평균 수상 연령인 65세보다 비교적 젊다는 점 ② 여성 작가라는 점 ③현재 문화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 작가라는 점을 주목했다. 사실 스페인 내에서도 이번 수상자가 아시아 문화권의 여성 작가가 될 확률이 높다고 보았으나, 많은 평론가는 71세의 중국 작가 찬 쉐를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그래서 한강 작가가 수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놀라운’ 결과라고 말하며, ‘노벨문학상이 현대적으로 변하였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런 평가의 이유 중 하나는 한강 작가가 소설에서 다루는 주제들이 현시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비록 한강 작가의 수상이 스페인 출판계의 예상을 벗어났지만, 대체로 이번 수상 결과에 큰 이견은 없는 분위기다. 특히 작가가 이미《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도 이름을 알린 바가 있고, 이후 다시 한번《 흰》이라는 작품으로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만큼 작가의 문학적 역량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의견이다. 특히 맨부커상 수상자 중 일부는 노벨문학상을 받았기 때문에, 맨부커상을
노벨문학상으로 가는 관문으로 보기도 했다. 스페인의 인터넷 언론사 누에바 트리부나(Nueva Tribuna)는 한강 작가를 ‘기억, 억압, 정체성에 관한 불편한 탐구를 통해 성찰을 일으킨다’라고 표현했다.
스페인에서 한강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 출판사들의 기쁨도 전해졌다. 스페인의 편집자이자 서점 오나 파우 클라리스(Ona Pau Claris) 운영자이기도 한 욜란다 바따예 (Iolando Batalle)씨는 스페인의 주요 일간지 라 반구아르디아(La Vanguardia)와 10월 10일 당일 한 인터뷰를 통해 어떻게 한강 작가의 작품《 채식주의자》를 스페인어로 출간하게 되었는지를 밝혔다. 그녀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한강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했고,
출판 에이전트 바바라(Barbara J. Zitwer)를 통해《 채식주의자》 원고를 전달받았고 받은 당일 원고를 다 읽어 버릴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녀는 그다음 날바로《 채식주의자》의 판권과 더불어 아직 읽지도 않았던《 소년이 온다》의 판권도 함께 구매했다. 그만큼《 채식주의자》에서 큰 인상을 받았기 때문에《 소년이 온다》는 읽어볼 필요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후 실제로《 소년이 온다》를 읽게 되었을 때 그녀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한강 작가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방문했을 당시 바따예 편집자의 집에서 식사를 같이할 정도로 두 사람은 깊은 교감을 나눴고, 이 두 소설은 욜란다 바따예 편집자의 손을 거쳐 출판사 라타 북스(Rata Books)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한강 작가 노벨 문학상 수상 관련 스페인 출판계 반응, 책발행, 책소량제본, 책소량제작
이번 노벨 문학상 수상과 더불어 한강 작가의 이력을 가장 상세하게 다룬 언론사는 디지털 일간지 엘 에스빠뇰(El Espanol)이었다. 이 언론사는 한강 작가의 첫 책이자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까지 소개했는데 재밌는 점은 한국어 원제를 기사에 그대로 표기했다는 점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모국어에 대한 존중과 한국어의 높아진 위상을 짐작하게 만드는 기사이다.
한강 작가의 작품을 한국어 원제와 같이
소개한 스페인 언론 기사
더불어 이번 한강 작가의 수상과 함께 주목받는 이들도 있다. 먼저 스페인에 소개된 다른 한국의 여성 작가들이다. 인터넷 언론사 엘 디아리오(El Diario)에서는 김혜진, 김애란, 조남주 작가 등을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 기사에 같이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스페인에 활발하게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되고 양국을 오가는 문학 행사도 많이 개최되는 만큼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이 불러일으킨 세계 속 한국 문학의 나비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이어 한강 작가의 작품을 스페인어로 번역한 윤석미 번역가 역시 최근 언론에 자주 언급되고 있다. 윤선미 번역가는 스페인에서 출간된 한강 작가의 작품 4개를 전부 번역하였기에, 그녀의 이력이나 과거 인터뷰 역시 언론에 관심을 끌고 있다. 윤선미 번역가는 2017년《 채식주의자》가 스페인에 처음 출간되었을 당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출간기념회에 한강 작가와 함께 해당 작품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한편 현재 스페인 서점가의 상황도 한국과 비슷하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이후 스페인에서도 많은 스페인 독자들이 한강 작가의 작품을 찾으면서, 일시적으로 작가의 책이 품절 되기도 했다. 예상치 못했던 수상이었던 만큼 출판사의 공급 물량 부족으로 수상자 발표후 거의 2주가 지난 현재 시점까지도 대형 서점 체인인 카사 델 리브로(Casa del Libro) 온라인 서점에는 여전히 작가의 모든 작품이 품절 상태이다. 마드리드의 여러 서점에서도 서점 입구 정면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과 함께 주요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스페인 서점 정면에 배치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와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
이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그동안 음악이나 영화 같은 다른 예술 장르에 비해 비교적 늦게 해외에 소개된 한국 도서들이 세계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 도서가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으며, 글로벌 콘텐츠로 자리 잡을 것이 기대된다. 한강 작가 노벨 문학상 수상 관련 스페인 출판계 반응, 책발행, 책소량제본, 책소량제작`
*출처
스페인 일간지 엘 빠이스 El Pais 10월 10일자, 스페인 일간지 엘 에스빠뇰 El Esapanol 10월 10일자 외 현지 언론 종합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