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과 인도네시아, 소장본제작, 소장용책, 소장용책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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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IIBF 2024)

– 인도네시아 도서협회 시상식(IKAPI Awards)
2024년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IIBF 2024)이 9월 25일부터 29일까지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개최되었다. 첫날 개막행사에서는 인도네시아 도서협회 시상식(IKAPIAwards)도 함께 열렸으며, 올해의 작가, 올해의 책, 문해력 전도사, 올해의 아동도서 등 4개 부문에서 시상이 이루어졌다. 수상내역은 다음과 같다.

 

2024년 이카피 어워드 (IKAPI Awards 2024) 수상자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J.S. 카이렌의 풀네임은 좀방 산따니 카이렌(Jombang Santani Khairen)으로 1991년 1월 23일 파당에서 태어났다. 그는 주로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유려하고 여유로운 문체와 유머러스한 서술이 특징이다. 그의 작품은 일상 속 사회 문제와 도덕적 가치에 대한 고찰과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어 문학 전공 학생들의 논문 자료로 자주 인용된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17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그중 지난해 발간한《 아빠 지갑, 엄마 신발(Dompet Ayah Sepatu Ibu)》은 3만 5천 부 이상 팔렸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안드레아스 꾸르니아완의《 접시를 닦으며 애도하는 남자(Seorang Pria yang Melalui Duka dengan Mencuci Piring)》는 출간 한 달 만에 3천 부가판매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2024년 9월 말까지 1만 5천 부가 판매되어 메가 베스트셀러 타이틀을 획득했다.1)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할 수 있으며, 모두가 그 슬픔을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올해의 아동도서로 선정된《 별과 월식(Bintang & Gerhana)》은 성격이 정반대인 빈땅과 거르하나가 친구가 되어 서로를 보완하는 달콤한 우정 이야기다. 책의 작가인 타샤 라웃밀라(Tascha Liudmila)는 기자 출신 작가로《 마음의 무드(Suasana Hati)》와《루비의 돈 벌기 Rubi Cari Uang)》 등의 책도 썼다. 일러스트는 이꾸 날라(Ikku Nala)가 맡았으며, 그는 제12회 국제 도서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 <책의 이미지>(모스크바, 2019)등 여러 국제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

문해력 전도사로 선정된 마만 수헤르만(Maman Suherman)은 1965년생으로, 인도네시아국립대학교(UI)에서 범죄학을 전공했다. 1998년부터 기자로 활동하다가 2003년까지 꼼빠스 그라메디아 그룹에서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프로덕션 하우스와 광고 대행사 아피콤 프로덕션(Avicom Production)의 소유주이자 총괄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그가 쓴 책들은 문예창작과 학생들의 학습 자료와 논문 작성에 자주 활용되
고 있으며, 그는 다양한 도시와 외딴 지역을 다니며 글쓰기 교육과 독서 문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여러 출판사와 협력해 벽지 마을에 도서를 기증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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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API Award 2024의 올해의 책과 올해의 아동도서 표지

 

1) 인도네시아에서는 일반적으로 3,000부면 베스트셀러, 1만 부 이상은 메가 베스트셀러로 간주한다.
* 이미지 출처
인도네시아출판협회 홈페이지

 

–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IIBF 2024)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은 독서율이 낮은 인도네시아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장엔 많은 인파가 북적였다. 2023년에는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되었고, 2024년에는 해외 부스 중 중국이 가장 큰 전시장을 열었으며,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도 부스를 개설했다. 한국에서는 한국인쇄협회가 큰 부스를 준비했다.

 

2024년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의 한국 부스

 

그라메디아(Gramedia), 미잔그룹(Mizan Group), 에를랑가(Erlangga) 등 현지 대형출판사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현지 출판사들이 부스를 개설했고 전시장의 절반 정도는 도서 할인 판매장과 세미나 무대, 저작권 거래소 등이 설치되었다. 이중 인도네시아 교육문화부 도서국이 운영하는 SIBI(인도네시아 도서 정보 시스템) 부스가 따로 마련되었는데 교육부에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전 학년의 가용한 교과서, 교과 자료를 온라인에 올려놓으면 이를 원하는 개인이나 학교가 다운받을 수 있도록 제공했다. 만약 학교에서 이를 교과서로 사용하려면 교육부와 계약된 업체를 통해 마켓플레이스에서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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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
* 왼쪽부터 교육부 SIBI 부스, 그라메디아 전시장, 중국관

 

 

578돌 한글날 기념 K-북 메타버스를 타고 도서전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이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자카르타 시내 롯데쇼핑애비뉴의 KOREA 360 로비에서 <K-북 메타버스를 타고 도서전>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협력하여 주최했으며, 2023년 그림책상 수상작 도서와 아동·청소년 도서, 신간 도서, 메타버스 관련 도서, 한국어 학습서 등을 전시했다. 또한《튜브》의 손원평 작가 팬미팅도 있었다. 특히 578돌 한글날을 기념하여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협력하여 한국어 파견 교사와 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한국문화 체험, 한글 퀴즈쇼, 한글날 주제 체험행사 등이 마련되었다. 이 외에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한국의 사계절을 체험하는 포토존과 한국 관광지를 배경으로 하는 인생네컷 체험을 통해 방한 관광 활성화를 도모했다.

 

K-북 메타버스를 타고 도서전 및 한강 작가 작품

 

이번 행사에는 현지 출판사인 그라메디아가 선정한 대표적인 한국 원작 번역 도서들을 전시되었다.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와《 튜브》를 비롯해 최명기 작가의《게으름도 습관이다》, 전승환 작가의《 하는 일마다 잘되리라》, 오수향 작가의《 1등의 대화습관》, 《웃으면서 할말 다하는 사람들의 비밀》,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과《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When Things Don’t Go Your way》, 현이랑 작가의《레
모네이드 할머니》, 소설집《새벽의 방문자들》, 김지혜 작가의《책들의 부엌》, 이종관 작가의《현장검증》 등이 포함되었다.

행사 첫날인 10월 11일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발표된 바로 다음 날이었는데 행사장에 한강 작가의《소년이 온다》와《채식주의자》2) 가 전시되어 있었지만,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어떠한 표시도 되어 있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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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바짜출판사(Penerbit Baca)에서 2017년 각각 ‘Mata Malam’, ‘Vegitarian’이란 제목으로 번역 출간됨
* 출처 자카르타 경제신문
https://www.pagi.co.id/bbs/board.php?bo_table=korean_news&wr_id=13784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과 인도네시아

– 영자 일간지 자카르타포스트 논평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된 현지 매체들의 보도는 10월 20일까지 이어졌으며, 그중 일간 영자지 자카르타포스트의 10월 12일자 논평에서는 한국 출판산업과 한강 작가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평가와 인식을 엿볼 수 있다. 다음은 해당 논평을 발췌한 것이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국의 한강 작가는 비교적 뒤늦게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나 그녀의 대표작이 마침내 영어로 번역되자 그 후 불과 9년 만에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을 받는 쾌거를 거두었다. 2007년 한국에서 출간된 그녀의 작품《 채식주의자》는 많은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이기도 한 그녀의 아버지가 ‘곧바로 서랍 속에 들어가 묻혀버릴 종류의 책’이라 말한 평가를 증명이라도 하듯 영어 번역본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만 했으나 2016년 마침내 영문 번역판이 출간되자마자 그해 국제적 권위를 가진 맨부커상을 수상하는 파괴력을 보였다. 해당 작품은 이후 수십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각국에 소개되었지만, 스웨덴 한림원이 지난 10월 10일(목)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결정하기까지 17년 동안 정작 한국에서는채 백만 권도 팔리지 않았다. 여기엔 한국인의 상대적으로 낮은 독서율과 쇠약해 가는 한국출판산업의 영향도 있었다. 한국 독자들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서점으로 몰려가 그녀의 소설과 시집, 단편집들을 구매했다. 한강 작가는 그간 노벨문학상 유력 수상 후보 목록에 없었기에 한림원의 발표는 충분히 충격적이어서 케이팝과 오징어게임의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고 문학적
생동감을 최고조로 끌어 올렸다. 한국문학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일본과 중국 문학에 비해 국제사회에서 상대적으로 그리 높은 인지도를 누리지 못했다. (중략) 그녀는 소설 ‘소년이 온다’를 통해 당시 민주화 봉기가 군홧발에 짓밟혔던 역사적 트라우마를 되돌아 조명했다.3)(중략) 군시절에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며 BTS의 뷔가 목요일 축하메시지를 SNS에 올림에 따라 한강 작가의 작품들은 (인도네시아에서도) 더 큰 인기를 누리며 각광받게 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케이팝 아이돌이 추천하거나 언급한 도서가 순식간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는 역시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절판 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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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년이 온다’의 영문 번역판엔 ‘Human Acts’ 즉 ‘인간의 행위’라는 제목이 달렸고 인도네시아판은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사물을 잘 분간하지 못하는 ‘야맹증’이란 의미의 ‘Mata Ma lam’으로 번역되었다.
* 출처 자카르타 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culture/2024/10/12/han-kangs-nobel-spurs-hope-of-global-recognition-for-korean-literature.html

– 한강 작가 노벨상 수상 소식에 현지 출판시장이 전혀 반응하지 않는 이유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는 2007년 한국에서 처음 출간되었으나, 2016년 영어 번역본이 출판된 후 맨부커상을 수상하면서 주목받았다. 그해 인도네시아에서《 채식주의자》의 판권을 가장 먼저 확보한 곳은 대형 출판사인 그라메디아나 미잔그룹이 아닌 중소 출판사인 바짜(Baca)였다. 바짜 출판사가 한국 작품을 번역·출판한 것도 한강《의채 식주의자》가 처음이었다.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짜 출판사의 정보가 매우 제한적이지만, 과거 바짜 편집장의 인터뷰가 남아 있어 이 출판사의 활동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2016년 맨부커상 수상작인《 채식주의자》가 인기를 끈 것은 인도네시아 유명 소설가 에카 꾸르니아완의《 호랑이 남자(Lelaki Harimau)》도 그해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가 결국 수상하지 못했는데 에카 꾸르니아 완을 누르고 수상한 한강 작가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높아진 것이다.

바짜 출판사는《 채식주의자》의 성공에 힘입어 한강 작가의《소년이 온다》, 편혜영 작가의《홀(The Hole)》, 단편집《시체들(Potongan Tubuh)》 등 한국 문학 작품들을 번역·출간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무거운 주제의 소설들은 인도네시아 대중에게 더 이상 인기를 끌지 못했고, 바짜는《달러구트 꿈 백화점》과 같은 힐링 라이트노벨로 방향을 전환했다. 현재 바짜는 한국의 7개 출판사와 협력하고 있다. 한강 작가의《채식주의자》와《소년이 온다》는 2017년에 각각 번역 출판되었다. 바짜 출판사에는 해당 작품의 출판 IP 계약이 연장되었는지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지만 보통 5년 기한으로 체결하는 IP 계약이 2022년 연장되지 않아 결국 절판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바짜 출판사에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것과 시내 서점들 여러 곳을 돌아봐도 한강 작가 도서들 재고가 남아 있지 않다. 바짜 출판사 홈페이지에서는 《채식주의자》와《소년이 온다》를 각각 92~93%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바짜 출판사 홈페이지의 한강 작가 도서 가격표

인도네시아에서는 라띠 꾸말라의 《시가렛걸》 같이 인도네시아 대학살을 배경으로 한책들이 크게 각광받고 있지만, 비슷한 역사적 상황을 배경으로 한《 소년이 온다》 같은 작품이 증쇄되지 않고 절판된 상황이다. 이는 독자들의 감성에 맞지 않았기보다는, 현지 번역가의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한강 작가 작품 해외 출판을 담당하는 도서 에이전시인 영국의 RCW에 인도네시아 출판시장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긴 어렵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에도 한강 작가의 수상과 관련된 기념 행사나 홍보계획을 문의했으나 역시 답변을 받지 못했다.

과거 영화 <기생충>(2019)이 칸 국제영화제와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수상한 후,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던 것처럼, 이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역시 그에 견줄 만한 사건이다. 한강 작가와 관련 도서뿐만 아니라 한국문학의 경쟁력을 홍보하고 한국 원작 번역 도서 전반의 인도네시아 판매량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였다. 그러나 바짜 출판사의 IP 계약 종료로 인해 인도네시아에서는 해당사건과 작품들을 홍보할 주체가 없어져 이 기회가 그냥 지나가고 있다. 앞서 언급한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린 <K-북 메타버스를 타고 도서전>은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했지만, 직전에 발표된 노벨문학상 수상을 도서전 내 반영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침 10월이 한국문화원 주최로 9월 23일~11월 24일 기간 중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되는 <2024 한국문화의 달> 기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4) 주인도네시
아 한국문화원이 이번 한강 작가의 수상을 기념하는 홍보자료라도 홈페이지에 게시했으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는 교민지인 한인뉴스 10월호에 헌정페이지가 실리는 정도일 듯하다.

한편 이전에 바짜 출판사에 보낸 이메일의 답변으로, 현재 바짜 출판사가 두 작품(《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에 대한 IP 연장계약을 추진 중이며 이후 또 다른 작품인《흰(The White Book)》의 추가 번역출판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10월 23일(수) 전국 그라메디아 서점 체인 어느 곳에도 두 작품 재고가 남아지 않았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따른 인도네시아 출판시장과 서점들의 본격적인 축하와 후속 활동은 좀 더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4) 한국문화의 달 https://id.korean-culture.org/ko/1525/board/232/read/132421
* 출처
자카르타경제신문 https://www.pagi.co.id/bbs/board.php?bo_table=contribution&wr_id=171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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