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출한 인도네시아 작가 부부, 도서 불법복제를 멈춰 달라는 로컬 작가들의 아우성,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의 현실인식과 제언

한국 진출한 인도네시아 작가 부부, 도서 불법복제를 멈춰 달라는 로컬 작가들의 아우성,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의 현실인식과 제언

 

 

 

 

9월 인도네시아 출판시장 보고서
코디네이터 | 배동선

 

 

 

 

이달의 출판계 이슈
한국 진출한 인도네시아 작가 부부
한국에 어느 정도 알려진 인도네시아 소설가로는 현지에서 문호로 통하는 쁘라무댜 아난타 뚜르 (Pramoedya Ananta Toer) 정도가 거의 유일하다가 2016년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을 받을 당시 후보 숏리스트에 올랐던 에카 꾸르니아완(Eka Kurniawan) 작가의 「아름다움 그것은 상처(Cantik Itu Luka)』(2002), 『호랑이남자(Lelaki Harimau)』(2004)가 이듬해인 2017년부터 한국에 속속 번역 출간되었다.

한국 도서들은 소설과 자기계발서 기준 중심으로 최소 370권 이상 인도네시아에 번역 출판된 것에 비해 인도네시아 도서는 작가나 작품이 현지에서 누리는 유명세와 관계없이 대체로 미미한 숫자가 한국에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이는 한국 독자들에게 인도네시아 콘텐츠가 생경하기도 하거니와 수요도 적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른 동남아 국가들의 문학도 마찬가지 상황인데 그래서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 2022년 1월 1차로 펴낸 동남아문학총서는 매우 의미있는 출간작업이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의 소설 각 한 편씩 번역되었는데 당시 번역된 인도네시아 작품은 함카(Hamka)의 『판데르베익호의 침몰(Tenggelamnya Kapal van der Wijck)』이었다. 한세예스24문화재단은 2026년 출판예정으로 동남아문학총서 두 번째 번역출판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번에 포함될 인도네시아 작품은 2023년 10월 넷플릭스에서 동명의 5부작 드라마로 공개된 라띠 꾸말라(Ratih Kumala) 작가의 『시가렛걸(Gadis Kretek)」(2012)이다.

라띠 꾸말라 작가는 2006년 예의 에카 꾸르니아완 작가가 결혼했다. 그래서 원래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인도네시아 작가들 중 이들 부부의 작품이 순차적으로 번역되어 한국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담배 마는 숙녀’ 또는 ‘담배의 여인’이란 의미의『시가렛걸』의 전반은 네덜란드 식민지시대, 일제강점기, 해방 공간을 관통하는 이드루스 무리아의 담배사업 성공기, 후반은 이드루스의 장녀 다시야가 아버지를 도와 담배 조향사가 되어 사업을 번창시킨 후 만난 수라야라는 청년과의 사랑과 애증의 이야기를 담았다.

라띠 꾸말라 작가의 간단한 프로필은 다음과 같다.

 

작가 프로필
라띠 꾸말라작가는 1980년 6월 4일 자카르타에서 태어나 수라카르타 스블라스 마렛 대학교(Universitas Sebelas Maret)에서 영문학 학사(S-1)를 취득했고 현재 소설과 단편 소설을 쓰며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미국 아동용 TV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를 인도네시아식으로 각색한 <잘란 세서미> 작가팀에 참여한 후 트랜스 TV(Trans TV)에서 스크립트 편집 코디네이터로 7년 간 일했고 영화 제작사인 라임라이트 픽쳐스(Limelight Pictures)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작품
『타뷸라 라사(Tabula Rasa)』, 장편소설 (2003 자카르타 예술위원회 소설공모전 3위 입상, 그라메디아 2004)
『창세기(Genesis)』 장편소설 (인시스트 프레스, 2005)
『황혼의 몰약(Larutan Senja)』 단편소설집 (GPU, 2006)
『천성이 브타위(Kronik Betawi)』, 장편소설(일일 연재물 편집본, 리뿌블리카(Republika) 신문 2008년 8월 ~12월 연재, GPU 출판, 2009)
『시가렛걸(Gadis Kretek)』, 장편소설 (2012년 적도문학상(Kusala Sastra Khatulistiwa) 숏리스트, GPU 2012)
『바스티안과 마법의 버섯(Bastian dan Jamur Ajaib)』, 장편소설 (2015년 적도문학상(Kusala Sastra Khatulistiwa) 롱리스트, GPU 2015)
『송금환(Wesel Pos)』, 장편소설 (GPU, 2018)
『해양 무용담(Saga dari Samudra)』 장편소설, (GPU, 2023)
『콜로니(Kloni)』 장편소설, (GPU, 2025)

 

수상 및 활동
2015년 TV 시리즈 <싱글 앤 호프풀 해피(Single and hopeful Happy)>로 KPI 상 수상
2019년 3월 12일~14일 런던 국제 도서전(LBF)에 인도네시아 여성작가로서 최초 참가. 이때 출품한 작품은 2018년 9월 런던대학교 소아스(SOAS)에서 영문본을 출판한 『황혼의 몰약」이었다.

2023년에는 「시가렛걸(Gadis Kretek)』이 까밀라 안디니와 이파 이스판샤의 넷플릭스 시리즈로 제작되어 부산국제영화제(BIFF 2023)에 출품되고 2024년엔 서울국제드라마어워즈에서 최우수 미니시리즈 상을 수상했다.

출처
일간꼼빠스1

 

 

새로운 시도 『원주 실종 사건』
한국어 부제가 달렸지만 한국 원작 도서가 아닌 책들은 현지에서 이미 여러 권 나왔다. 이번엔 『원주 실종 사건』이란 한글 제목이 버젓이 달린 작품이 출판되었다. 물론 같은 의미의 인도네시아 제목 『Hilang di Wonju』가 병기되었다.

원주 실종 사건 표지
작가 쯔가에다(Tsugaeda)는 일견 일본인 이름처럼 보이지만 아데 아구스티안(Ade Agustian)이란 본명을 가진 인도네시아 스릴러 소설 작가다.

한국 원작 도서에 한글 제목을 병기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일본이나 중국 등 다른 아시아 작품들에도 일본어나 중국어로 제목이 병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지 작가가 쓴 책에 부제로 달리는 외국어로는 한국어가 거의 유일하다. 그런데 로컬 소설 제목에 한국어가 병기된 것은 거의 최초 케이스다. 이전에도 버를리아나 킴벌리(Berliana Kimberly) 작가의 소설『지중해(Laut Tengah)』에도 ‘내 사랑의 운명’이 별도의 한글 제목처럼 달린 적이 있으나 이는 사실 부제로 봐야 할 것이다.

『원주 실종 사건』은 작가가 한국에서 레지던시 기간 동안 쓴 작품이다. 이 책은 한국에 파견 나온 하니 루스타만 경위가 한국에서 실종된 펠리시아를 찾기 위해 이경석 형사의 도움을 받아 수사와 추리를 통해 진실에 다가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은 그라메디아의 사내 출판그룹 중 하나인 엘렉스 메디아 꼼뿌띤도(Elex Media Komputindo)가 2025년 8월 출판했다.

『지중해(Laut Tengah)』 내 사랑의 운명

 

출처
그라메디아닷컴2

1 https://www.kompas.id/artikel/ratih-kumala-penulis-yang-ngidak-bumi
2 https://www.gramedia.com/products/hilang-di-wonju?srsltid=AfmBOooDpJPJRyxCkjd1rt-PUO0hUCiMdBXp6gGK9wpg_j0RRJbTLc6mE

 

 

도서 불법복제를 멈춰 달라는 로컬 작가들의 아우성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유명 작가 안드레아 히라타(Andrea Hirata)가 2005년에 쓴 『무지개분대(Laskar Pelangi』가 2008년까지 60만 부 이상이 판매되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일이 있다. 이 소설을 기반으로 동명의 영화도 나왔고 한국에도 그 번역본이 출판되었다.

문제는 그 당시 함께 팔린 해적판이 1,500만 부에 달한다는 점이다. 세금 한 푼 내지 않는 해적판 복제본이 정품의 25배 넘게 팔렸으니 정작 작가나 출판사보다 불법 복제업자들이 돈방석에 앉았다. 이런 도서 불법복제 관행은 현지 도서출판계의 고질적인 병폐가 되어 지금도 작가와 출판사들의 정당한 수입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이 문제는 온라인과 마켓플레이스에서 만연하며 대다수 작가들을 경제적 궁지에 몰고 있다. 6월에 있었던 ‘원작물 리터러시(Original Works Literacy)’ 캠페인에서도 작가들은 저작권 문제와 도서 불법 복제의 만연을 성토했다.

마만 수헤르만(Maman Suherman) 작가는 고질적 불법복제범들을 형사범으로 전환해 적극적으로 잡아들이지 않는 정부가 건전한 도서 출판 시스템 구축을 저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가장 큰 출판사인 그라메디아가, 정부 측에서는 저작권 주무부서인 지식재산총국(Ditjen Kekayaan Intelektual)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베스트셀러 『5 Cm』의 저자 도니 디르간토로(Donny Dhirgantoro) 작가는 책이 4:1의 비율로 불법복제도서가 더 많이 많이 팔렸다는 사실에 개탄을 금치 못했다. 그나마 유력 무슬림단체인 인도네시아 울라마 대위원회(MUI)가 도서불법복제를 하람(haram-불경행위)으로 금지한 것을 위안으로 삼았으나 도서불법복제 문제는 그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베스트셀러 매대에 몇 년째 올라와 있는 명저 『테라스 철학(Philosofi Teras)』으로 유명한 헨리 마남삐링(Henry Manampiring) 작가 역시 불법복제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한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학저작권 보호를 촉구하는 ‘#LiterasiKaryaAsi’ 캠페인은 그라메디아 출판사와 통신디지털부, 창조경제부, 인도네시아출판협회(IKAPI) 및 여러 마켓플레이스들이 협력하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학 캠퍼스 안팎의 복사집에서 교재 불법 복사가 공공연히 횡행하는 중이므로 대학 시절 이미 공범이 된 경험을 갖게 된 이들이 은연중 도서 불법복제를 심각한 범죄로 여기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서 불법복제를 근절하려면 학원가의 복사집부터 단속하는 것이 마땅하나 그렇게 하면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진다는 논리와 과학 지식을 나누는 것은 고귀한 일이라는 이상한 핑계가 여전히 힘을 얻고 있어 인도네시아의 도서 불법복제 문제의 해결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영원히 공전하고 있다.

출처
더틱닷컴 3

3 https://www.detik.com/pop/culture/d-7980496/suara-penulis-teriak-setop-pembajakan-buku

한국 진출한 인도네시아 작가 부부, 도서 불법복제를 멈춰 달라는 로컬 작가들의 아우성,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의 현실인식과 제언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의 현실인식과 제언
다음은 인도네시아 국회 제13위원회 위원장이자 도서법 개정안 발의자 윌리 아디티야(Willy Aditya) 의원이 8월 14일자 ≪미디어 인도네시아(Media Indonesia≫에 기고한 글에서 인도네시아 도서산업의 미래에 대한 도서 애호가들의 암울한 우려를 대변한 것에 대해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 아리스 힐만 누그라하 회장의 관련 인식과 타개책의 제언을 정리한 것이다.

그는 인도네시아 도서산업 생태계가 그 필요성에 대한 인정을 받으면서도 국민들로부터 충분한 관심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ASEAN)에서 가장 큰 도서출판산업 규모를 가지고 있어 매년 10만 권 이상의 도서가 출판되고 있다. 출판사, 교육기관, 재단, 대학, 연구기관 등 약 2만5,000개의 기업과 단체가 ISBN 신청자로 등록되어 있다. 인도네시아출판협회(IKAPI)의 활동회원들도 950개(명)가 넘는다. 반면, 베트남의 출판사는 80개, 말레이시아는 160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의 팜 민 찐 총리는 당시 베트남을 방문 중이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를 접대하면서 청사가 아닌 하노이의 서점가에서 서로 책을 교환하는 퍼포먼스를 벌여 양국 도서생태계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었다.

한편, 안와르 총리는 매년 쿠알라룸푸르 국제도서전(KLIBF)을 방문하고 있다. 그는 전시장에서 4학년 이상 학생들에게 1인당 약 26달러 상당의 KLIBF 도서 상품권을 배포했다. 올해도 도서전 전시장에서 40만 명의 교사를 위한 유사한 상품권 지급을 약속했다. 국민들의 독서 욕구를 크게 북돋은 것이다. 그런 노력에 힘입어 도서전이 열린 쿠알라룸푸르 WTC 빌딩 6개 층이 방문객으로 가득 찼다. 주최 측은 약 180만 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으며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의 문해력 지수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인도네시아에서는 오히려 매년 수십 개의 출판사가 폐업하거나 신간을 더 이상 출판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있으며 작가들의 인세는 쥐꼬리 만하고 도서전은 참가 업체와 방문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을 닫은 오프라인 서점들도 적지 않다. 그중 한때 오프라인 서점 생태계의 한 축을 이루었던 구눙 아궁(Gunung Agung) 서점이 2024년 문을 닫은 것은 뼈아픈 일이다.

2017년 기본법 3호(이하 2017년 도서법)에서 권위있는 도서 기관 설립을 명문화하고 있지만 아직 그런 국정단체는 조직되지 않았다. 창조경제부의 출판 산업 지원 예산이 극히 미미한데 이는 국가개발기획부(Bapenas)가 애당초 창조경제 자체의 국가 GDP 기여도를 매우 낮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국가적으로 도서 산업의 중요성이나 우선순위를 변변치 않게 보았던 것이 오늘날 도서 생태계의 어려움을 초래한 주된 이유다.

한국 진출한 인도네시아 작가 부부, 도서 불법복제를 멈춰 달라는 로컬 작가들의 아우성,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의 현실인식과 제언

 

인도네시아 도서생태계
역시 같은 이유로 국회 제13위원회가 제출한 2017년 도서법 개정안은 국회의 입법 우선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렸다. 이는 국회조차 인도네시아에서 도서출판 산업이 이미 쇠퇴기에 접어들었다고 인식했음을 시사한다.

그간 출판업계가 2017년 도서법에 대해 가지고 있던 대표적인 불만은 해당 도서법이 거의 대부분 교과서에 대한 규정에 치중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도서법 15개 조항이 ‘교육용 서적’에 대한 내용이고 그에 비해 달랑 한 개 조항만이 일반 서적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2017년 도서법 시행령 차원으로 만들어진 2019년 정부령 제75호도 교육 서적, 도서관 비치 도서 등을 규정하고 있고 그 외에도 교육 서적 평가 규정을 담은 2022년 교육문화연구기술부 장관령 제25호, 도서 평가를 위한 채점 지침을 담은 교육학연구정보센터(BSKAP) 규정 030/P/2022과 039/H/P/2022 등도 모두 교과서에 관련된 것들이다.

또한, 2017년 도서법은 주로 출판 산업의 업스트림 부분, 즉 출판사에 중점을 두고 있어 다운스트림 부분인 독자 대중을 대체로 무시하고 있다. 정부가 도서 생태계에 대해 가진 일곱 가지 책임 중 다섯 가지가 출판과 관련되어 있다. 나머지 둘 중 하나는 문화진흥에 대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독서 흥미를 고양하는 것인데 이 역시 양질의 도서를 조달하는 출판사의 역할과 통하는 문제다.

한편, 출판된 책을 독자들이 사주지 않으면 출판산업이 지탱될 수 없으므로 2017년 도서법과 2019년 정부령 75호에서 파생한 시행령들은 정부가 업스트림 부문 개선, 특히 양질의 도서 접근성을 보장하는 방안에 방점을 찍었다. 아무리 좋은 책을 출판해도 독자에게 다가가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이 법은 독서 흥미와 문해력 증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규정하여 도서 산업의 다운스트림 부문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여지를 제공하지만 지역별 독서층 구축 노력의 내역 등 세부적인 규정들까지는 일일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현행 도서법은 사실상 독자나 정부를 도서 생태계의 일부로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래서 생태계를 유지, 발전시키는 막중한 책임을 출판 주체들, 즉 저자, 편집자, 번역가, 각색가, 북 디자이너, 삽화가, 인쇄소, 출판사, 전자책 개발자, 서점 등에만 지우고 있다. 출판사들이 저렴한 양질의 도서를 대량으로 펴낼 수 있다해도 독서 습관이 없거나 독자들이 책에 접근할 경로가 열려있지 않다면 아무 의미도 없는데 말이다.

 

도서산업의 문해력
인도네시아의 문자 문해율은 96%를 넘고 자바섬만 따지면 99%가 넘는다. 문맹률과 문해력이 서로 다른 의미인데 도서 생태계에 입각한 문해력은 독서 습관을 의미하는 것이다. 문맹이 아니라 해서 반드시 모두 독서 습관을 가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OECD 회원국 및 파트너 국가 중 인도네시아 학생들의 국제학생평가(PISA) 문해력 지수는 최하위에 속한다. 국제독해문해력연구진보(PIRLS)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의 독해 문해력은 45개국 중 42위이고, 국제성인역량평가(PIAC)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성인들은 조사 대상 35개국 중 꼴등이다.

2019년 교육문화부가 조사한 독서 문해력 활동지수(Alibaca)로는 인도네시아 전국(당시 33개주)에서 문해력이 높다고 나온 곳은 단 한 주도 없었다. 9개 주는 중간, 24개 주는 낮음, 1개 주는 매우 낮음으로 분류되었다.

한편, 2016년 인도네시아 학생역량평가(AKSI)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단 6.06%의 학생들만이 우수한 독해 능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47.11%는 충분 범주에 속했고, 46.83%는 부족 범주에 속했다. 2019년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역사회 문해력 개발지수(IPLM) 71.04%를 목표로 했지만, 그해 달성률은 59.11%에 그쳤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독해 및 쓰기 능력을 국가가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21세기 기술’이라고 규정했다. 문해력은 수리력 및 과학 능력과 함께 기초 기술의 한 축을 이룬다.

이 세 가지 기술 범주에서 인도네시아의 점수는 2015년에서 2022년 기간 중 하락세를 보였다. 읽기와 쓰기 문해력은 397점에서 359점으로 38점 하락하여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수리력(386점에서 366점)과 과학(403점에서 383점) 역시 하락했으나 문해력의 하락 폭이 압도적으로 크다. OECD의 2021년 보고서에는 문해율이 낮다는 것은 팩트와 의견을 구분하는 능력이 낮다는 의미라고 적었다. 문해력이 낮을수록 잘 속고 현혹된다는 것이다.

이번 도서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도서와 교과서의 업스트림 편향성을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문해력 향상을 장려하는 별도의 법률 제정이 더욱 전략적일 수 있다. 사람들은 종종 문해력을 독서에 대한 관심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문해력을 단순히 출판사와 작가가 양질의 작품을 생산하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이해가 불충분하다 하겠다. 도서 접근성 향상, 독서 문화 조성, 대안적인 정보 채널 제공은 단순히 도서산업 종사자만을 위한 것이 아닌, 독자들까지 포함한 보다 광범위한 생태계 구축을 위한 필수과제다.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의 제안
인도네시아출판협회(IKAPI)는 정부가 도서를 취급하는 기관의 기능과 역량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장려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무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도서생태계의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보다 획기적으로 조율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교과서는 물론 일반 도서, 사회과학, 소설, 종교 서적 등 모든 도서 범주에 예외 없이 같은 접근방식을 취해야 한다. 비교과서에 대한 최고 소매가(HET) 정책을 폐지하고 학교와 도서관을 통해 다양한 주제와 목적성을 가지고 일반 도서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도서 생태계와 긍정적인 문해력 증진 환경을 구축한 우수 사례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같은 이웃 국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부는 또한 학교 안팎의 도서관 인프라와 도서관 소장도서 다양화 등을 통해 대중의 도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출판사의 역량 강화도 물론 필요하지만, 중앙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도서전과 같은 문해력 관련 도서행사를 지원해야 하며 출판 업계가 정부 차원의 도서 조달에 참여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국가예산으로 운영되는 국영출판사(발라이 뿌스타카)가 민간 출판사와 경쟁해서는 안 된다.

출처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 홈페이지4

4 https://www.ikapi.org/2025/08/28/paradoks-buku-indonesia-tanggapan-untuk-willy-aditya/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 진출한 인도네시아 작가 부부, 도서 불법복제를 멈춰 달라는 로컬 작가들의 아우성,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의 현실인식과 제언

인도네시아 출판시장 동향 2025: 라띠 꾸말라, 원주 실종 사건, 도서 불법복제와 문해력 위기

인도네시아 출판시장 동향

라띠 꾸말라 시가렛걸

인도네시아 도서 불법복제

인도네시아 문해력 문제

인도네시아 출판협회 IK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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