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이모저모-트럼프가 쏘아 올린 경제·경영서 열풍

출판계 이모저모-트럼프가 쏘아 올린 경제·경영서 열풍

출판계 이모저모 트럼프가 쏘아 올린 경제·경영서 열풍 김현경(<헤럴드경제> 문화부 기자) 2026. 1+2.

최근 경제·경영서의 인기

필자는 문화부에서 도서·출판을 담당하면서 매주 수십 권의 책들을 접한다. 그중에서도 지난 1년 동안 가장 많이 눈에 띈 분야는 경제·경영이었다. 평소 경제·경영서보다 문학에 더 흥미가 있었던 필자로서 는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경제·경영서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경제와 경영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경제 전망, 경제성장률, 물가, 환율 등 거시 경제부터 가계, 기업, 산업 등 미시 경제에 이르기까지 주제는 다르지만 공통으로 등장하는 키워드가 있었다. 바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다. 주식, 가상자산, 금, 부동산 등 투자를 다룬 책에서도 트럼프는 크게든 작게든 어김없이 언급됐다.

출처: 백악관 홈페이지( www.whitehouse.gov)

2024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문학 열풍을 일으켰다면, 제37대 미국 대통령으로 귀환한 트 럼프는 경제·경영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가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2024년 초부터 대통령 당선을 거쳐 2025년 초 취임한 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경제·경영서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의 <2024년 기준 한국 출판생산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경제·경영서가 속해 있는 사회과학 발행 종 수는 12,163종으로 전체 발행 종수 64,306종 가운데 18.9%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분야별 발행 종수 22.0%를 차지한 문학 14,118종에 이어 유일하게 1만 종 이상이 발행된 분야다. 세부 분야로 보면 사회과학 분야 중에서도 특히 경제학이 5,049종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이는 전체 120가지 세부 분야 중 가장 많은 종수다.

2023~2024년 분야별 발행 종수 (단위: 년, 종, %)

출처: 대한출판문화협회, <2024년 기준 출판생산 통계> 재구성

2024년 간행물 사회과학 분야 집계 현황 (단위: 종)

출처: 대한출판문화협회, <2024년 기준 출판생산 통계> 재구성

종수가 아닌 발행 부수로 보면 사회과학이 1060만 9,142부로 전체 발행 부수 7212만 5,640부 중 14.7%를 차지하며 문학 961만 7,400부(13.3%)보다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아동서적과 학습참고서 를 제외하면 사실상 가장 많은 부수가 발행된 셈이다.

2023~2024년 분야별 발행 부수 (단위: 년, 만 부, %)

출처: 대한출판문화협회, <2024년 기준 출판생산 통계> 재구성

책의 주인공이 된 트럼프

트럼프는 정치·외교계뿐만 아니라 출판계에서도 가장 뜨거운 인물이 됐다. 대한출판문화협회와 교보문 고에 따르면, 미국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된 2024년부터 2025년 12월 초까지 국내에서 ‘트럼프’를 제 목에 내세운 책 54종이 출간됐다. 트럼프 1기를 비롯해 이전에 출간된 도서까지 합하면 135종이나 된 다. 부제에라도 트럼프를 표기한 책은 무려 272종에 달하며, 본문에서 트럼프를 다룬 도서는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관련 서적은 크게 트럼프의 자서전이나 저서, 트럼프 시대를 분석하거나 예측하는 책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트럼프가 직접 쓰거나 공저한 책은 그의 성공 스토리와 비즈니스 철학, 정치적 비전 등 을 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책은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도널드 트럼프, 랜덤하우스, 2015)이다. 한국어판에 “트럼프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라는 부제처럼, 그가 어떻게 사업을 운 영하고 삶을 꾸려 가는지를 보여준다. 1987년에 출간한 일종의 회고록이자 비즈니스 책으로 저널리스 트 토니 슈워츠(Tony Schwartz)와 함께 펴낸 이 책은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 고,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 번역서가 출간된 이래 꾸준히 팔리고 있다. 『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인가(Crippled America: How to Make America Great Again)』(사이먼앤슈스터, 2015)는 트럼프가 2016년과 2024년 대선에서 사용한 슬로건 “How to Make America Great Again”에서 따온 책 제목이다. 미국의 경제적 번영과 전통적 가치를 회복하겠다는 그의 비전과 추진하려는 정책을 담은 저서다.

『거래의 기술』, 『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인가』 또 다른 중요한 축은 트럼프 시대를 분석 및 예측한 서적이다. 트럼프가 대선 도전을 선언한 이후부터 그의 당선 가능성을 점치며 트럼프가 펼칠 정책과 그에 따른 경제적, 외교적, 지정학적 변화를 예측하 는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트럼프가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한 뒤에는 그가 내놓은 정책들을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하고, 세계 각국과 한국에 미칠 영향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의 책이 국내외에서 잇따라 출 간됐다. 2024년 대선 전부터 『트럼프의 귀환』(조병제, 월요일의꿈, 2024), 『미국대선을 보다: 트럼프 교훈과 그림자』(김수희, 퍼플, 2023) 같은 책이 나왔고, 대선 직후 연말에는 『트럼프 2.0』(김광석 외 3인, 이든하우스, 2024), 『트럼프 청구서』(박형주, 어티피컬, 2024), 『트럼프 2.0 시대』(박종훈, 글로 피스, 2024), 『트럼프 2.0 시대, 글로벌 패권전쟁의 미래』(이철환, 메이트북스, 2024), 『트럼프 2.0 시대와 스트롱맨들』(이채윤, 창해, 2025), 『초예측 트럼프 2.0 새로운 시대』(유발 하라리 외 7인, 한 스미디어, 2024) 등이 발간됐다. 2025년에 들어서는 트럼프 집권 2기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짚어보고, 글로벌 패권전쟁과 한국의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서적들이 주를 이뤘다. 『문답으로 풀어본 트럼프와 한반도』(고명현 외 20인, 새빛, 2025), 『트럼프 2.0시대 동아시아와 한반도』(강석율 외 5인, 차이나하 우스, 2025) 등이 있다.

『트럼프 2.0 시대』, 『초예측 트럼프 2.0 새로운 시대』. 『문답으로 풀어 본 트럼프와 한반도』

트럼프발(發) 세계 경제 지각 변동

트럼프를 전면에 내세운 책이 아니더라도 트럼프는 경제·경영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트 럼프의 정책이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을 빼놓고 국제 사회를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26 한국경제 대전망』(오철 외 35인, 21세기북스, 2025)은 트럼프 집권 후 격변의 현 상황을 ‘파용운란(波涌雲亂)’, ‘천붕유혈(天崩유혈)’이란 키워드로 표현했다. “물결이 거세게 솟구치고 구름이 어지러운 혼돈의 국면이 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라는 고사처럼 한국 경제에도 위기와 기회가 공존할 것으 로 내다봤다.

『세계 경제 지각 변동』(박종훈 지음, 글로퍼스, 2025)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현 재의 세계 경제를 ‘지각 변동’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가 일으킨 관세 전쟁으로 전 세계가 출렁이고,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해 중동 지역이 전 세계 경제의 흐름을 완전히 뒤집어 놓을 수 있는 화 약고가 되면서 기존의 판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는 큰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것이다. 『중국 패권 전략』(김흥규 지음, 더봄, 2025), 『차이나 퍼즐』(전병서 지음, 연합인포맥스북스, 2025)처럼 트럼프 미 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라는 두 스트롱맨의 대치 가운데 한국이 국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어떤 노선을 취해야 할지에 주목한 책들도 볼 수 있다.

『2026 한국경제 대전망』, 『세계 경제 지각 변동』, 『중국 패권전략』

‘예측 불가능성’에 세계 경제 혼란

이처럼 경제·경영서 출판이 쇄도하는 이유는 트럼프 집권 1기 때보다 더 강력해진 2기의 정책 때문이 다. 트럼프는 세계 각국에 초고율 관세 폭탄을 던져 충격을 안겼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Federal Reserve System, Fed)의 통화정책에 관여하는가 하면, 러시아에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 에는 종전을 압박하며 국제 정세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만을 앞세우면서 세계 최강대국 자 리를 두고 다투는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영국, 캐나다 등 우방국들에도 강력한 정책을 펼침에 따라 세 계는 대혼란에 빠졌다.

더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이러한 정책들은 예고 없이 발표되거나 일관성을 갖지 않는다는 점이다. 백 악관 내부에서도 공유되지 않았을 정도로 중요한 정책들이 트럼프의 입을 통해 충동적으로 나오며, 심 지어 수시로 바뀐다는 점에서 국제 정세의 혼란과 ‘예측 불가능성’, 그로 인한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 다 고조됐다. 이에 따라 환율, 주가, 물가 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경영서를 통해 전문가들의 전 망을 참고하려는 독자들의 수요가 증가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여느 때보다 늘어난 경제·경영서 출판은 그동안 관심이 낮았던 독자들도 한 번쯤 찾아 읽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유통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미국 대선이 열린 2024년 11월 경제· 재무·비즈니스·경영 분야 도서 판매 부수는 49만 8,911부로 전월 46만 9,231부보다 2만 9,680부 (6.3%) 증가했고, 12월에는 52만 7,894부로 11월보다 2만 8,983부(5.8%) 더 늘어났다. 2024년 4 월 이후 80~90억 원대를 유지하던 해당 분야 도서 판매 금액은 11월 104억 6500만 원, 12월 111 억 8900만 원으로 뛰었다.

트럼프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한국은 미국에 비해 4배 높은 관세를 부과하 고 있다며 ‘관세 전쟁’을 본격화한 2025년 3월에는 경제 분야 판매 부수가 48만 1,366부로 전월보다 7만 7,917부(19.3%) 급증했고, 판매 금액은 28.0% 늘어난 108억 8500만 원을 기록했다. 특히 한 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관세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인 2025년 하반기에는 경제·경영서 판매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다. 판매 부수는 8월 42만 3,853부에서 9월 49만 7,779부, 10월 51만 3,951부, 11월 51만 3,243부로 뛰었고, 9~11월에는 판매 금액이 매달 110억 원을 돌파했다.

2025년 월별 경제·재무·비즈니스·경영 분야 도서 판매량 (단위: 부, 원)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유통통합전산망(2025.12.12. 기준)

불안 심리에 경제·경영서 찾는 독자들

지난해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살펴봐도 경제·경영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 면 2025년 연간 베스트셀러 종합 100위권 중 경제·경영 분야가 11종을 차지했다. 『트렌드 코리아 2026』(김난도 외 11인, 미래의창, 2025),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송길영, 교보문고, 2025), 『머 니 트렌드 2026』(김광석 외 2인, 북모먼트, 2025) 등 경제 전망 인기 시리즈뿐만 아니라 『EBS 자본 주의 다큐프라임』(EBS 자본주의 제작팀, 가나출판사, 2015),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필립 바구스, 북모먼트, 2025) 같은 경제 일반서도 꾸준히 주목받았다.

『트렌드 코리아 2026』,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 『박곰희 연금 부자 수업』 특히 재테크·금융 관련 서적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박곰희 연금 부자 수업』(박곰희, 인플루엔셜, 2025), 『돈의 심리학』(모건 하우절, 인플루엔셜, 2025), 『돈의 속성』(김승호, 스노우폭스북스, 2022), 『환율의 대전환』(오건영, 포레스트북스, 2025), 『나는 미국 월배당 ETF로 40대에 은퇴한다』(최영민, 지음미디 어, 2024) 등의 인기는 투자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방증한다.

예스24에서도 투자·재테크 관련 도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ETF와 코인·암호화폐 관련 투자서 판매 량은 각각 전년 대비 109.6%, 49.9%씩 증가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4,000선을 돌파한 4분기에 는 투자·재테크 관련서 판매가 전년 대비 16.8% 급증세를 나타냈다.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글로벌 증 시가 흔들리고 비트코인, 금, 외환 등 금융 시장이 출렁이는 상황 가운데, 불안감이 커지는 기존 투자 자들과 급변하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롭게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투자 관련 도 서는 호황을 맞고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가 세계 최강대국의 대통령 자리에 있는 동안은 경 제·경영서가 꾸준히 독자들의 선택을 받지 않을까 싶다.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트럼프2.0 #경제경영베스트셀러 #미국대선전망 #거래의기술 #트럼프정책 #관세전쟁 #미국우선주의 #경제전망2026 #재테크도서 #비트코인투자 #미국주식 #월배당ETF #환율전망 #박종훈 #김광석 #머니트렌드 #세계경제지각변동 #초예측 #시대예보 #독서트렌드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