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콕 국제도서전에 참여, 현지 한국도서 출간 현황 및 현지 반응 분석, 학술대회, 영자신문, 보고서표지

중국 방콕 국제도서전에 참여, 현지 한국도서 출간 현황 및 현지 반응 분석, 학술대회, 영자신문, 보고서표지

 

 


5월 중국 출판시장 보고서
코디네이터 | 배혜은

 

 

 

 

베스트셀러 순위 및 동향 분석
4월 신간 종합 베스트셀러 : 만화 및 일러스트 도서의 약진

4월 당당왕 신간 종합 베스트셀러는 1, 3, 4위는 모두 만화 장르가 차지했다. 1위는 페이즈(肥志)의 ‘고양이 무리 시리즈’ 중 하나인 《만약 서유기가 한 무리의 고양이라면》(如果西游是一群喵), 3위는 《중국 가서/가훈》(中国家书家训) 2권 세트, 4위는 《아이들을 위한 만화 오합지중》(给孩子看的漫画乌合之众)로 아이들이 알아야 하는 사회 규칙에 대한 만화책이다. 귀여운 그림체의 일러스트레이터 니니(拟泥nini)의 《날씨 좋을 때 바다에 가고 싶어》(想在天气好时去海边)가 9위를 차지했다. 과학 교양 작가 웨스제(魏世杰)의 시리즈 도서 《항공전기》(航空传奇), 《항천전기》(航天传奇), 《원자의 수수께끼》(原子之谜), 《신기하고 재밌는 자연》(奇趣自然)이 17~20위를 차지했다. 해당 도서 역시 과학 지식 보급 도서로 3월 말에 출간되었는데도 당당왕 리뷰 개수가 각각 2만 5천 건, 5천 건, 4천5백 건, 4천4백 건으로 집계되었다.


항공전기


항천전기


원자의 수수께끼


신기하고 재밌는 자연

본문의 후반부에서도 언급하지만, 한국의 ‘몰티즈 앤 리트리버’ 캐릭터 일러스트 도서 역시 20위권에 진출하며, 만화 및 일러스트 도서의 약진이 두드러졌던 4월의 도서 대열에 합류했다. 상위 20위까지는 단 두 권을 제외하고 모두 중국 작가의 도서로 집계되었다. 이러한 도서는 해당 캐릭터의 주로 샤오홍슈 등 중국 SNS에서의 인기와 맥락을 함께하며 대부분 관련 굿즈를 증정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출처
당당왕, 전자공예출판사(电子工业出版社)

 

 

국가별 도서전 및 문학상 정보
중국, 방콕 국제도서전에 참여

지난 4월 7일, 12일간 태국 방콕에서 제23회 방콕 국제도서전이 열렸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활력넘치는 도서 축제로 꼽히는 이번 도서전에는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400여 개의 출판사가 참가했다. 중국 출판 대표단은 중국과학기술자료수출입유한공사가 주관하여 유수의 출판사를 모아 300여 종류, 700여 권의 중국 도서를 선보였다. 올해는 중국과 태국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예년보다 중국 전시관의 규모가 더욱 커졌다. 특히 이번 중국관에서는 정치, 경제뿐만 아니라 디지털화와 관련된 도서가 다양하게 전시되었다. 더불어 태국의 쭐랄롱꼰 대학교의 공자학원과 중국과학기술자료수출입유한공사는 공동으로 제4회 중국-태국 문화 및 번역출판 포럼을 개최하며 중국 도서를 풀랄롱꼰 대학교 공자학원에 중국 도서를 기증했다. 또한 태국에서도 흥행한 중국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2>(哪吒2)의 전시 부스를 마련하였고, 이 밖에도 3D 입체 도서 및 아트북을 중심으로 한 관람 포인트가 곳곳에 마련되었다. 태국 출판상인협회에 따르면 이번 도서전을 통해 약 6,800만 바트(약 1,483만 위안)의 도서 저작권 거래가 성사되었으며, 이는 2024년 대비 10%p 증가한 수치이다. 해당 도서전에서 중국 측의 구체적인 성과는 아직 공식적으로 보도된 바가 없다.

출처
인민왕(人民网), https://baijiahao.baidu.com/s?id=1829335346212524898&wfr=spider&for=pc

 

 

현지 출판관련 통계/연구조사
2024 중국 전국 국민 독서 조사 결과

지난 4월 말, 중국신문출판연구원에서 주관한 <제22차 중국 전국 국민 독서 조사 결과>가 산시 타이위안(山西太原)에서 발표되었다. 2024년 8월 온라인 조사, 전화 조사, 오프라인 방식을 융합해 전국 31개 성·자치구·직할시, 189개 도시에서 진행된 조사의 총응답자 수는 57.35만 명이었다1.

2024년 성인 국민의 종합 독서율(도서·신문·잡지·디지털 포함)은 82.1%로 2023년 대비 0.2%p 증가했다2. 휴대폰 독서율은 78.7%로 오디오북(38.5%), 태블릿PC(23.6%)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종이책·전자책 독서량은 각각 4.79권, 3.52권으로 함께 증가했다. 하지만 디지털 미디어 접촉 시간과 종이 매체의 사용 시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하루 종이책 독서 시간인 24.41분에 비해 휴대폰 사용(108.76분), PC 온라인 독서(63.76분)의 총합은 최근 몇 년간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0~17세 미성년자 독서율은 86.6%(2023년 대비 0.4%p 증가), 1인당 연간 독서량은 11.65권으로 성인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성인의 오디오북 이용률은 2023년 대비 2.2%p 상승한 38.5%로, 주요 이용 플랫폼도 모바일 앱(24.1%), 위챗 미니프로그램(15.1%), 스마트 스피커(9.5%), 라디오(7.2%), 전용 오디오 리더기(5.8%) 등 다양해졌다. 전체성인 중 45.7%가 여전히 종이책 독서 방식을 선호하며, 28.9%가 독서량이 매우 적거나 적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각종 독서 행사를 활발히 진행하는데, 그 중 ‘지역 독서의 달(本地读书月)’의 인지도가 가장 높았다.

해당 행사는 정부의 지원 하에 시 차원에서 진행되는데, 주로 신간 도서 소개, 도서 전시, 문화 강의, 도서 기증 행사 등으로 구성된다. 같은 맥락으로 학교 차원의 행사도 강화하고 있는데, 북경대학교는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해 ‘북경대 학자의 서재로 들어가다’라는 캠퍼스 독서문화제를 개최했다. 중문학과 교수이자 한국 영화 평론가이기도 한 다이진화(戴锦华)를 필두로 3명의 교수가 자신의 인생 책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서재 씨앗 프로젝트(书房种子计划)’를 통해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씨앗 카드가 담긴 화분을 선물해 독서와 반려 식물 키우기를 지속적으로 인증할 수 있도록 장려했다. 해당 행사의 오프라인 참여는 5분 내로 예약이 마감될 만큼 화제를 모았고, 온라인으로도 강의를 시청할 수 있었다.

북경대학교 세계 책의 날 행사 사진

출처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 https://baijiahao.baidu.com/s?id=1830286521079096348&wfr=spider&for=pc

 

 

현지 한국도서 출간 현황 및 현지 반응 분석
현지 한국도서 출간 현황

출처
당당왕

중국에서 한국표 귀여움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문랩 스튜디오의 창작 캐릭터 ‘몰티즈 앤 리트리버’의 공식 만화책이 처음으로 중국에서 출간되었다. 해당 캐릭터는 중국 본토 커피 브랜드 루이싱(瑞幸) 및 다양한 상품과 협업을 진행하기도 하며, 중국 SNS 샤오홍슈, 웨이신, 틱톡, 빌리빌리 등 계정의 총 팔로워 수는 3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중국의 국민 메신저 앱인 위챗에서는 몰티즈 앤 리트리버 이모티콘 시리즈가 10탄까지 출시되며 흥행을 입증해 보였다. 도서와 함께 포스트잇 등 굿즈를 함께 제공하고, 각종 SNS에서는 다른 굿즈와 해당 도서를 함께 찍어 올리는 인증사진이 유행 중이다. 4월 당당왕 신간 베스트셀러 21위로 2025년 1~5월 동안 한국 도서로는 가장 높은 순위를 달성했다.

정한경의 《안녕, 소중한 사람》은 문학 신간 베스트셀러 72위, 신간 종합 베스트셀러 239위에 올랐다. 중국에서도 인기 있는 아이돌 엑소의 백현이 직접 읽고 감동하여 낭독한 도서로 인기를 끌었는데 이 법칙이 중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전문성보다는 감성적인 측면이 중요한 에세이나 문학 장르에서는 유명한 교수 등 학술적인 인물보다 연예인의 추천과 공유가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국민 판다, 푸바오의 할아버지라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의 신간이 문학 신간 베스트셀러 85위에 올랐다. 에버랜드와의 공식 라이선스 협약 체결을 통해 중국어로 번역된 해당 도서는 기존에 미디어를 통해 공개되지 않았던 강 사육사의 에세이와 푸바오의 엄마인 아이바오와 현재 에버랜드에서 사육 중인 나머지 두 판다까지 아우르는 사육 일기를 본격적으로 공개했다. 도서 구매 시, 포토 카드 2종과 2025년 달력을 함께 증정하고 있다. 사실 ‘푸바오’를 주제로 한 도서는 2024년부터 간헐적으로 출간됐다. 2024년 5월에도 강철원 사육사의 《푸바오》(福宝)라는 도서가 북경과학기술출판사에서 출간된 바 있다. 《푸바오》는 사진집에 가까우며 150페이지 정도 분량이지만 100위안이 넘는 가격에 당시 푸바오 프리미엄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팬더 양육일기라는 도서 소개가 무색하게 텍스트의 비중이 작아 팬들로부터 아쉬움을 샀는데, 이번 도서는 그러한 점을 보완한 모양새다. 이번 도서는 78위안으로 사육사의 일상에 초점을 둔 것으로 독자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아버지> 내지

포토 카드 굿즈

한강의 《여수의 사랑》은 소설 분야 신간 베스트셀러 36위, 정지아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76위, 윤고은의 《밤의 여행자들》은 103위를 유지하며 순항 중이다. 2024년 한국 도서들은 출간 직후 일반적으로 바로 신간 베스트셀러 100위 안에 포함되긴 했지만, 한두 달 후에는 20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았다. 2025년에 출간된 한국 도서들은 출간 이후 최소 3개월간 비교적 안정적인 순위를 유지하며 큰 변동 없이 꾸준한 인기를 보인다.

중국 방콕 국제도서전에 참여, 현지 한국도서 출간 현황 및 현지 반응 분석, 학술대회, 영자신문, 보고서표지

 

현지 반응 분석

베이징사범대학교 문학과 부원장 겸 작가 장리(张莉)가 <무엇이 신여성 글쓰기의 새로움인가>라는 제목으로 기존의 여성 문학과는 다른 새로운 문학의 출현에 대한 칼럼을 발표했다. 엘레나 페란테와 한강 작가를 예시로 들었는데, 그중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식물 아내》는 일상의 폭력과 여성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여성이 사회적 규범에 순응하지 않고 식물이 되고자 하는 내용은 기존의 인간 중심 서사에 대한 도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글의 구성은 중국 내에서 ‘부드럽지만 힘을 지니는 서사’로 여겨지며, 여성의 시각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또한 《식물 아내》를 읽으며 중국 작가 샤오훙(萧红)이 연상되었다고 밝히며, 샤오훙의 《후란허촨》(呼兰河传)3에서는 간장 종지라는 부엌에서 흔히 사용되는 물건을 장미꽃에 비유한다. 이는 전형적인 여성적 시각에서 비롯된 비유로 볼 수 있으며, 한강과 샤오훙 모두 일상적인 가정의 풍경이나 부엌의 사물을 은유의 소재로 삼아, 익숙한 사물들을 새롭게 인식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고 분석할 수 있다.

해당 칼럼을 읽은 후 한국 문학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후에 중국 학계에서 ‘한국 여성 문학’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중국의 학술지 발간 특성상 논문이 출간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칼럼 형식의 서평 등이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고 있다. 이전까지는 여성 작가라는 큰 틀로 묶여 연구가 진행되었다면 2024년 하반기 이후로는 한국의 개별 여성 작가에 대한 탐구, 즉 그들의 인생 배경이나 문학 스타일, 문체와 번역본 간의 비교 등보다 심도 있는 주제들도 등장하고 있다.

2019년 이후 한국 문학은 중국어권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른바 ‘한국 여성 작가 문학(韩女文学)’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할 정도로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부상했다. 2019년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은 중국 내에서 한국 문학 출판의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당시 중국 내에서도 활발했던 젠더 이슈와 결합하여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2020년 공지영의 《도가니》는 한국 문학과 사회 현실의 긴밀한 관계를 증명했고, 이창동의 《소지》, 《녹천에는 똥이 많다》는 문학이 한국의 민주화 및 산업화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2021년 이후, 한강의 《채식주의자》 재출간, 김혜진의 《딸에 대하여》, 최은영의《밝은 밤》이 속속들이 중국에 소개되고, 일상 속 젠더 감수성을 풀어냈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문학 연구자 예멍야오(叶梦瑶)가 중국 문학보(文学报) 4월호에 <오늘날의 작품은 시대의 주석이며,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4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먼저 ‘중국 독자가 사랑하는 한국 여성 작가의 신작들 : 여성 서사, 그 이상’ 부분에서 2025년 제1분기에만 한국 문학 6권이 중국어로 번역되었다는 사실과 함께 주요 작가들과 작품을 간략히 소개했다. 특히 신경전문화(新经典文化) 출판사는 최근 한국 문학을 적극적으로 출판하는 중국 기관인데, 공지영, 손원평, 강풀 등의 작품 외에도 3월에는 정지아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출간한 바 있다.

‘전통에서 신예까지 : 과거로 현재와 미래를 비추다’에서는 여성 작가 외에 주목해야 할 한국의 중량급 작가를 소개했다. 특히 황석영과 이문열 등 작가와 더불어 상해역문출판사(上海译文出版社)는 김훈의 《하얼빈》의 출판 계획을 밝혔는데, 이는 인민문학출판사에서 《공무도하》를 출간한 이후 15년 만에 중국에서 선보이는 김훈의 도서이다. 이 밖에도 천명관, 장강명 등 작가도 함께 소개했다.

‘문학의 다층적 면모 : 사회 속의 치유, 현실 속 상상’에서는 한국 문학에서 드러나는 사회의 단면을 강조했다. 오찬호의 《잊고 또 잃는 사회의 뒷모습 : 민낯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등 보다 급진적으로 한국 사회의 이면을 파헤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밖에도 김영하, 김주영 등 다양한 작가를 아우르며 현재 중국은 한국 여성 문학에 주목하고 있지만, 이러한 신드롬에만 갇혀있을 필요는 없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위의 두 가지 리뷰 및 논평을 종합해 보면, 한국 문학은 특정 국가의 경계를 넘어,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과 삶의 조건을 섬세하고 유려하게 서사화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한 한류 콘텐츠를 넘어, 현대적 문제의식과 감각적 서사를 바탕으로 한 문학적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짧은 시간 안에 높은 주목도와 안정적인 판매 흐름을 보이며 지속적인 문화 소비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1 성인(18세 이상): 78.1%, 미성년자(0~17세): 21.9%
2 도서 독서율: 59.9%, 신문 독서율: 22.5%, 잡지: 17.1%, 디지털 독서 접촉률(휴대폰, PC, 전자책 단말기, 오디오북, 영상책 포함): 80.6%.
3 샤오훙의 고향인 헤이장룽성의 ‘후란’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
4 칼럼 원제: 当下的作品是时代的注脚,故事仍在继续

출처
张莉:何为新女性写作之“新”,《花城》,2025年2期\
광명왕(光明网), https://wenyi.gmw.cn/2025-04/25/content_37989541.html

중국 방콕 국제도서전에 참여, 현지 한국도서 출간 현황 및 현지 반응 분석, 학술대회, 영자신문, 보고서표지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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