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네트워크 저작권 보호 성과 및 미래 전략, 《삼체》해외 수출 10년 성과 발표, 현지 한국작가 및 문화 전반 분석
9월 중국 출판시장 보고서
코디네이터 | 배혜은
베스트셀러 순위 및 동향 분석(한국도서 선호도 등)
순위 분석 및 특이사항(한국도서 선호도 등)
8월 신간 베스트셀러 200위에는 일본, 프랑스, 미국, 말레이시아, 영국 등 다양한 국가의 도서가 포함되었지만 한국 도서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여름 방학 특수가 끝나 만화 및 지식 보급 도서의 비중이 줄어들고, 인지도 있는 작가들의 신간 도서는 비교적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중국 청년작가 루쓰하오(卢思浩)의 신간 소설《그 순간이 봄이다(此刻是春天)》, 중국 인플루언서 왕돝돝(王暖暖)의 자기계발서《다시 인생을 살다(重生)》 등이 대표적이다. 상위 10위 도서 중 세 권이 이미 베스트셀러로 입증된 작품의 개정판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천 만 부 이상 판매된 장자자(张嘉佳)의 《구름이 닿는 가게(云边有个小卖部)》, 알베르 카뮈의 산문집 《여름》, 그리고 헤르만 헤세의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은 모두 개정판 출간 이후 오히려 더 큰 인기를 끌며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후자 2권은 작품명에 포함된 ‘여름’을 셀링 포인트로해 관련 굿즈를 함께 제공, 독자들 사이에서는 명작을 시기에 맞게 굿즈와 함께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는 점으로 마케팅이 되었다.
신간 외국 소설 베스트셀러에도 이례적으로 한국 도서를 찾아볼 수 없었다. 상위 15위 내 도서의 국적 분포는 다음과 같다. 독일(3권), 일본(3권), 아일랜드(2권), 영국(2권), 이탈리아·러시아·아프가니스탄·오스트리아(각 1권) 등 여느때 보다 다양성을 보였는데 특히 2023년 부커상을 받은 아일랜드 작가 폴 린치의《선지자의 노래(2023)》, 프랭크 오코너 국제 단편상 수상자 에드나 오브라이언의《시골 소녀들(The Country Girls) 3부작》이 이례적이다. 특히《시골 소녀들>은 1960년에 출간된 작품이지만 중국의’향촌 진흥’추진과 맞물려 출간된 것으로 예측된다. 과거에는 중국이 국가적으로 시행하고자 하는 이니셔티브를 국내의 홍색 도서(红色图书)’를 출간하며 홍보를 진행하곤 했는데, 최근에는 비슷한 맥락의 해외 도서를 적극적으로 수입 출간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1 “红色图书”(홍색도서)는 중국에서 중국공산당의 혁명 역사, 마르크스주의 이론, 사회주의 건설 과정 등을 주제로 한 이념적·정치적 성격이 강한 도서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중국 네트워크 저작권 보호 성과 및 미래 전략, 《삼체》해외 수출 10년 성과 발표, 현지 한국작가 및 문화 전반 분석
이달의 출판계 이슈
《삼체》해외 수출 10년 성과 발표
8월 30일, 제15회 중국국제디지털출판박람회에서 류츠신(刘慈欣)의 SF소설《삼체》의 해외 영향력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진행되었다. 2014년 처음으로 영문 버전이 공식 출간되었고, 2015년에는 SF문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휴고상을 수상했다. 110여 년간 42개 언어로 번역되어 외국어판 누적 판매량 650만 부를 기록한《삼체》는 중국 현대문학의 세계 진출을 상징하는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영국 Head of Zeus 출판사의 CEO 니콜라스 치텀(Nicholas Cheetham)은 《삼체>가 단순한 베스트셀러를 넘어, 유럽 전역에서 중국 현대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SF장르의 흥행이라기보다, 중국식 거대한 서사 구조 및 철학적 깊이로 새로운 문학의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스페인 Nueva Estrella 출판사 문학 편집장 및《삼체》스페인어판 편집자 마르타 로시치(Marta Rossich)는 해당 도서의 번역이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작품이 담고 있는 인류 보편적인 정서, 철학, 생존에 대한 사유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SF작가 겸 중국 남방과학기술대학 교수 우옌(吴岩)은 이러한 현상을 보고, 글로벌 흥행은 일차원적인 상업적 성공을 넘어, 세계 독자들이’중국식 서사’에 대해 새로이 이해하고 수용하는 계기가 되어주었음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 미디어에서는《삼체》의 국내외 흥행에 대한 보도만 가득하지 이에 관련된 반성적 성찰의 글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결과가 괄목할 만한 성과임에는 분명하지만, 바꿔말하면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중국 도서가 여전히《삼체》에만 머물러있다는 것으로 인지할 수도 있다. 물론 위화의《인생》역시 다수 언어로 번역되고 장예모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는 등 IP가 주목을 받았으며, 모옌, 옌롄커(阎连科) 등의 현대 작가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소수의 국제 문학상 수상자에 국한되며, 다음 세대를 위한 신진 작가를 양성하기 위한 지원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
해외 출판시장은 번역 용이성, 서구 독자 수용성, 장르적 흥행성에 따라 작품을 선별하는 경향이 있어, 중국 문학의 복합성과 지역성이 반영된 다양한 서사는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해외에 비추어지는 중국 문학의 이미지가 협소해지고, 문학적 다양성이 제한되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 출판계에도 시사점을 준다. 한강 이후 일부 작가가 국제적으로 주목받았지만, 여전히 스타 작가 중심의 수출 모델에 머무르고 있다. 지속 가능한 문학 수출을 위해서는 시장성 중심 전략을 넘어서 문학 생태계 전반의 다양성과 자생력을 키워야 하며, 한국은 독립출판, 번역지원, 국제도서전 등을 활용해 다양한 목소리가 세계 시장에서 발화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출처
国新闻网, https://baijiahao.baidu.com/s?id=1841885576356234697&wfr=spider&for=pc
중국 네트워크 저작권 보호 성과 및 미래 전략
2025년 7월 말, 제9회 중국 네트워크 저작권 보호와 발전 대회가 진행되며 『중국 네트워크 저작권 보호 20년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네트워크 저작권 산업은 지난 20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시장 규모가 2012년 1,551억 위안(한화 약 30조 1,436억 원)에서 2023년 1조 6,014.7억 위안
(한화 약 116조 8,820억 원)으로 성장하였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중국은 저작권 보호를’공동 구축·관리·향유’의 방식으로 발전시켜왔다. 특히, 저작권 단속 활동인 검망(剑网) 프로젝트는 매년 그 포함 범위가 넓어져서, 많은 불법 링크 삭제 및 위법 콘텐츠 차단 등의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중에서도 베이징은 AI, 블록체인, 사법 협업 기반의 고도화된 감시·대응 체계를 수립하고 있으며, 문화 중심 도시로서 민간 기업 및 플랫폼과의 연계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불법 콘텐츠 근절 프로젝트가 주로 중국 국내에만 국한되어 있고, 해외 저작물의 저작권은 보호하지 못한다는 맹점이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흥행 중인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중국명:猎魔女团) >는 넷플릭스가 공식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 내에서는 합법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경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리뷰 사이트 더우반(豆瓣)에는 이미 약 1만 8천 명이 평가에 참여해 6.6점의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콘텐츠의 유통 구조와 실질적 접근성 사이의 모순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공식적인 도서 유통 경로가 아닌 방법으로 한국 도서를 접한 적 있는 중국인 독자 3명 (A(35세,직장인)/B(28세,대학원생)/C(24세,대학생)은 중국 채팅 어플리케이션 위챗(Wechat)으로 도서 PDF 판매자를 추가해 원하는 도서를 바로 파일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한 권에 5-15위안(일반적인 종이책 및 전자책에 비해서는 1/3, 더욱 저렴하게는 1/5의 가격)으로 도서를 구매했다. 물론 PDF 버전은 종이책을 스캔한 것이라 글자 인식도 되지 않고 화질도 낮은 편이지만, 대략 내용만 읽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는 것이 그들의 응답이었다. 특히 일부 한국 도서의 경우, 중국 내륙 독자를 위한 간체자 번역본이 아닌 대만 수출용 번체자 버전으로만 출간되어 현지에서 즉각적으로 정식 도서를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이로 인해 몇몇 독자들은 어쩔 수 없이 불법 PDF 파일을 찾게 되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는 정식 번역 출간의 시의성과 지역별 수요를 고려한 유통 전략의 필요성을 다시금 환기시키며, 단순한 저작권 단속을 넘어 보다 섬세하고 현실적인 유통 구조 개선이 요구되는 지점을 드러낸다.
중국은 국가 주도의 저작권 보호 정책을 통해 자국 콘텐츠에 대한 불법 복제와 유통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콘텐츠와 도서는 여전히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PDF 파일 형태로 불법 유통되고 있으며, 이는 아마추어 번역 사이트나 SNS, 클라우드 저장소 등을 통해 국경을 넘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저자와 출판사의 경제적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할 뿐 아니라, 한국문학의 국제적 이미지와 지속 가능한 출판 생태계에도 위협이 된다. 특히 해외에서 한국 도서를 소비하는 독자들이 불법 파일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문학을 접할 경우, 작품의 품질과 문학적 가치를 온전히 경험하지 못한 채 왜곡된 인식을 가질 위험도 존재한다. 따라서 양국이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저작권 보호 및 감시 시스템을 강화하고, 출판계와 정부 기관, 플랫폼 기업 간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중국 네트워크 저작권 보호 성과 및 미래 전략, 《삼체》해외 수출 10년 성과 발표, 현지 한국작가 및 문화 전반 분석
현지 한국도서 출간 현황 및 현지 반응 분석
현지 한국도서 출간 현황
출처
당당왕
현지 한국작가 및 문화 전반 분석
라이프 스타일 월간 잡지 <도시화보(城市画报)>에서는“한국 독립출판사 – 가장 개성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는 칼럼을 통해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독립 출판사에 주목했다.’오월의 봄’, ‘봄알람’과 더불어 최근 예능 <유퀴즈>에 출연을 해 화제가 되었던 배우 박정민이 직접 운영하는’무제’까지 작지만 개성 있는 출판사들을 간략히 소개했다. 특히 중국의 출판계는 대형 출판사의 영향력이 센 편이라 이러한 한국의 출판 생태계의 명과 암을 함께 조명하고 있다. 대형 출판사와 달리 이들은 판매보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집중하며, 여성, 소수자, 노동, 환경 등의 이슈를 용감하게 다룬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일부 독립 출판사는 도서 출간뿐만이 아니라 스토리 IP개발 등 스튜디오처럼 운영되기도 하는데, 결국 이러한 산업 사슬을 연결하는 것이 콘텐츠 기업이 살아남을 방법일 것이다.
리틀 타네의《이렇게 살면 큰일 나는 줄 알았지》는 외국 에세이 신간 순위 19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플랫폼 내 반응은 다소 미온적이다. 당당왕에서는 리뷰 수 자체가 많지 않으며, 도서 리뷰 사이트 더우반두슈(豆瓣读书)에서는 평점 6.3점으로 저조한 평가를 받고 있다. 리서평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핵심 키워드는’너무나도 평범하다’는 점이다. 이는 디지털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독자들에게’굳이 책을 구매하거나 대여해 서 읽어야 할 이유’를 출판이 어떻게 설득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현지 반응 분석(언론, 리뷰 등)
중국 비평가 겸 작가 장이웨이(张怡微)는 자신의 신간 도서 중 상당 부분을 할애해 한국 여성 작가들에 대한 개인적 생각을 공유했다. 단순한 비평문이 아니라 출간 도서에 이러한 부분을 추가했다는 점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산문집《누가 당신의 의도를 추적할 수 있을까(谁能追踪你的笔意呢)》는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2장은 개인적인 삶의 여정을 다루었고, 3장에서는 대표적인 고전 문학을 해석하고, 4장에서는 한강, 김애란, 최은영, 정세랑 등 한국의 여성 작가들과 그들의 대표작을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장이웨이는 정세랑을 전통적인’여성주의 작가’라는 틀로 구성하지 않고, 외계인·새·이주민·역사적인 인물 등을 통해 다양한 타자성과 상상력을 탐색하는 작가로 중국 문학계에도 큰 귀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세랑을’지괴(志怪)적 상상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는데, 지괴(志怪)란 요괴 및 귀신이 나오는 SF 장르를 의미한다.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남편=외계인/괴물’이라는 은유를 통해 여성의 생존 감각 및 젠더 구조에 대한 비판적인 감수성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정세랑의 작품은 일반적인 서사처럼 현실을 절망으로 종결짓지 않는다. 대신, 절망을 유머와 환상의 렌즈로 전환시켜 그 자체를 하나의 실험적 서사 장치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독특한 문학적 미학을 보여준다.
출처
https://mp.weixin.qq.com/s/aiFU1rPJCzIBe5VExmflPg?scene=1
종합적으로 최근 몇 달 동안 한국 도서가 다른 외국 작가의 도서에 비해 서점 순위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단발성 흥행보다 꾸준한 번역과 콘텐츠 다양화를 통해 한국 도서의 저변을 넓혀갈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중국 네트워크 저작권 보호 성과 및 미래 전략, 《삼체》해외 수출 10년 성과 발표, 현지 한국작가 및 문화 전반 분석
2025년 9월 중국 출판시장 보고서|〈삼체〉 10주년과 저작권 보호, 그리고 한국도서의 과제
중국 출판시장 동향
삼체 10주년
중국 저작권 보호
한국 도서 수출
중국 독서 트렌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