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회 전국도서관대회 현장 스케치, 한국도서관협회 80주년 행사, 도서관과 AI 시대 변화, 공공도서관 정책과 미래 방향, 도서관 전시회

제62회 전국도서관대회 현장 스케치, 한국도서관협회 80주년 행사, 도서관과 AI 시대 변화, 공공도서관 정책과 미래 방향, 도서관 전시회

 

 

 

출판계 이모저모 제62회 전국도서관대회·전시회 현장 스케치

 

 

제62회 전국도서관대회·전시회 현장 스케치
김선영(노원구립 화랑도서관 관장)
2025. 11+12.

 

 

지난 2025년 10월 22일(수)~24일(금)에 수원특례시 컨벤션센터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도서관 행사인 제62회 전국도서관대회·전시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필자는 공공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로 20년째 전국도서관대회·전시회에 참가해 왔다. 2005년에 도서관 건립과 독서 운동을 펼치는 책읽는사회문화재단에서 일하던 당시 처음 참가했으며, 올해는 서울특별시 노원구립 화랑도서관 관장으로 참가했다. 이 글에서는 지난 20년간 경험한 전국도서관대회·전시회를 바탕으로 올해의 현장을 돌아보고자 한다.

2025 제62회 전국도서관대회·전시회 포스터

 

 

 

80주년 한국도서관협회의 62번째 전국 도서관 축제
한국도서관협회(이하 협회)는 1945년 광복을 맞이한 해에 창립했다. 일제강점기에 우리말과 글, 문화를 지키기 위해 많은 사람의 피와 눈물로 희생한 이후 1945년 8월 30일 창립한 ‘조선도서관협회’가 지금의 협회가 된 것이다. 이렇게 대한민국 도서관의 역사는 올해로 80주년이 되었다. 협회가 주최·주관하는 전국도서관대회·전시회(이하 대회)는 1962년 7월 22일 처음 개최되어 올해 62회를 맞았다. 대회는 도서관계가 한곳에 모여 매년 다른 주제에 대한 고민과 과제를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며 도서관의 미래를 논의하는 장(場)이자, 도서관 평가를 통해 시상을 겸하는 도서관(인)의 축제다.

대회장 외관과 내부

처음에는 전국의 대학 학술 행사의 성격이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9개 광역자치단체의 대표 도시를 돌아가며 큰 규모로 열리고 있다. 해마다 보통 10월 말에 3일간 공공도서관과 학교 도서관을 비롯해 병영·교정시설 내 전문도서관 등 ‘도서관’으로 등록된 회원과 일반 참관객들이 모인다. 올해는 수원특례시에서 진행되었고 내년에는 광주광역시가 예정지로 발표되었다. 참고로 매해 대회 개회식에서 다음 해 대회 개최지를 발표하고 있다. 이진우 한국도서관협회장의 개회사에 따르면, 올해 대회에는 200여 개의 부스가 참가하고 역대 최대 인원인 약 4천 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대회 부스 및 행사 소개
필자는 비교적 일찍 행사장에 도착해 참가 등록부터 전시회 개막식, 프로그램, 만남의 자리 등에 참여했다. 먼저 전시회 입구에는 도서관 운영 유공 우수도서관 부스와 2025년 대통령상을 수상한 영등포 구립 선유도서관 부스가 있었다. “지식을 넘어 삶을 연결하는 모두의 도서관”이라는 올해 대회 주제에 맞게 선유도서관 부스에는 “책과 사람, 문화를 잇는 도서관의 성장 이야기”라는 문구가 걸려 있었다. 이는 도서관의 역할과 이용자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무겁게 일깨워 주었다. 공공도서관에서 도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서관 이용자를 늘리고 나아가 책과 이용자를 연결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이다. 대통령상 외에도 교육부장관상을 받은 제주도 표선중학교 도서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 도서관, 그리고 병영·교정시설 도서관(48개 관)의 부스도 둘러보며 지난 1년간 전국 도서관의 노력을 살펴보았다.

대회장 입구에 있는 ‘도서관 운영 유공 우수도서관’과 ‘선유도서관’ 부스

전시회장에는 여러 출판사와 인터넷서점 외에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상주작가, 문화체육관광부의 도서관 다문화서비스 지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문학나눔 도서 보급 등 책 문화 지원 사업들을 홍보하는 부스가 많았다. 세계직지문화협회, 한국그림책협회 등 여러 협회의 다양한 활동도 소개되었다. 이 밖에도 도서관 장비, 시스템, 콘텐츠, 가구, 독서 보조기기, 굿즈 등을 제작하는 다양한 업체와 브랜드의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특이한 점은 예전과 달리 SNS 가입이나 체험형 이벤트가 많았고, 행운권 추첨도 앱으로 진행되는 등 한층 디지털화된 환경이었다. 전시물을 QR코드로 연결해 보거나 전시 목록을 파일로 내려받도록 해 예전보다 한결 가볍게 관람할 수 있었다. 보통 오프라인 행사에서 리플릿 등 홍보 자료를 받다 보면 어느새 가방이 무거워졌는데, 올해는 인쇄물보다 디지털 파일이 더많아 환경도 생각하면서 효율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개회식은 전국 각지에서 온 손님을 맞이하는 국악 공연으로 시작해, 협회 창립 80주년 홍보 영상이 상영되었다. 대한민국 도서관의 진화 과정과 현장의 어려움을 극복해온 여정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국내 도서관 총 22,660개, 약 11만 명의 도서관인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시간이라며 80년의 지혜로 100년을 향해 달려가자는 다짐과 선언도 영상에 함축되어 있었다. 이후 김민석 국무총리의 인사, 김동연 경기지사 및 각계각층의 환영사, 격려사, 축사 등에 이어 도서관 운영 유공 우수도서관 표창 시상이 진행되었다. 수상한 도서관을 향한 도서관인들의 환호와 함성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평소 정적인 사서들이 도서관을 벗어나 동료들을 향해 애정 어린 박수를 보내고 또 수상의 기쁨을 열정적으로 자축하는 모습에 감동이 밀려왔다.

개막식 전 국악 공연, 2025 도서관 운영 유공 우수도서관 시상식

개막식 이후에는 바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이틀 동안은 도서관계의 정책, 제도, 운영체계, 홍보, 업무, 사람 등 주요 현안을 다루는 학술 프로그램이 세미나, 워크숍, 포럼의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같은 주제의 프로그램이 동 시간대 대략 10개의 대형 강의실에서 진행될 정도로 여러 시각에서 심도 있게 다뤄졌다. 국가도서관위원회,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법원도서관, 국립장애인도서관 등 주요 기관이 참여해 각종 정책과 발전 방향을 논의하며 학회의 공동 학술대회 등도 함께 진행되었다.

제62회 전국도서관대회 현장 스케치, 한국도서관협회 80주년 행사, 도서관과 AI 시대 변화, 공공도서관 정책과 미래 방향, 도서관 전시회

 

대회 프로그램 소개
올해 프로그램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인공지능(이하 AI)과 관련 주제가 많았다는 것이다. ‘AI로 확장하는 도서관: 과거를 보존하고 미래를 연결하다’, ‘AI 리터러시, 도서관에서 시작하다’, ‘생성형 AI 시대’, ‘생성형 AI 시대, 시각장애인 도서관 서비스의 방향성과 미래’, ‘AI 시대, 사서 사라질 것인가? 살아남을 것인가’ 등을 포함해 총 50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이 외에도 ‘초대 관장 이재욱을 조명한다’ 등 사서 네트워크와 교류 프로그램도 열렸다. 특히 도서관, 협회, 연구원 등이 진행한 현장 사례 발표는 큰 관심을 모았다. 1년간 현장에서 쌓인 고민과 다른 도서관의 사례들을 공유하고자 하는 열망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AI 관련 프로그램 현장

서울도서관에서 진행한 ‘독서는 힙(Hip)하다’ 프로그램에는 많은 인원이 참여해 작년 서울국제도서전부터 이어진 청년층의 텍스트힙(Text-Hip) 문화 대한 관심과 영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서울도서관에서 시작된 ‘서울야외도서관’ 사례는 도서관 공간의 중요성과 무한한 가능성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세션중 강동구립 도서관의 사례 발표는 도서관이 서점 및 작가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때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이 밖에도 각 도서관의 고유한 정체성과 특색을 살린 사업은 물론 언제나 독자, 이용자와 소통하고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과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아카이빙(Archiving)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회 마지막 날, 공교롭게 대회장 근처에 국내 최대 규모의 광역 도서관인 경기도서관이 개관을 앞두고 있어 방문을 기대했지만, 안타깝게도 사전 공개는 어려워 발길을 돌렸다. 경기도서관은 전국 최초의 기후·환경 특화 도서관으로 경기도 내 31개 시·군, 약 1,400만 경기도민, 도내 4,600여 개 도서관을 연결하는 정책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이 기대되는 곳이다.

 

 

한국을 넘어 ‘모두의 도서관’으로
올해 대회는 협회 창립 80주년과 함께 도서관계의 변화와 확장을 체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또한 여러 중요한 질문들을 함께 논의할 수 있게 해주었다. AI 시대에 시민들은 도서관의 역할을 무엇으로 인식하고 있을까? 도서관을 ‘세금 먹는 하마’라 부르는 시각도 있고, ‘시민의 서재’,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라고 말하기도 한다. 독서 생태계에 대한 우려, 줄어드는 독자들에 대한 염려, 갈수록 지식과 정보의 격차가 커지는 시대에 과연 도서관은 무엇이며 도서관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변화시켜야 할지 고민한 흔적이 이번 대회를 관통하는 이 한 문장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지식을 넘어 삶을 연결하는 모두의 도서관”이라는 주제에 말이다.

지식, 삶, 연결, 모두 이 4가지 단어를 이어주는 곳이 바로 도서관이다. 지식과 정보로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연결하며 이웃과 세상의 문화를 바꾸는 도서관이야말로 모두에게 열린 근원적인 공공재이자 모두의 거실이라 믿는다. 이런 역할과 기능이 있기에 병영·교정시설 안에도 도서관이 생긴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고, 또 이용해야 한다. 이제는 지식·정보의 파수꾼이자 문화 향유의 전도사 역할로 도서관을 빼놓을 수 없게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5년 전국 공공도서관 통계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 수는 1,296개로 주요 국가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지만 20년 전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내년 부산에서 세계도서관정보대회(World Library and Information Congress, WLIC)가 열린다는 소식만으로도 그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필자가 책읽는사회문화재단에 재직하던 20여 년 전에는 외국 도서관을 견학하거나 해외 자료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전 세계가 대한민국의 도서관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게 되었다. 이번 대회를 비롯해 내년 세계도서관정보대회처럼 우리 도서관의 역량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발전시킬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K-문학이 세계화되었듯이, 대한민국 도서관이 책과 사람은 물론 세계와 미래를 잇는 ‘모두의 도서관’으로 자리하길 염원한다.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제62회 전국도서관대회 현장 스케치, 한국도서관협회 80주년 행사, 도서관과 AI 시대 변화, 공공도서관 정책과 미래 방향, 도서관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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