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신임 국립도서관장과 ISBN 시스템 개선 과제, 지식재산권(IP) 연계 창의산업과 함께하는 입체적 전시회로 개최 예정, 독립출판사, 디자인출판, 반기획출판
3월 인도네시아 출판시장 보고서
코디네이터 | 배동선
인도네시아 신임 국립도서관장과 ISBN 시스템 개선 과제, 지식재산권(IP) 연계 창의산업과 함께하는 입체적 전시회로 개최 예정, 독립출판사, 디자인출판, 반기획출판
이달의 출판계 이슈
인도네시아 신임 국립도서관장과 ISBN 시스템 개선 과제
올해 1월 7일 취임한 신임 국립도서관장 엔당 아미누딘 아지즈 교수(Prof. Endang Aminudin Aziz)는 과거 교육부에서 근무하며 영국 파견 업무를 맡았고, 이후 국립도서관에서 2020년부터 언어개발연구부를 담당해 왔다. 2024년부터는 정년을 맞은 샤리프 반도 전 도서관장을 대신해 직무대행을 맡고 있었다.
조코 위도도 정부 당시 국립도서관은 교육문화연구기술부 산하에 속해 있었다. 하지만 쁘라보워 수비안토 정부가 들어서면서 해당 부처가 초중등교육부, 고등교육과학기술부, 문화부로 분리되었고, 국립도서관은 초중등교육부 산하로 재편되었다. 국립도서관장은 청장급(1급 공무원, Eselon I) 직위로, 인도네시아 전국의 주정부 및 시군 단위 공공도서관을 총괄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립도서관이 관리하는 ISBN(국제표준도서번호) 시스템은 여전히 수작업 검증 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발급 속도가 일정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 ISBN 검증은 도서의 품질과 관계없이 전적으로 작품의 독창성 여부(모작, 변조품이 아니라는 증빙), 도서의 정체성, ISBN 신청서 등 오직 제출된 서류만으로 진행된다. 검증 과정에서 결함이나 오류가 발견되면 출판사는 수정 또는 보완요청을 받게 된다.
현재 ISBN 검증은 담당 부서 직원들이 수동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요청 건수와 담당 인력에 따라 발급 속도가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도서 출판이 많이 몰리거나 연휴가 낀 기간에는 평균 발급 기간을 훌쩍 넘기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출판사들은 보통 ISBN 발급이 2주를 넘기면 불만을 제기하기 시작한다. 국립도서관에서는 ISBN 발급을 위한 검증 절차에 특정 기술을 사용해 처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데이터에 따르면 ISBN이 등록된 도서는 연간 약 40,000권 수준이며, 현재의 담당 부서 직원 수는 해당 수량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춰져 있지만 타이틀 숫자가 더 늘어나거나 특정 기간에 발급신청이 몰리게 되면 부하가 걸리면서 ISBN 발급이 지연된다는 것이다. 특히 연말에는 시스템 점검과 보고서 준비 등이 계획되어 있어 연말 가까이 신청한 ISBN의 발급은 이듬해 1월로 이월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몇 년 전 ISBN 발급의 문제점들에 대해 개선과 교육이 이루어졌지만, 아직도 ISBN 발급이 필요한 도서의 종류, ISBN의 기능을 이해하지 못하는 작가나 출판사들의 무리한 ISBN 발급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일부 학계에서는 ISBN을 마치 마법의 숫자처럼 여겨 학위나 학점을 받기 위한 출판물에 반드시 ISBN이 탑재하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2017년 도서 체계에 관한 기본법 13호에도 명시된 내용이어서 아주 틀린 요구는 아니지만, ISBN이 있어야만 내용이 더 충실한 논문이나 보고서라 여기는 경향은 지양되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ISBN의 발급은 내용의 충실도와 전혀 관계없이 기본 요건을 갖춰 신청된 모든 출판물에 발급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단지 내가 그 책을 썼다는 증거로 몇 부만 인쇄한 책, 또는 학위 심사 교수와 대학원생, 박사생만 보거나 특정 동아리 회원 몇십 명 정도만을 위한 회보, 동인지 같은 것은 ISBN을 부여할 가치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판매용 또는 무료 배포용이라 해도 대중을 대상으로 출판된 도서에는 반드시 ISBN이 붙어야 한다. 따라서 학술적 출판물에 학점 또는 평점을 받는 기준으로 ISBN을 요청하는 관행에 대해서는 고등교육과학기술부와 각 대학이 학술도서 출판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립도서관은 ISBN의 원활한 검증과 발급을 위해 더 나은 시스템을 고안하고 도입해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 출판사, 학교, 작가 등 도서 출판계의 구성원도 ISBN의 취지와 기능에 대한 다소간의 재교육이 필요하며 국립도서관도 사용자들의 편의와 필요한 교육을 위해 적극적으로 당사자 집단들과 논의에 나서고 있다.
출처
꼼빠시아나 https://www.kompasiana.com/bambangtrim/677db4f1c925c43f337fdca2/isbn-dn-kepala-perpusnas-ri-yang-baru?page=2&page_images=1
IIBF 2025, 지식재산권(IP) 연계 창의산업과 함께하는 입체적 전시회로 개최 예정
뜨꾸 리프키 하르샤(Teuku Riefky Harsya) 창조경제부 장관은 2025년 2월 21일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와 만나 창조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출판산업에 대한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창조경제부는 원래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 초선 시절 대통령 직속 기관인 창조경제위원회로 출범했으나, 2019년 재선 후 관광부에 흡수되어 관광창조경제부로 개편되었다. 이후 2024년 10월 쁘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취임과 함께 장관 부처로 독립했다.
IKAPI 측은 일부는 도서 형태의 급속한 변화, 오프라인 서점들의 연이은 폐쇄, 문해력과 도서 인구의 하락, 불법 복제 도서 문제, 그리고 인도네시아를 앞지른 ASEAN 국가들의 출판산업 발전 등 인도네시아 출판산업이 직면한 상황과 과제에 관해 설명했다.
올해 IKAPI가 주최하는 가장 큰 행사인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IIBF 2025)은 9월 24~28일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창조경제부가 정책 수립을 담당하는 다양한 창의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도서출판산업은 지식재산권(IP)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소설을 영화화하는 작업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도서 창작물을 애니메이션, 음악,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창의경제부는 IKAPI와 협력해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을 단순한 책 전시회가 아닌, 창의 경제 부문과 결합한 더욱 입체적인 행사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창조경제부에서는 장관 외에도 미디어 창의성 담당 차관보 아구스티니 라하유(Agustini Rahay)와 출판사진 국장 이만 산토사(Iman Santosa)가 참석했으며, IKAPI 측에서는 아리스 힐만 누그로호(Arys Hilman Nugroho) 회장을 비롯한 협회 주요 인사들이 자리했다. 인도네시아 신임 국립도서관장과 ISBN 시스템 개선 과제, 지식재산권(IP) 연계 창의산업과 함께하는 입체적 전시회로 개최 예정, 독립출판사, 디자인출판, 반기획출판
출처
KAPI 홈페이지 https://www.ikapi.org/2025/02/25/menekraf-berkomitmen-mendukung-subsektor-penerbi-tan-dan-penyelenggaraan-iibf-2025/
현지 한국도서 출간 현황 및 현지 반응 분석
2025년 1분기 현지 한국도서 출판 현황
2025년 1분기 기간 중 현지 그라메디아 서점 실사와 출판사 홈페이지 브라우징을 통해 2024년 12월 하반기 이후 한강 작가의 현지 신간과 중쇄 등 여섯 권의 한국 원작 번역 도서들이 현지에 출간된 것을 확인했다.
한강 작가 작품 중쇄는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 두 작품 모두 이루어졌지만, 《소년이 온다》는 종전 《Mata Malam》이라는 로컬 제목을 버리고 해당 작품의 정식 영문 제목인 《Human Acts》로 제목을 바꾸어 달았으므로 신간으로 간주했다. 2024년 4분기 한국 원작 번역도서 인도네시아 출판 상황이 저조했던 것에 비해 12월 하순부터 1월 초에 이르는 기간에 확인된 신간들이 꽤 나왔다. 지난 4분기의 저조함은 일시적 현상이었던 것 같다.
그간 그라메디아와 하루출판사(Penerbit Haru)가 한국 도서 출판을 앞서 끌고 갔다고 보면 최근 바짜 출판사(Penerbit Baca)가 급격히 활발해진 것이 보인다. 이번 2025년 1분기에도 그라메디아와 또 다른 대형 출판사 미잔 그룹 소속 노우라 북스(Noura Books), 븐땅 뿌스타카(Bentang Pustaka) 등이 여전한 활동을 보이는 가운데 중견 출판사이지만 메이저라 부르긴 어려운 바짜 출판사(Penerbit Baca)가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정도면 지난해 4분기 한국 원작 번역도서 출판이 매우 저조했던 것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 하겠다.
2021년에 발간된 Sunny Everywhere의 작가 Sunny Dahye(써니 다혜)는 한국인으로, 인도네시아어, 한국어, 영어를 구사하는 메이크업 애호가이자 법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란 프로필이 달려 있다. 해당 작가와 저서가 한국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번역 과정 없이 곧바로 현지에서 출판된 책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더 많은 한국 신간이 현지 서점에 나오길 기대해 본다. 인도네시아 신임 국립도서관장과 ISBN 시스템 개선 과제, 지식재산권(IP) 연계 창의산업과 함께하는 입체적 전시회로 개최 예정, 독립출판사, 디자인출판, 반기획출판
출처
그라메디아 오프라인 서점 방문조사
아시아 국가 원작 번역도서 출판 현황과 일라나 탄 작가
한편, 일본과 중국 작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일본 작품은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 작품이 중심에 있다.
중국 작품은 제법 다양한 작가의 책이 여러 권씩 한꺼번에 나오는 추세인데 R.F. Kuang의 작품이 눈에 띈다.
그라메디아 서점에 나온 일본과 중국 도서들
한국을 배경으로 한 로컬 작가들의 작품들도 계속 늘어가는 중이다. 그중 일라나 탄(Ilana Tan)의 《Summer in Seoul》 신간이 보였고, 버를리아나 킴벌리(Berliana Kimberly) 작가의 《고려의 하늘(Langit Goryeo)》는 《내 하늘의 사랑의 빛》이라는 다소 어색한 한글 제목도 붙어 있었다.
한국 배경 로컬 도서들
버를리아나 킴벌리는 2024년 영화화된《지중해(Laut Tengah)》의 작가다. 《내 사랑의 운명》이란 한글 부제가 달린 이 작품도 한국을 무대로 한 인도네시아인들의 이야기다. 1997년생 버를리아나 킴벌리 작가는 인도네시아 명문 가자마다대학교 법학과에서 대학원까지 마친 재원으로 법률 전문가이자 무역계약서, 노사관계, 관세, 이슬람법 등을 주로 다루는 변호사이기도 하다. 그녀의 작품 속에서도 법률적, 종교적 색채가 엿보인다. 그의 소설 속에 나오는 이들은 모두 이슬람의 신앙을 가지고 현실 속에서 자신의 야망과 미래를 구현하려 노력한다.
그녀는 국내외 매체에 논문을 게재했고 국제교류학생 프로그램, 각종 국제 콘퍼런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 공공외교캠프에서 최우수 프로젝트 외교상(2019년), 서울 국제문화교육상 최우수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상(2018년) 등의 수상 이력을 보면 그의 작품들이 한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것이 충분히 설명된다. 일라나 탄의 2006년부터 2010년의 5년간 쓴 《한국의 여름(Summer in Seoul)》은 《파리의 가을(Autumn in Paris)》, 《런던의 봄(Spring in London)》, 《동경의 겨울(Winter in Tokyo)》으로 구성된 4부작 중 하나다. 이 외에도 그녀는 여러 작품을 썼지만 2006년 작 《서울의 여름》이 그녀의 소설 데뷔작이자 계절 4부작의 첫 작품이며, 오늘날 그녀가 있게 한 출세작이기도 하다. 현재 현지 서점에서는 《The Star and I》(2021), 《When The Sky is Blooming》(2024) 등 최근작 위주로 진열된 가운데 계절 4부작 중 유일하게 《서울의 여름》이 눈에 띈다.
하지만 정작 영화화된 것은 4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동경의 겨울》이었다. 이 작품은 2016년 제작되어 스크린에 걸렸는데 <Dilan> 3부작을 크게 히트시킨 무려 파자르 부스토미가 감독을 맡았다. 하지만 사진을 포함해 자신의 프로필을 전혀 노출하지 않는 일라나 탄 작가는 이 영화 제작 시에도 제작가 윤 K(Yoen K)가 일라나 탄을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영화는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다. 인도네시아에는 이렇게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작가들이 적지 않은데 2022년 공전의 히트를 하며 인도네시아 첫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무용수마을의 대학생봉사활동(KKN di Desa Penari)>의 원작 작가 심플만(@simplaman)도 트위터 계정명으로만 알려진 수수께끼의 작가다.
출처
그라메디아 오프라인 서점 방문조사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