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설립 80주년을 맞이한 호주 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와 2025년 올해의 책 시상, 호주 번역 문학 트렌드: 한국·일본 작품 상위권 분석

올해로 설립 80주년을 맞이한 호주 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와 2025년 올해의 책 시상, 호주 번역 문학 트렌드: 한국·일본 작품 상위권 분석

 

 

 

8월 호주 출판시장 보고서
코디네이터 | 황현정

 

 

 

세계 도서전 및 문학상 소식
올해로 설립 80주년을 맞이한 호주 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CBCA, Children’s Book Council of Australia)와 2025년 올해의 책 시상(Book of the Year Awards)

호주 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CBCA, Children’s Book Council of Australia)가 주관하는 2025년 올해의 책 시상(Book of the Year Awards)은 협의회 설립 80주년과 맞물려 그 의미가 더욱 깊었다. 1945년 첫 번째 ‘아동의 책 주간'(Children’s Book Week)이 ‘책으로 하나 되기'(United Through Books)라는 주제로 열렸을 때, 책이 세계 평화와 상호 이해를 가능케 한다는 이상이 강조되었다. 그로부터 80년이 흐른 지금, CBCA는 여전히 같은 정신을 이어가며 아동과 청소년 독자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2025년의 시상식은 ‘책 속 모험'(Book an Adventure)이라는 주제를 통해 책이 열어주는 모험과 탐험의 세계를 기념하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호주 아동문학의 흐름을 집약적으로 보여주었다. 올해의 시상(Book of the Year Awards)은 무엇보다 출품작 수가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총 여섯 개 부문에서 심사위원 15명이 작품을 검토했으며, 각 부문에서 세심한 논의를 거쳐 수상작과 우수작을 가려냈다. 이러한 결과는 호주 아동문학계가 얼마나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일 뿐 아니라, 장르와 주제 면에서 한층 다채로워진 경향을 드러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오더 리더스(Older Readers) 부문에서는 게리 론즈버러(Gary Lonesborough)의 《난 사실 여기 있지 않아》(I’m Not Really Here)가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이 부문에는 총 58편이 출품되었는데, 현실주의적 작품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판타지, 과학소설, 미스터리, 로맨스 등 장르적 실험도 활발했다. 심사평에 따르면 올해 작품들은 정체성 탐구, 정신 건강, 가족 관계, 상실과 슬픔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었고, 동시에 기후 위기, 정치적 갈등, 실종 사건 등 사회적 긴장과 맞닿은 소재도 빈번히 등장했다. 특히 원주민 작가, 다문화적 배경을 가진 창작자, 성소수자(LGBTQIA+) 정체성을 다룬 작품, 그리고 신경 다양성과 장애를 담아낸 작품들이 강하게 두드러졌다. 이는 호주 청소년 문학이 사회의 다양성을 더 정직하고 폭넓게 반영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더 리더스(Older Readers) 부문

영거 리더스(Younger Readers) 부문은 마리암 마스터(Maryam Master)와 애스트리드 힉스(Astred Hicks)의 《웃음이 최고의 결말》(Laughter is the Best Ending)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160편이 출품된 이 부문은 역사소설, 판타지, 과학소설, 현대물이 고르게 분포했으며, 장르 실험뿐 아니라 그래픽 노블과 운문소설 같은 형식적 변주도 두드러졌다. 자기출판 작품이 크게 늘어난 것도 올해의 특징이었는데, 내용적 매력에도 불구하고 편집과 디자인의 완성도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한계로 지적되었다. 주제 면에서는 다양한 가족 형태, 정신질환과 신경 다양성, 그리고 도시 생활이 중심에 자리했으며,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우정과 공연, 기록 도전 같은 경험이 주요한 서사 장치로 활용되었다. 또한 역사소설에서는 골드러시와 부시레인저 같은 호주 특유의 소재가 다시 활발히 다뤄졌고, 여성의 역할을 재조명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유아와 저학년 독자를 위한 얼리 차일드후드(Early Childhood) 부문에서는 대런 매컬럼(Darren McCallum)과 크레이그 스미스(Craig Smith)의 《흔들흔들 자전거》(The Wobbly Bike)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 부문에는 전년 대비 21% 증가한 153편이 출품되었는데, 라임과 리듬이 살아 있는 텍스트, 유머러스한 설정, 가족과 자연을 다룬 작품이 다수였다. 특히 다양한 가족 형태와 다문화적 배경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었으며, 원주민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의 참여도 증가했다. 약 30%의 작품이 동물과 자연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유아 문학의 특성상 낭독성과 리듬감이 중시되었으며, 이는 성인과 아동이 함께 읽는 경험을 통해 책의 즐거움을 확장하는 역할을 했다.

얼리 차일드후드(Early Childhood) 부문

그림책 부문에서는 데버러 프렌켈(Deborah Frenkel)과 대니 스넬(Danny Snell)의 《트럭 고양이》(The Truck Cat)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총 232편이 출품되며 전년보다 증가한 가운데, 텍스트와 그림의 조화로운 통합을 심사 기준으로 삼았다. 올해 특히 두드러진 점은 원주민 창작자의 참여와 문화적 요소가 반영된 작품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전체 출품작 중 12%가 원주민 창작자 혹은 문화적 배경을 다루고 있었는데, 이는 전년의 5%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작품들은 전통 지식, 드림타임 이야기, 그리고 화해와 문화 존중을 담아내며 아동문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그 외에도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20%, 상실과 불안을 다룬 작품이 10%를 차지했으며, 세대 간 관계와 문화적 다양성을 주제로 한 그림책도 많았다.

논픽션 도서에 수여되는 이브 포우날(Eve Pownall) 상은 안티 페이 뮤어(Aunty Fay Muir)와 수 로슨(Sue Lawson)의 《언제나 그랬듯, 언제나 그럴 것이다》(Always Was, Always Will Be)가 선정되었다. 총 81편이 출품되었으며, 올해는 특히 논픽션 그래픽 노블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눈에 띄었다. 환경과 기후변화, 역사적 사건, 과학 탐구, 원주민 지식과 언어 등 주제가 폭넓게 다루어졌다. 디지털 요소를 활용한 시도도 늘어나 QR코드를 통해 원주민 언어 녹음이나 추가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책들이 등장했다. 또한 다수의 작품이 독자에게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직접 행동을 촉구하거나 비판적 사고를 유도하는 등 적극적 참여를 장려하는 경향을 보였다.

신인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수여되는 상은 사라 캐폰(Sarah Capon)의 《커다랗게 자라라, 작은 씨앗아》(Grow Big, Little Seed)가 차지했다. 총 47편이 출품되었으며, 종이 콜라주, 디지털 아트, 아크릴화, 수채화 등 다양한 기법이 활용되었다. 빛과 색채의 표현, 원주민적 요소와 현대적 스타일의 융합, 참신한 구도와 시각적 실험이 높이 평가되었다. 신인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작품 수준이 매우 높아 심사 과정이 특히 치열했으며, 향후 이들이 호주 아동문학의 일러스트레이션 분야를 더욱 풍성하게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신인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2026년은 CBCA 올해의 책 시상(Book of the Year Awards)이 정식으로 8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협의회는 이를 기념해 과거 심사위원과 작가, 자원봉사자, 독자들의 회고를 수집하고, 지난 80년간의 변화를 정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946년 첫 시상에서 시작된 이 전통은 호주 아동문학의 성장을 기록하는 중요한 이정표로 기능해 왔고, 80주년은 그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모든 활동은 CBCA 어워즈 파운데이션(CBCA Awards Foundation)의 기금을 통해 이루어진다. 앨런 앤 언윈(Allen & Unwin), 스콜라스틱(Scholastic), 펭귄(Penguin), 하퍼콜린스(Harper Collins), 워커 북스(Walker Books) 등 주요 출판사를 비롯해 에밀리 롯다(Emily Rodda), 리비 글리슨(Libby Gleeson), 밥 그레이엄(Bob Graham) 같은 저명 작가들이 후원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고(故) 이브 포우날(Eve Pownall), 나렐 올리버(Narelle Oliver) 등 이미 세상을 떠난 아동 문학인의 이름으로 기부된 기금도 포함된다. 이는 호주 출판계와 독자 공동체가 협력하여 아동문학의 지속적 발전을 지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CBCA 올해의 책 시상(Book of the Year Awards)의 특징을 정리하자면, 출품작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며 창작 기반이 넓어졌다는 점, 다양한 사회적 정체성이 작품에 적극 반영되었다는 점, 신인 창작자의 발굴과 참여가 활발했다는 점, 원주민 문화와 목소리가 두드러지게 늘었다는 점, 그리고 청소년 독자들의 직접 참여를 통해 심사와 독서 문화가 한층 민주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호주 아동 청소년 문학이 단순히 문학적 성취를 넘어 사회적 대표성과 문화적 포용성, 독자와의 상호작용을 중시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2026년 80주년을 앞둔 지금, CBCA는 과거의 전통과 현재의 다양성을 연결하며 아동문학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강화하고 출판 생태계의 성장을 연결할지 주목된다.

 

베스트셀러 순위 및 동향 분석
베스트 프로덕츠 오스트레일리아(Best Products Australia)에서 선정한 번역 문학 작품 베스트 10 순위

베스트 프로덕츠 오스트레일리아(Best Products Australia)는 호주 내 소비재와 서비스 전반에 대한 비교·추천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해당 사이트는 AI 기반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방대한 제품 데이터와 사용자 리뷰를 분석하고, 다중 가중치 방식으로 종합 점수를 산출한다. 이를 통해 순위와 추천 목록을 제시하는데, 문학 분야에서도 ‘호주 내 최고의 번역 소설 Top 10’을 발표하며 시장 동향을 반영한다. 이 순위는 문학적 비평의 관점보다는 소비자 리뷰, 판매 추세, 온라인 평판 등을 기반으로 구성된 것으로, 호주 독자들의 실제 구매와 선호를 보여주는 지표로 의미를 가진다.

 

최근 호주 출판시장에서 번역 도서의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과 한국 문학 작품들이 현지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이야기를 중심으로 호주 독자들에게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도서의 경우 《위저드 베이커리》(The Wizard’s Bakery),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The Rainfall Market), 《기억서점》(The Memory Bookshop),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Untold Night and Day) 등이 현지 독자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 작품은 현대 사회의 고독과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주제로 다루며, 문화적 배경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인 정서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호주 독자들에게 안정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대중문화와의 연계로 한국 문학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호주 번역 도서 시장에서는 일본 문학 작품 역시 상위권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작은 도쿄 꽃가게》(The Little Tokyo Flower Shop), 《여행하는 고양이 연대기》(The Travelling Cat Chronicles), 《모리사키 서점에서의 나날》(Days at the Morisaki Bookshop), 《사라지는 벚꽃 서점》(The Vanishing Cherry Blossom Bookshop), 《기억 경찰》(The Memory Police) 등이 독자들의 감성적 선호와 문화적 흥미를 충족시키며 안정적인 판매와 긍정적 평가를 기록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상위권 번역 도서는 감성과 문화적 공감을 중심으로 호주 독자에게 수용되고 있다.

출처
2025_CBCA_BOYA_Report
https://store.cbca.org.au/products/2025-cbca-book-of-the-year-awards-reportBest Products Australia, 10 Best Translated Fictions, 17/08/2025
https://www.bestproductsaustralia.com/translated-fiction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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