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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깊어가는 런던, 그러나 서점 안은 두 개의 계절이 공존한다, 부커상 수상 후폭풍, 그리고 11월 베스트셀러 지형, Wimbledon BookFest 2025

 

 

 

11월 영국 출판시장 보고서
코디네이터 | 김지연

 

 

이달의 출판계 이슈
1. 겨울이 깊어가는 런던, 그러나 서점 안은 두 개의 계절이 공존한다.
2025년 11월 18일, 런던은 이미 완연한 겨울이다. 해가 지는 오후 4시만 되더라도 거리는 크리스마스 조명으로 반짝이고, 숨을 내쉬면 하얀 숨이 새어 나온다. Waterstones Gower Street 매장 앞 진열창은 마치 금빛 탑처럼 쌓인 《Flesh》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가득하다. 금박 표지, 스프레이드 엣지, 그리고 부커상 수상자라는 큼직한 금색 스티커. 11월 10일 Old Billingsgate 연회장에서 David Szalay가 £50,000 수표를 받아 들던 순간부터 시작된 ‘부커 열풍’은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Nielsen BookScan에 따르면 수상 후 열흘 만에 판매량이 12배 폭증했다. 매장 안에서는 직원들이 박스를 뜯을 때마다 “Flesh, Flesh, Flesh………” 하는 속삭임이 들려온다. 마치 그 단어가 이제는 하나의 주문처럼 느껴질 지경이다. Oxford Street의 Foyles에서는 《Flesh》 진열대 앞에 “This Month’s Must-Read” 팻말이 붙어 있고, 독자들은 마치 성지순례라도 하듯 그 앞에 멈춰 선다. 한 독자는 책을 집어 들며 “부커상이 뭔지도 몰랐는데, 다들 읽는다길래”라며 웃는다.

그러나 같은 매장 안쪽, 교육 출판 코너는 텅 비어 있다. 형광등 아래 먼지만 쌓인 교과서 진열대. 한 교사가 스마트폰으로 Oak 국가학습원 앱을 켜며 혼잣말을 내뱉는다. “이제 굳이 돈 주고 사나…” Oak National Academy를 둘러싼 사법심사는 여전히 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BESA(British Educational Suppliers Association), PA(Publishers Association), 작가협회로 구성된 연합은 “공공의 이름으로 민간을 서서히 죽이고 있다”며 분노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침묵이다.

11월 영국 출판시장은 이렇게 두 개의 얼굴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하나는 부커상의 화려한 불꽃놀이와 크리스마스 선물용 특별판으로 뜨거운 픽션 시장, 다른 하나는 교육 출판이 맞이한 차디찬 겨울이다.

 

 

2. 부커상 수상 후폭풍, 그리고 11월 베스트셀러 지형
1) David Szalay의 《Flesh》, 영국을 사로잡다
11월 10일 밤, Old Billingsgate의 샹들리에 아래에서 David Szalay가 《Flesh》로 부커상을 거머쥐던 순간, Penguin Random House 편집자들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brilliantly human(매우 인간적으로)”이라는 심사평은 단순한 찬사가 아니었다. 이 책은 인간의 삶을 9개의 연령대로 나누어, 각 시대의 몸과 욕망, 고통과 기쁨을 담아낸다. 19세 축구선수의 탄탄한 근육, 30대 산모의 출산의 고통, 80대 노인의 시들어가는 육체. Szalay는 “우리는 모두 결국 살덩이(flesh)일 뿐”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문학적으로 승화시켰다.

다음 날 아침부터 《Flesh》는 Amazon UK 차트 1위를 점령했고, Waterstones 전 매장 ‘Staff Pick’ 코너를 싹쓸이했다. Guardian은 “올해 가장 용기 있는 문학적 도전”이라고 평했고, The Times는 “인간 존재에 대한 잔인하지만 아름다운 명상”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모든 반응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Telegraph의 한 칼럼니스트는 “지나치게 해부학적이고, 감정이 결여되어 있다.”며 비판했고, 일부 독자들은 “읽기 불편하다.”는 리뷰를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쟁 자체가 판매를 더욱 부채질했다. 사람들은 궁금해했다. “과연 얼마나 불편할까?””정말 그렇게 대단할까?”

2) 11월 베스트셀러 Top 10 심층 분석

Richard Osman의 《We Solve Murders》는 그의 전작 《Thursday Murder Club》 시리즈의 성공을 이어받아, 50대 이상 독자층에게 압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살인을 해결하되,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라는 그의 공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11월 한 달 동안만 55만 부가 팔렸고, Christmas gift book 1순위로 꼽힌다.

Bridgerton Collector’s Edition은 넷플릭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특별판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Goldsboro Books가 출시한 이 에디션은 책날 장식(sprayed edges), 금박 엠보싱, 리본 책갈피, 시그니처 카드까지 포함되어 £45에 판매된다. 11월 5일 프리오더 오픈 30초 만에 5,000부가 매진되었고, 재고 확보를 위한 두 번째 인쇄가 진행 중이다.

Mel Robbins의 《The Let Them Theory》는 TikTok에서 시작된 바이럴 셀프헬프의 전형이다. “렛 뎀(Let them)”이라는 단순한 문구가 담긴 짧은 영상이 2,000만 뷰를 기록하며, 책은 자연스럽게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특히 20-30대 여성 독자들이 “타인의 기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이라는 메시지에 열광하고 있다.

3) 특별판 시장의 과열, 그리고 FOMO 마케팅
2025년 11월, 영국 출판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은 바로 “특별판 전쟁”이다. Goldsboro, Illumicrate, FairyLoot, OwlCrate 같은 특별판 전문 업체들은 이제 단순한 서점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었다. 그들의 전략은 명확하다. “한정판”, “독점, “지금 아니면 영원히 못 산다”는 FOMO(Fear of Missing Out) 마케팅이다.

11월 15일, Illumicrate가 출시한 《Fourth Wing》 특별판은 오픈 2분 만에 완판되었다. 가격은 £65. 일반판 £9.99와 비교하면 6배 이상 비싸지만, 구매자들은 “소장 가치”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특별판에는 작가 사인, 캐릭터 일러스트 카드, 독점 단편소설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일부 독자들은 “책은 읽는 것인데, 이제는 모으는 것이 되어버렸다”며 우려를 표한다. The Bookseller의 한 칼럼은 “출판사들이 독자의 FOMO 심리를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특별판은 발매 직후 eBay에서 2-3배 가격에 재판매되고 있다.

 

 

3. Wimbledon BookFest 2025, 한국 문학의 인기
1) 10월 18일 저녁 7시, Wimbledon Common 근처 Merton Arts Space. 객석 200석은 일찌감치 매진이었다. 무대 위에는 세 명의 작가가 올랐다. Ela Lee 《Minbak》, Juhea Kim《City of Night Birds》, 박서령 《Capitalists Must Starve》 작가이다.

“정체성 고민 자체가 한국인다운 현상입니다.”

객석의 교민 2세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 중 상당수는 런던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여전히 “너는 어디 출신이야?”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곤란해하는 이들이다. 한국에 가면 “영국 사람” 취급을 받고, 영국에서는 “한국 사람”으로 보인다. 그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다는 감각. 바로 이 감각이 세 작가의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이다.

2) Ela Lee, 《Jaded》 – 할머니 영자의 목소리
Ela Lee는 《Jaded》의 할머니 영자 시점을 낭독한다. 1985년 인천 민박집 마당, 채소를 따는 손길, 자식 교육을 위해 땅을 잘라 판 부모의 한숨. 그녀의 목소리가 살짝 떨린다. 실제로 그녀의 부모님도 2008년 금융위기 때 집을 민박으로 운영하며 버텼던 기억이 겹쳐서다.

“제 부모님은 한 번도 ‘힘들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어요. 그냥 묵묵히 일하셨죠. 이 책은 그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객석에서 한 중년 여성이 눈물을 닦는다. 그녀 역시 1980년대 한국에서 영국으로 이민 온 1세대다. “내 이야기 같다”고 그녀는 나중에 말한다. “우리 세대는 항상 다음 세대를 위해 살았어요. 우리 자신은 없었죠.”

Ela는 낭독을 마치고 덧붙인다. “저는 할머니 세대의 희생을 기록하고 싶었어요. 그분들이 없었다면 우리 세대도 없으니까요.”

3) Juhea Kim, 《City of Night Birds》 – 사랑과 외로움 사이
Juhea Kim은 러시아 발레리나 나타샤의 어머니가 사랑에 빠지는 장면을 읽는다.

“책과 나무만 친구였던 남자가 외로운 여자를 안아주며 ‘이제 더 이상 외롭지 않다’고 속삭이는……”

그녀는 책을 내려놓고 관객을 바라본다.

“저는 그냥 한국인입니다.”

이 말에는 무게가 실려 있다. Juhea Kim은 2006년 《The Inheritance of Loss》로 데뷔한 이후, 2025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까지 오른 작가다. 그녀는 “한국계 작가”라는 라벨에 저항하면서도, 동시에 한국적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저는 한국인이지만, 제 작품이 ‘한국 문학’으로만 읽히기를 원하지 않아요. 그냥 ‘문학’이길 바랍니다.”

객석에서 한 젊은 여성이 손을 든다. “작가님은 영어로 쓰시는데, 그게 한국 문학인가요?”Juhea는 웃으며 답한다. “언어는 도구일 뿐입니다. 제 피 속에는 한국이 흐르고, 그게 제 글에도 스며들어요. 그래서 한국 문학이죠.”

4) 박서련 《체공녀 강주룡, Capitalists Must Starve) – 북한 사투리로 재현한 강주룡의 이야기
박서련 작가가 강주룡의 고공농성 장면 묘사를 읽자 객석은 숨죽인다. 강주룡은 북한에서 탈북한 뒤, 한국에서 공장 노동자로 일하던 중 해고 위기에 처하자 크레인에 올라가 170일 동안 농성을 벌였던 실존 인물이다.

“그녀는 처음으로 스스로 선택한 결정을 한다. 공장 노동을 계속하는 것. 그것이 그녀가 자신을 위해 한 첫 번째 선택이었다.”

5) 관객 질문 시간 – “저는 누구인가?”
관객 질문 시간. 한 젊은 교민이 묻는다.

“영국에 살면서 늘 헷갈려요. 저는 한국인인가, 영국인인가?”

Ela는 웃으며 답한다. “한국에 가면 가장 한국인 취급을 못 받는다니까요. ‘어, 너 말투 이상하다’, ‘왜 젓가락질 못 해?’ 그런 말 들으면 진짜 서운하죠.”

Juhea Kim은 단호하게 말한다. “저는 그냥 한국인입니다. 어디서 살든, 무슨 언어로 쓰든.”

박서령 작가는 “그 고민이야말로 당신이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는 증거예요. 정체성 고민은 사치가 아니에요. 그건 당신이 두 세계를 다 사랑한다는 뜻이거든요.”

 

 

4. 크리스마스를 향한 마지막 질주, 그리고 남아 있는 불씨
1) 크리스마스 북 시장, 호황 예상

11월 말, 서점들은 이미 크리스마스 모드로 전환되었다. WHSmith 매장마다 ‘TikTok Made Me Buy It’ 코너는 로맨타지 특별판으로 가득하고, 독립서점들은 부커상 수상작 《Flesh》와 한국 문학 신간을 나란히 진열한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11~12월 영국 전체 소매 시장은 £91-99bn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출판 시장도 이 흐름을 타고 있다. 특별판, 오디오북, BNPL(Buy Now, Pay Later) 결제까지 결합된 ‘럭셔리 북’이 대세다.

Waterstones의 한 매니저는 이렇게 말한다. “올해는 특히 ‘선물용 책’이 잘 팔려요. 사람들이 책을 읽으려고 사는 게 아니라, 선물하려고 사는 거죠. 예쁘고, 특별하고, Instagram에 올릴 만한 책.”

2) 오디오북 시장의 급성장
2025년 11월, 오디오북 시장은 전년 대비 35% 성장을 기록했다. Audible, Spotify Audiobooks, Google Play Books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celebrity narrator” 트렌드다. 유명 배우나 작가 본인이 직접 낭독한 오디오북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Stephen Fry가 낭독한 《Harry Potter》 시리즈는 여전히 오디오북 차트 상위권을 지키고 있고, Sally Rooney가 직접 낭독한 《Intermezzo》는 출시 1주일 만에 1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3) BNPL(나중결제) 서비스의 확산
“Buy Now, Pay Later” 서비스는 출판 시장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Klarna, Clearpay, Laybuy 같은 BNPL 플랫폼을 통해 독자들은 £50짜리 특별판을 £12.50씩 4회로 나눠 결제할 수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특히 젊은 독자들이 자신의 재정 능력을 넘어서는 소비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Financial Times는 “BNPL이 문화 소비를 민주화하는가, 아니면 빚더미를 양산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4) 교육 출판사들의 어두운 겨울
한편, 교육 출판사 사무실은 불이 꺼지지 않는다. Oak National Academy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무료가 최고의 경쟁 무기”라는 탄식이 회의실을 맴돈다.

한 교육 출판사 편집자는 익명을 조건으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수십 년간 교재를 개발해왔어요. 전문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교육학자들이 협력해서 만든 콘텐츠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무료로 비슷한 걸 제공하면, 누가 우리 책을 사겠어요? 이건 공정한 경쟁이 아닙니다.”

BESA는 11월 25일 고등법원에서 열리는 청문회를 앞두고 성명을 발표했다. “Oak National Academy는 공공 교육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민간 출판사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건 시장 왜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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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픽션 시장
1) 황금빛 불꽃
부커상 효과: David Szalay의 《Flesh》는 11월 한 달간 12만 부가 판매되었다. 이는 2024년 수상작 《Orbital》(8만 부)을 크게 웃도는 수치이다.

특별판 전쟁: Goldsboro, Illumicrate 등 특별판 업체들의 매출이 전년 대비 150% 증가하였다.

TikTok 효과: #BookTok 해시태그가 붙은 책들의 평균 판매량이 30% 증가하였다.

2) 교육 출판 – 차가운 겨울
Oak National Academy 영향: 교육 출판 시장은 전년 대비 15% 감소하였다.

법적 분쟁: BESA vs. 정부 소송, 11월 25일 고등법원에서 청문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고용 불안: 주요 교육 출판사 3곳은 11월 한 달간 총 120명 감원을 발표했다.

참고자료
Nielsen BookScan Weekly Data
The Bookseller Magazine
Publishers Association Monthly Report
Wimbledon BookFest 2025 Official Transcript
Guardian Books Section
The Times Literary Supplement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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