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톨 번역 문학 페스티벌:한국 문학, 번역을 넘어 현지화 되다, 학습교재, 영자신문제작, 소식지디자인, 전단지만들기
5월 영국 출판시장 보고서
코디네이터 | 김지연
세계 도서전 소식
브리스톨 번역 문학 페스티벌 : 한국 문학, 번역을 넘어 현지화 되다
영국 번역가 협회와 브리스톨 시립도서관이 공동 주최한 <Translated By, Bristol 페스티벌>은 2주간 30개국 120여 명의 작가와 번역가가 참여하며 번역 문학의 최전선을 보여주었다. 한국 문학은 단순한 해외 작품이 아닌, 영국 독자들과의 감정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주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번역 문학의 가능성과 다양성을 조명했는데, 한강의 《흰》 영어판 출간 20주년을 기념한 작가-번역가 대담 세션과 정보라의 《저주받은 토끼》를 다국어로 동시 낭독한 프로그램은 한국 문학의 존재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문화적 맥락을 어떻게 언어로 옮길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이제 단지 번역 기술의 문제가 아닌 문학의 경계와 독자의 감수성 자체를 물음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강 《흰》 20주년 기념 대담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는 “한국적 정서인 ‘한(恨)’을 ‘grief’로 옮긴 것은 영미 독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원작의 뉘앙스를 완전히 담아내지는 못했다”라고 말했다. 한강은 “번역은 원작의 그림자를 따라가는 작업”이라며, 언어 간 이동에서 발생하는 손실과 새로운 의미 생성의 이중성을 언급했다.
정보라 《저주받은 토끼》 다국어 낭독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로 동시 낭독된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이 작품에서 번역자들은 한국적 공포를 서양의 고딕 전통과 접목하는 현지화 전략을 보여주었다. 안톤 허(번역자)는 “호러 장르의 관습을 활용해 ‘저주받은 토끼’의 이미지를 영국 독자에게 친숙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AI 시대의 번역 논쟁
‘ChatGPT-5가 문학 번역을 대체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라운드테이블에서 AI의 기술적 한계와 인간 번역가의 창조적 역할이 논의되었다. 스페인어 번역가 카를로스 모야는 “AI는 맥락 없는 직역만 가능할 뿐, 문화적 함정을 피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라며 하이브리드 모델을 제안했다.
독립서점 리포트 : 한국 문학, 영국 독자층의 구체적 지형을 그리다
현장뿐만 아니라 독립서점에서도 그 흐름은 이어진다. 브리스톨의 Storysmith에서는 《채식주의자》와 《파친코》가 여전히 인기리에 판매되었고, 김혜진의 신작 《개미의 시대》는 출간 첫 주에만 50권이 판매되며 한국 문학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흥미로운 점은 구매자 중 70%가 20~40대 여성이며, 30%는 문학 또는 창작 관련 종사자라는 점이었다. 이들은 단순히 ‘해외문학’으로서 한국 문학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 정치적·심리적 주제들을 현재 자기 삶의 맥락 안에서 읽어내고 있다. 브리스톨의 대표적 독립서점 Storysmith의 2025년 5월 판매 데이터는 한국 문학이 영국에서 단순한 이국적 취향을 넘어 특정 독자층과 깊은 정서적 결합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판매 현황 : 수치로 본 한국 문학의 현지 영향력
구매자 분석 : 203명의 프로필을 통해 본 한국 문학 수요층 분석
독자 심층 인터뷰 : 왜 한국 문학인가?
시사점 : 타겟층에 따른 마케팅 전략 필요성
30대 여성 창작자를 주요 타겟으로 한 북클럽·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 확대, 정치적 주제를 강조한 홍보 전략(《개미의 시대》를 ‘기후 위기 시대의 생존 기록’으로 패키징), 독립서점과 연계한 한국 문학 큐레이션 코너 운영(현재 영국 12개 서점에서 시범 진행 중) 등이 있다. 이 데이터는 한국 문학이 영국에서 ‘트렌드’가 아닌 문화적 교류의 통로로 자리 잡고 있음을 입증한다. 특히 젊은 여성 지식층과 강한 연결고리는 향후 출판 전략의 핵심 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달의 출판계 이슈
5월 영국 출판계 AI 저작권 논쟁 상세 분석
5월 중순 영국 출판계의 뜨거운 이슈는 인공지능(AI)과 저작권을 둘러싼 충돌이었다. 폴 매카트니와 엘튼 존을 포함한 400여 명의 창작자들은 AI 학습에 사용된 저작물의 출처를 공개하라는 ‘AI 저작권 투명성 법안’을 지지하며 공개서한을 의회에 전달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기술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는 뜻을 고수했고, 주요 AI 기업들은 ‘자율적 가이드라인’을 약속하는 선에서 대응했다. 출판계는 즉각 반응했다. 영국 작가협회는 ‘창작자 보호 팩트체크’ 캠페인을 출범시켰고, AI 생성 콘텐츠에 ISBN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 공개 반대 성명을 냈다. 한 독립 출판사가 AI가 쓴 소설을 투고 받고 거절했다는 사례는 SNS에서 화제가 되며, 이 논쟁의 윤리적, 문화적 무게를 실감했다.
1) 창작자들의 공개서한 및 요구 사항
2) 영국 정부 및 AI 기업의 입장
3) 출판계의 대응
– 영국 작가협회(Society of Authors)의 조치
– 창작자 보호 팩트체크 캠페인
– AI 생성 콘텐츠의 오류 사례 분석(예: 표절 검출 도구로 확인된 사례)
– ISBN 부여 반대 성명 : AI 작품은 인간 창작물과 동등한 지위를 가질 수 없음
– 법적 대응 : 미국 작가조합(WGA)과 연대해 EU 저작권법 개정 촉구
4) AI가 학습 데이터를 재조합하는 수준을 넘어 진정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가?
– 2025년 5월 Google DeepMind 발표 : “AI는 패턴 모방만 가능, 원천적 창의성 없음”
– 영국 문학계의 반발 : AI 생성 소설이 맥스 포터 스타일을 모방했지만 ‘정서적 깊이 결여’ 지적(갈리 베거 프레스 성명)
5) 논쟁의 쟁점
한국 문학의 디지털 감성 소비 특징
젊은 독자들은 또 다른 방식으로 책을 소비하고 있다. 북토크(BookTok)에서는 《저주받은 토끼》가 여전히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이 결말을 설명해 주세요’라는 영상 콘텐츠와 함께, 번역가 안톤 허의 인터뷰 영상, 작품을 패러디한 유머 콘텐츠 등이 끊임없이 공유되며, #CursedBunny 해시태그는 누적 조회수 2,800만 회를 기록했다. 특히 안톤 허는 ‘3초 안에 몰입시키는 문장’을 앞세워 틱톡에 출연하는 전략으로 번역자이자 콘텐츠 생산자로서의 새로운 역할을 보여준다. 이 같은 활동은 단지 책의 판매를 넘어서, 한국 문학이 영미권에서 어떻게 ‘디지털 감성’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험이다.
이와 함께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변화는,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한국어 학습 콘텐츠 확산이다. 런던 워터스톤스 피카딜리점에서는 ‘Korean’이라는 독립 섹션이 마련되어 《Korean Grammar in Use》, 《Talk To Me In Korean》, 《TOPIK I 한 권으로 OK》 등의 교재들이 체계적으로 진열되어 있다. 문법서뿐만 아니라 BTS 가사로 배우는 한국어책까지 등장한 이 코너는 이제 한국어가 단순한 외국어 학습의 대상이 아닌 문화 소비와 감정 이입을 위한 언어로 자리 잡는 것을 보여준다. SOAS 런던대 한국학과의 등록생 수가 지난 10년간 3배로 증가한 것도 같은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종합 분석
브리스톨 번역 문학 페스티벌:한국 문학, 번역을 넘어 현지화 되다, 학습교재, 영자신문제작, 소식지디자인, 전단지만들기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