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출판 산업의 미래 전략을 위한 회의 열려, 초등학교 교과 보조 활동으로 독서 수업 확대 시행, 베트남 대표 서점 까쳅(Cá Chép, 잉어) 폐점이 던지는 의미

베트남 출판 산업의 미래 전략을 위한 회의 열려, 초등학교 교과 보조 활동으로 독서 수업 확대 시행, 베트남 대표 서점 까쳅(Cá Chép, 잉어) 폐점이 던지는 의미

 

 

 

 

9월 베트남 출판시장 보고서
코디네이터 | 신승복

 

 

 

 

이달의 출판계 이슈
매년 9월 2일은 베트남의 독립기념일이다. 올해는 80주년으로 필자가 경험한 독립기념일 중 가장 흥분되게 보냈던 것 같다. 미래에 대한 베트남의 기대는 국가의 전 영역에서 볼 수 있는데 출판계 역시 밝은 미래에 대한 야심찬 포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의 한류가 대부분의 모든 영역에서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현상을 보고 베트남은 그것을 즐기고 부러워하는 것 이상으로 출판 문화를 비롯한 자국의 문화가 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베트남 출판 산업의 미래 전략을 위한 회의 열려
지난 8월 26일에는 2004년에 베트남 중앙 공산당에서 발표한 출판 관련 문건(42-CT/TW) 발표 20주년을 맞아 그동안을 회고하면서 앞으로의 미래 전략에 대해 당과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회의하였다. 베트남은 국가 전반에 걸쳐 정부가 주도하고 공산당이 지도하는 시스템으로 국정이 운영되기 때문에 당과 정부의 의지와 계획이 출판업계의 방향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특별히 이번 회의는 지난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출판인쇄국이 정보통신부에서 문화관광체육부로 소속 부서가 바뀐 후에 열린 회의라 더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베트남은 출판을 단순한 지식 전달의 도구가 아닌, 국가 문화산업의 핵심 축으로 재정립하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번에 정부, 학계, 민간 출판계 모두가 함께 참여한 자리에서 출판 산업의 미래 전략이 발표 토론되었다.

 

1. 출판을 문화산업의 핵심 축으로 재정립
응우옌 쫑응이아(Ông Nguyễn Trọng Nghĩa) 베트남 중앙 공산당 선전교육위원장 겸 민중운동위원장은 “출판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국가의 소프트파워와 직결된 핵심 분야”라며, 출판을 문화산업의 전략적 기둥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많은 출판사가 자체 브랜드를 구축하고, 인쇄 및 유통 방식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었고 국제적 파트너 저작권 협력을 통해 베트남 출판물이 다국어로 출판되어 베트남의 이미지를 세계 여러 대륙에 효과적으로 알리는 데에 공헌했다고 말하였다. 하지만 베트남은 현재 시장경제로 인한 수익성의 압박, 디지털 전환의 충격, 소셜 미디어와의 콘텐츠 경쟁, 출판 혁신이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점은 당면한 과제라고 하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출판 산업의 질적 도약을 위해서는 인재 양성이 핵심 요소라며, 고급 출판 인력을 양성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응우옌 쫑응이아(Ông Nguyễn Trọng Nghĩa) 베트남 중앙 공산당 선전교육위원장

 

팜 민 뚜언(Phạm Minh Tuấn) 베트남 출판협회 회장

 

 

2. 전문화·국제화를 위한 네가지 전략
지난 20년간 출판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과 제도적 기반 강화에도 불구하고, 출판 영역의 디지털로의 전환, 독자들의 독서 행태의 변화, 콘텐츠 글로벌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전문화·현대화·국제화를 위한 체계적인 정책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배경 아래, 팜 민 뚜언(Phạm Minh Tuấn) 베트남 출판협회 회장 겸 공산당 기관지 부편집장은 베트남 출판 산업의 제도 개선과 미래 전략에 대한 네 가지 핵심 제안을 발표했다.

① 법률 및 제도 정비
팜 민 뚜언 회장은 2012년 제정된 현행 출판법이 급변하는 출판 환경에 더 이상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다음과 같은 법과 제도적인 개선 사항을 제안했다. 전자출판, 다매체 콘텐츠, 국경 간 협업 등 새로운 출판 형식에 대한 법적인 정의와 범위를 명확히 규정해야 하며, 저작권 보호, 데이터 관리, 책임 주체와 관련된 조항을 보완해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법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관련 하위 법령들 간의 중복 및 충돌을 해소하고 일관된 체계를 확립해야 하며, 출판 산업의 장기 발전을 위해 2035년까지의 전략과 2045년까지의 중장기 비전을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베트남은 20년 안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 각 분야별로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는 중인데 출판계도 제도 정비를 통해 로드맵 구상이 요구되고 있다.

② 출판 유형별 정책 정립과 품질 기준 강화
출판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반영하기 위해, 분야별 세분화된 정책과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정치·이념, 과학·교육, 예술·문화, 디지털·전자출판 등 각 분야의 고유 목적에 따라 요구되는 품질 기준, 제작·유통 방식, 검열 절차를 구체화해야 한다. 아울러, 출판물의 학문적 수준과 품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지표를 마련하여 이를 바탕으로 정책 지원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뚜언 회장은 강조했다.

③ 공공 지원 시스템 도입과 사회화의 균형 유지
출판 산업의 공익성과 콘텐츠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주도의 출판 지원기금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정치, 학술, 과학 등 공공성이 높은 콘텐츠에 우선 투자하고, 출판 기술과 전문 인력 개발도 지원해야 한다. 또한 민간 출판 활성화를 장려하되, 상업성 중심의 콘텐츠 질 저하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병행되어야 한다. 사후 검열, 전문가 위원회 평가, 직업윤리 기준 강화 등을 통해 출판물의 내용과 수준도 관리해야 한다.

④ 디지털 전환과 인재 양성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과 전문 인재 양성이 병행되어야 한다. 우선, 출판 이력, 저작권 정보, 유통 통계 등을 통합한 국가 출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산업 전반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전자책, 오디오북, 다중 플랫폼 콘텐츠 개발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기술 인프라 마련이 필요하며, 디지털 편집, 다매체 기획, 국제 협력에 능한 차세대 출판 인재 양성과 출판인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도 중요 과제로 제시되었다.

참고기사
https://znews.vn/can-dat-lai-xuat-ban-nhu-mot-tru-cot-phat-trien-cong-nghiep-van-hoa-post1580184.html
https://znews.vn/ba-giai-phap-phat-trien-xuat-ban-theo-huong-chuyen-nghiep-hoi-nhap-post1580168.html

베트남 출판 산업의 미래 전략을 위한 회의 열려, 초등학교 교과 보조 활동으로 독서 수업 확대 시행, 베트남 대표 서점 까쳅(Cá Chép, 잉어) 폐점이 던지는 의미

 

초등학교 교과 보조 활동으로 독서 수업 확대 시행
출판 및 독서 전문가들과 현장 교육 담당자들 사이에서 베트남 학교의 독서 교육의 강화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늘 있어왔다. 마침 지난 8월 베트남 교육 훈련부는 2025-2026 학년도부터 새로운 교육과정 운영 지침을 발표하여 일선 교육현장에 하달하였다.

이제까지 베트남은 전일제 수업이 아니라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2부제 수업을 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대도시의 경우 최근 몇 년 전부터 전일제 수업을 하는 학교가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의무적으로 전국의 초등학교는 전일제 수업을 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이렇게 하여 오전에는 일반 교과목 위주로 수업을 하교 오후에는 학습 보조 활동 과목 수업을 하게 된다. 학습 보조 활동에는 독서 활동, 동아리 활동, 체험 학습 등이 포함된 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는 의무적으로 전일제 수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독서 활동이 늘어나게 되었고 중·고등학교는 지역에 각 지역의 여건에 따라 단계적으로 하도록 했다.

이전까지는 학기당 2~3회 선택 과목 형태로 시행하게 했는데 이번 학기부터는 매일 보조 활동 안에 독서 활동이 편성되어 독서 수업의 횟수가 이전보다 더 많아지게 되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평가는 단순히 독서 관련 수업 시간을 늘린다고 독서 수업의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독서 수업의 효과는 수업 시간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어떻게 시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당장 독서교육을 담당할 교사 연수도 필요하고 어떤 내용으로 가르칠 것인지 체계적인 독서 프로그램도 준비되어야 하며 학교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관심과 참여도 필수적이어야 한다.

필자가 이전에도 소개했던 사설 독서교육 센터 ‘열려라 책’을 운영하고 있는 하노이 사범대학교 어문학과 교수인 응우옌티응옥밍(Nguyễn Thị Ngọc Minh) 교수는 이제껏 독서 프로그램들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독서 수업에 대한 상세한 교수안, 연간 교육 과정, 교사용 보조 자료, 강의 슬라이드, 학생용 학습지, 학부모에게 제공할 도서 목록 등 이런 식으로 독서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실행이 잘 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독서 프로그램은 각 연령대의 인지 수준에 맞춰서 반복과 확장을 고려한 동심원 구조로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교사는 사전에 전문적인 연수를 받아야 하고, 학부모 역시 학교와 협력하여 아이들이 독서를 꾸준히 이어가며 이를 습관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응우옌티응옥밍 교수는 “이제까지 학교 수업 시간은 매우 한정되어 있었지만 제도적으로 독서 수업을 하루 중 일부를 확보했다는 것 자체로도 매우 소중한 일입니다. 그러나 교육부가 독서 수업을 제대로 확보해 준만큼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학생들에게 주어진 중요한 기회를 그냥 낭비하는 것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하였다.

베트남 출판 산업의 미래 전략을 위한 회의 열려, 초등학교 교과 보조 활동으로 독서 수업 확대 시행, 베트남 대표 서점 까쳅(Cá Chép, 잉어) 폐점이 던지는 의미

 

학교별 독서 수업 불균형
하노이 지역 학교들의 독서 수업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에 따르면, 일부 사립학교는 비교적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하고 교사-학생-학부모의 협력을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잘 운영하고 있는 반면, 공립학교에서는 여전히 여러 가지 시행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립 중학교의 팡안(Phương Anh) 교사는 아직까지 독서 수업 운영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받은 바 없다고 전했다. 그녀는 “국제학교나 사립학교들은 인프라와 자원이 풍부해 도입이 수월한 반면, 공립학교는 그렇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하노이 하동에 있는 BMS(Ban Mai School) 초등학교 수업

 

호치민에 있는 쩐다이응이아(Trần Đại Nghĩa) 특목고등학교 독서수업

 

교육 전문가들은 독서 수업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구체성과 정밀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특히 공립학교의 경우 수업량이 많고 시험 압박이 심해, 교사와 학생 모두 여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과제로 지적된다. ‘독서 주간’이나 ‘책 축제’와 같은 행사가 학생들의 독서 인식을 높이는 데 일정 역할을 하긴 하지만, 체계적인 프로그램 없이 단발성 행사에만 의존할 경우, 독서 활동은 여전히 형식적인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사참고
https://znews.vn/can-co-he-sinh-thai-phu-tro-tiet-doc-sach-trong-truong-hoc-post1585981.html

 

 

베트남 대표 서점 까쳅(Cá Chép, 잉어) 폐점이 던지는 의미
2025년, 베트남 출판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긴 소식이 전해졌다. 독창적인 디자인과 문화적 기획력으로 사랑받아 온 서점 ‘까첩’이 공식적으로 폐점 절차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까쳅은 2013년 하노이에서 첫 문을 열었다. 이름은 ‘잉어’를 뜻하며, 이는 베트남 민담에서 용이 되기 위해 폭포를 뛰어오르는 잉어처럼, 문화와 지식이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었다. 까첩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니었다. 예술 전시, 어린이 교육 워크숍, 문학 행사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며 ‘감성 서점’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전성기에는 하노이, 호찌민, 다낭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5개 이상의 직영점을 운영했다. 각 지점은 지역의 문화 특성을 반영한 독립적 컨셉의 인테리어로 방문자에게 예쁜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2020년대 중반 이후 상황은 빠르게 바뀌었다. 도심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어 높은 임대료, 인건비, 관리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그 외에도 띠키(Tiki), 파하사(Fahasa), 쇼피(Shopee)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책 판매 비중이 급증하며 오프라인 서점 방문율은 감소했다. 팬데믹 이후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고, 독서 자체가 모바일 기반으로 옮겨가면서 대형 서점의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띠키나 파하사는 배송 속도, 검색 편의성, 할인 가격 등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인다. 독립서점이 이를 따라가기란 어렵다. 서점+카페+전시 모델이 한때는 신선했지만, 최근에는 비슷한 형식의 공간이 난립하면서 차별화에 실패한 경우도 많다. 까쳅 이후에도 냐남 서점 등 독립 서점들이 감성적 큐레이션을 유지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생존을 위해 온라인 콘텐츠 강화, 유튜브 채널 운영, 독서클럽 운영 등으로 활동을 다변화하고 있다. 책을 파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서점을 유지할 수 없다. 경험을 팔고, 공동체를 만들고, 문화적 정체성을 설계하는 일이 이제 서점의 본질이 되었다.

현재 까쳅은 하노이와 호치민 등 모든 지점을 폐점한 상태지만 새로운 운영모델과 컨셉으로 다시 돌아올 것을 약속하였다. 등용문의 잉어가 하늘을 승천한 것과 같이 카쳅 서점이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 앞에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폐점 하기 이전의 까쳅(Cá Chép) 서점 하노이 지점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베트남 출판 산업의 미래 전략을 위한 회의 열려, 초등학교 교과 보조 활동으로 독서 수업 확대 시행, 베트남 대표 서점 까쳅(Cá Chép, 잉어) 폐점이 던지는 의미

베트남 출판산업, 문화강국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다 디지털 전환·독서 교육·까쳅 서점 폐점 이슈 분석

베트남 출판시장 보고서

베트남 문화산업 전략

디지털 출판 전환

독서 교육 프로그램

까쳅 서점 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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