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국제도서전 참관, 출판 관련 행사 참관기, 학교신문편집, 학교팜플렛제작, 학급문집제작
7월 중국 출판시장 보고서
코디네이터 | 배혜은
디지털 출판 동향 및 저작권 문제 분석
인쇄업의 디지털화 추진
국가신문출판서가 <인쇄업 디지털화 3개년 행동계획 2025-20271>을 통해 국가 차원의 문화 디지털화를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발표했다. 시행 절차는 총 3단계로 나뉘는데, ① 1단계(2025.6~12): 계획 발표, 표준 제정 착수, 시스템 가동; ② 2단계(2026.1~2027.6): 핵심기술 개발, 혁신 사례 보급, 플랫폼 건설;③ 3단계(2027.7~12): 성과 총괄, 제도화 추진, 우수 지역 및 기관 표창 등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핵심 과제는 디지털화 역량 평가 추진, 디지털화 혁신 응용 추진, 디지털 관리 서비스 추진 등 세 가지가 있다. 특히 클라우드 인쇄 등 새로운 개념에 대한 법제화가 되어있지 않아 업계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관련 법규 제정이 시급해 보인다. 추가로 해당 행동계획은 인쇄업계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출처
https://www.nppa.gov.cn/xxfb/tzgs/202506/t20250609_899420.html
아동도서의 오디오화 가속화
중국 교육부와 중앙선전부에서 공동으로 <중국 청소년 학생 독서 행동의 심층적 추진에 관한 공지>를 발표했다. 디지털 기술 기반 강화, 디지털 독서와 전통 독서의 결합, 청소년의 독서 및 평생 학습을 위한 디지털 지원 강화 등 내용을 강조하며, 칭다오에서는 ‘2025년 전국 소년아동출판사 사장·편집장 연례회의’가 진행되었다(2025.6.5.-6.6). 장강소년아동출판사에서는 ‘방과후 시간·아동 맞춤형 디지털 독서 서비스 프로젝트’를 기획해 가정과 학교의 독서 시스템을 연계하고 우수한 디지털 독서 콘텐츠를 추천해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다. 강소봉황소년아동출판사는 2019년부터 오디오 아동 지식 서비스 플랫폼 ‘소봉황FM(小凤凰FM)’을 운영하고 있는데, 2025년 초 기준 등록 사용자 수는 75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복건소년아동출판사에서는 인공지능 활용 미술 편집실을 설립해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로만 구성된 삽화 도서를 출간하여 작업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온라인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 문제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있으며 샤먼(厦门) 등 중국 각지에 테마 매장을 열어 아이들이 직접 생성해 보도록 하고 있다.
1 印刷业数字化三年行动计划(2025-2027年)
2 《关于深入实施全国青少年学生读书行动的通知》
출처
https://mp.weixin.qq.com/s/ZtToMBIKxcltypnZDJWcYw
베스트셀러 순위 및 동향 분석
6월 중하순 이후 중국 학교들이 본격적인 방학 기간에 들어가며 당당왕 6월 신간 베스트셀러 10위 중 절반은 학습 관련 만화가 차지했다. 주로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과 보충 내용의 도서이다. 류추신(刘楚昕)의 《진흙탕》(泥潭)이 1위에 오르며 오랜만에 소설 장르가 상위권에 올랐다. 해당 도서는 이강출판사(漓江出版社)에서 2023년에 창설한 문학상인 ‘이강문학상(漓江文学奖)’의 제2회 수상작으로 SNS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밖에도 중국 소설가 마보용(马伯庸)의 신작 《도화원, 별일 없다》(桃花源没事儿),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공범》(架空犯)은 6월 초 출간 즉시 나란히 5~6위에 오르며 인기 작가의 저력을 입증했다. 또한 최초로 중국 공산당의 본부를 취재한 미국 저널리스트 에드거 스노(Edgar Snow, 1905-1972)의 《중국의 붉은 별》(红星照耀中国)은 방학 필수 독서 목록으로 지정되며 리뉴얼 버전이 출간되기도 했다.
《미움받을 용기》(2015), 기계공업출판사(机械工业出版社)
《미움받을 용기》(2025), 기계공업출판사(机械工业出版社)
해외 작가의 도서로는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 모음집《She would by the flowers herself》이 《자기만의방》의 시리즈 도서로 소개되며 당당왕 문학 신간 베스트셀러 5위에 오르고, 당당왕 리뷰는 16만 개를 돌파했다.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의 중국어 번역본은 2015년 출간된 후 100년 동안 500만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 방학 시즌을 고려해 동일한 출판사에서 만화 버전이 새롭게 출시되었다. 리뷰에서는 자녀의 자기계발과 자존감 성장을 위해 구매했다는 학부모들의 구매 동기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이렇게 6월 중국의 출판시장은 아동용 학습 교과 도서와 클래식 고전의 약진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출판 관련 행사 참관기
2025 베이징국제도서전 참관
2025년 6월 18~22일 국가회의센터(国家会议中心)에서 <2025 제31회 베이징국제도서전>이 진행되었다. 총 80개 국가 및 지역에서 1,700여 개 출판사가 참여하였으며 주최 측에 따르면 중국-외국 저작권 계약(의향 포함)은 총 2,826건 체결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저작권 수출 의향 및 계약은 1,955건, 수입 의향 및 계약은 753건, 공동 출판 계약은 118건이다. 행사 기간 약 30만 명의 관람객이 도서전을 찾았다. 올해 도서전의 주빈국은 말레이시아로 말레이시아 교육부가 20여 개의 자국 도서관, 출판사 등과 함께 부스를 꾸몄다. 국가회의센터 1층 및 지하 1층은 도서전 부스, 3~4층은 굿즈 및 플리마켓, 도서전 일러스트 레이트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도서전 현장 스케치/직접 촬영
도서전과 함께 진행되는 행사도 눈길을 끌었는데, 도서전 개막 전날 조어대 국빈관에서는 해외에서 중국을 소개하고 중국 문화를 전파하는 데 공헌을 한 작가, 번역가, 출판인에게 시상하는 중화도서특수공헌상 행사가 진행되었다. 12개국 16명의 수상자 중 한국인으로는 고려대학교 중문과 명예교수 최용철이 선정되었다. 최 교수는 오랜 기간 《홍루몽》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비교문학 연구에 전념하고, 한국 최초의 《홍루몽》 완역본을 공동 번역·출간해 중국 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학자이다.
또한 ‘2025 국제출판기업 고위급 포럼’, ‘2025 베이징 국제출판포럼’이 각각 <디지털화가 이끄는 국제 출판 및 협력>, <신질 생산력과 글로벌 출판 협력>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다만 2024년 국제출판포럼의 경우 사전 예약 후 대중에게 개방되었으나, 올해는 갑작스럽게 유료로 전환되었다. 작년에 비해서 포럼 청강 인원도 대폭 축소하였지만, 관련 자료는 회의장 밖에 배치하여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었다. 중국출판협회 우수린(邬书林) 회장, 중국출판그룹 유한회사 황즈젠(黄志坚) 회장, 국제출판인협회(IIPA) 구완샤 초바바(Gvantsa Jobava) 회장 등 모두 디지털 기술이 출판계의 새로운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했으나, 이와 관련된 저작권 보호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유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무총장 멜리사 플레밍(Melissa Fleming)은 중국이 거대한 출판국으로서 지켜야 할 저작권 관련 의무나 해적판 도서 근절에 더욱 앞장설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우수도서 전시 부스’의 규모가 확대되었다. 특히 한국어 번역 도서의 경우 작년에는 시진핑 주석 관련, 학술적인 도서 몇 권만 찾아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더욱 다양한 장르의 도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중국 사법제도의 기초 이론 연구》, 《중국사 강요1&2》, 《간명한 중국 철학사》, 《중국 고대 복식 연구》, 《중국 고대 건축의 이해》, 《본체론》 등이 중앙 구역에 전시되었다. 일부 도서는 중국 원작 도서와 함께 놓여 있어 비교해서 보는 방문객들도 있었다.
우수도서 전시 부스/직접 촬영
베이징국제도서전 참관, 출판 관련 행사 참관기, 학교신문편집, 학교팜플렛제작, 학급문집제작
몇 년간 베이징 국제 도서전을 방문해 본 결과 점점 더 이벤트 같은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실상 도서와는 연관성이 크지 않은 식음료 브랜드(차 브랜드 동방수엽/东方树叶) 등 가게가 플리마켓을 열었고, 특히 미식 도서전(Gourmet Book Fair) 부스에서는 각국의 미식 관련 도서와 함께 해당 도서에 나오는 음식이나 음료를 시음해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다. 다만 가족 단위 관람객이 포럼 참가비용은 1,800위안으로 출판계의 고위 관리층 참여로 한정되었다. 많고 아이들의 수가 많은 편이라 책이 오염되는 경우가 있었고 관리 요원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베이징국제도서전 아트북페어 전시/직접 촬영
베이징국제도서전 일러스트 전시 정보
현지 한국도서 출간 현황 및 현지 반응 분석
현지 한국도서 출간 현황

출처
당당왕(当当网)
현지 한국 작가 및 문화 전반 분석
지난 5월 말 출간된 한강 작가의 《노랑무늬영원》(伤口愈合中)은 신간 베스트셀러 93위에 오르며 100위내 유일한 한국 도서로 자리매김했다. 캐나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 국적 작가가 3~5명인 것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6월 해외 소설 신간 베스트셀러에서는 1위를 차지하며, 브라질 작가 주앙 기마랑이스 호사(João Guimarães Rosa), 헤르만 헤세, 부커상 후보 인도네시아 작가 노르만 에릭슨 빠사리부(Norman Erikson Pasaribu)를 모두 제쳤다. 6월에는 해외 신간 소설 100위 내 총 5권의 한국 소설이 포함 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노랑무늬영원》 외에도, 신경숙의 《아버지에게 갔었어》 43위, 박범신의 《깨소금과옥떨메》 45위, 이금이의 《소희의 방》 57위, 《숨은 길 찾기》 66위로 특히 신경숙 작가의 도서를 제외하고는 출간된 지 1~2달 정도 지났지만,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국 문학 장르가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환영받고 있긴 하지만, 반짝 순위권에 올라도 순위가 상승하거나 유지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도서와 관련된 굿즈 증정 등 관련 이벤트 등으로 화제성을 유지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예예(yeye)의 《뭉게가 세상을 구해》가 194위에 진입하며 고무적인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뭉게 캐릭터의 중국 내 인기에 비해 해당 도서의 당당왕 별점 지수는 5개 만점 중 2개인데, 책이 너무 얇아 내용이 적다거나 두 권으로 구성된 도서 세트를 한 권으로 제작해도 되지 않았나 하는 평가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서 2020년에 출간된 최미영의 《말습관을 바꾸니 인정받기 시작했다》 커뮤니케이션 실용 도서가 자기계발 신간 베스트셀러 127위에 올랐다. 해당 장르는 영미권, 일본 도서가 우세하며, 올해 상반기에는 한국 자기 계발 도서가 출시가 부진했던 것을 고려하면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별다른 홍보나 마케팅이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현지 반응 분석
‘김세희 작가와의 만남 : 한국 문학 번역 실습 워크숍’이 산동사범대학교 외국어대학교에서 6월 5일 진행되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가만한 나날》을 중심으로 문학의 의미, 담백한 문학의 힘, 문학을 통한 국가 간의 교류 등에 대해서 다루었다. 도서전 등 일회성 행사 외에도 워크숍 형식 등 더욱 깊이 있는 문학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지 한국 작가 및 문화 전반 분석
2013년 한국문학번역상 수상자 김염(金冉/본명 김학철(金鹤哲))이 개인 위챗 계정에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에 대한 서평을 공개했다. 서로 독립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지만 공통된 주제로 초현실적인 설정을 통해 현실 사회의 억압, 탐욕, 그리고 권력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정보라는 이름 없는 등장인물과 무정형의 괴물을 통해 우화적이고 보편적인 공포를 구축하며, 현실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난 듯 보이는 이야기들을 통해 오히려 현실의 폭력성과 부조리를 강하게 부각시킨다. 정보라는 러시아 및 폴란드 문학을 연구하고 번역하는 학자로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생과 사,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 심지어 인간과 사물의 경계마저 허물며 장르적 상상력과 문학적 실험을 자유롭게 펼친다. 그녀의 문학은 기존 질서와 형식을 넘어서며 독자에게 낯설고도 깊은 사유의 경험을 선사하고, 외롭고 어두운 골목을 걷는 듯한 서늘한 체험 속에서 오히려 위안과 통찰을 발견하게 만든다5.
2022년 광서사범대학출판사에서 중국어판이 출간되었으며 더우반두슈(豆瓣读书) 평점은 7.3점,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한국 여성 작가의 도서라는 평가가 많았다. 중국에서 환영받는 한국 문학의 경우 힐링 에세이, 현실을 소재로 한 소설 등 장르가 있는데 해당 《저주 토끼》는 전혀 새로운 스타일로 한국 문학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5 https://mp.weixin.qq.com/s/IH8F4yVLKzim9dUaU7fvjQ
베이징국제도서전 참관, 출판 관련 행사 참관기, 학교신문편집, 학교팜플렛제작, 학급문집제작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