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집계 방식, 출판 사재기 문제, 대한민국 베스트셀러 역사, 출판법 개정 내용, 공동 베스트셀러 가이드
커버스토리. [베스트셀러 집계 파헤치기] 대한민국 베스트셀러 집계의 역사
[베스트셀러 집계 파헤치기]
대한민국 베스트셀러 집계의 역사
김현정(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
2025. 11+12.
순위 경쟁 시대, 출판계 베스트셀러 등장 배경
베스트셀러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도서 판매량 순서를 내림차순으로 나타낸 것일 뿐인데, 어쩌다 출판계에서 애증의 대상이 되었을까? 베스트셀러에 대한 관심은 책을 구매할 때 다수의 의견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집단 동조 현상’, 어떤 재화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 다른 사람들도 그 수요를 따르게 되는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면 해당 책의 매출이 더욱 증가하는 ‘자기충족적 순환 현상’ 등 복합적인 판매 현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연도별 출판사·서점 현황
(단위: 개, 년)
출처: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연감> 자료 재구성
그러나 무엇보다 출판계에서 지속적으로 베스트셀러의 문제점을 이야기할 때 주요하게 생각해볼 것은 바로 ‘경쟁’이다. 지적 생산물인 책이 비교의 대상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순위 경쟁을 벌이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심화된 경쟁의 뿌리는 대형서점이 등장하고 출판사가 양적으로 팽창된 시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1987년 출판사 설립 자유화 발표 이후 이듬해부터 약 1천 개가 넘는 출판사가 생겨났다. 뒤이어 1989년에는 출판사 수가 서점 수를 추월하여 1994년에 출판사 수는 약 1만 개를 넘어서며 신규 등록 수도 최고치를 보였다.
1981년 개점한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시작으로 서점의 대형화도 눈에 띄었다. 비슷한 시기에 종로서적, 홍지서림 등 서울과 지방 서점들도 확장하여 활발한 출판유통의 모습을 보였고, 뒤이어 신촌문고(1986년), 한가람문고(1987년), 서울문고(1988년) 등 대형서점들이 속속 개점했다. 1992년 영풍문고까지 들어서면서 광화문-종로를 잇는 대형서점가(書店街)를 이루기도 했다.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과 주요 지방도시에도 서점이 늘어나 1994년은 서점 수가 가장 많았던 해다. 다양한 규모의 서점이 생겨나고 출판사의 신간 공급이 늘어난 만큼 서점 매대에 진열 경쟁도 치열해진 셈이다.
연도별 도서 발행 현황
출처: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연감> 자료 재구성
베스트셀러 집계 방식, 출판 사재기 문제, 대한민국 베스트셀러 역사, 출판법 개정 내용, 공동 베스트셀러 가이드
1990년대 언론이 만든 베스트셀러의 시대
지금과 같이 인터넷과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가 존재하지 않던 시기에는 신문, 방송과 같은 전통 매체인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의 영향력이 매우 컸다. 독자들이 새로운 책을 고를 때 언론을 통해 소개되는 베스트셀러 목록이 책 선택의 기준이었다. 교보문고의 <1994년 대형서점 이용 고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도서 선택 시 참고하는 주요 정보는 ‘신문 안내·서평, 베스트셀러, 신문 광고’ 순으로 나타났다.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와 비교해보면, 당시 신문 매체의 영향력이 지금의 SNS와 인터넷 매체만큼 도서 선택에 주요한 정보였음을 알 수 있다.
도서 관련 정보 수집 경로
주: 성인·청소년 752명 대상
출처: 교보문고 <1994년 대형서점 이용 고객 실태조사>, 문화체육관광부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 자료 재구성
또한 일간지마다 출판면이 생겨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를 소개하고 서점이 제공하는 인터뷰나 자료를 활용해 보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1994년 교보문고가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대형서점 3사(교보문고, 종로서적, 영풍문고)가 7개월간 언론사에 게재한 베스트셀러 목록 보도는 총 68건에 달했다. 현재 정기적으로 대형서점의 온·오프라인 베스트셀러 목록을 지면에 싣는 매체는 4~5개 정도뿐이다. 또한 당시에는 인터넷 언론 매체가 많아진 지금보다 언론에 소개된 베스트셀러 목록에 대한 관심도도 더 높았다. 이렇게 대형서점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면 언론에 소개되어 신문 독자들의 눈길을 끌게 되고, 서점을 찾은 독자가 베스트셀러에 더 주목하게 되는 순환 구조가 형성됐다. 게다가 언론을 통해 소개된 베스트셀러 도서는 공신력까지 더해졌다.
베스트셀러 관련 언론사 게재 빈도수 비교
주: 1994년 1~7월까지 14개 일간지 출판면에 실린 자료 비교
출처: 교보문고
베스트셀러를 위한 사재기 논란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1997년 외환위기(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가 닥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독서 인구 규모가 늘어나지 않는 와중에 발행 부수는 늘어나 재고로 쌓였고 출판계는 침체기를 맞았다. 서점과 도매업체들은 줄줄이 부도로 문을 닫고 곧이어 대형 출판사마저 폐업 소식이 들렸다. 독자들은 꼭 필요한 학습서를 사거나 그나마 책 한 권을 읽는다면 베스트셀러 서가에서 골라 들었다. 출판사가 기댈 곳은 결국 베스트셀러 목록이었다.
크지 않은 독서 시장에 불황까지 겹치며 비교적 적은 판매 부수로도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를 수 있게 되자, 이를 간파한 몇몇 출판사들은 자사 도서를 스스로 구매하는 일명 ‘사재기’를 통해 베스트셀러 순위 상승 효과를 얻었다. 언론사 광고비보다 적은 비용으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를 수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러다 언론을 통한 사재기 고발 기사가 게재되었고 가뜩이나 팍팍해진 출판 시장에사재기 베스트셀러의 문제점을 둘러싼 논란이 커졌다. 독자들은 어려운 시기에 마음의 양식을 찾아 고른 베스트셀러 도서가 가짜라는 사실에 실망했고, 베스트셀러 순위에 대한 신뢰는 급격히 떨어졌다.
이에 대형서점의 이미지에도 직격탄을 맞으며 신뢰할 수 있는 베스트셀러 목록을 만들기 위한 도서 순위 집계 가이드를 자체적으로 마련하기 시작했다. 출판사들도 자정 활동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얼마 못 가 2000년대 초에 다시 사재기 문제가 불거지며 회복하던 출판 시장의 신뢰는 다시 무너졌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베스트셀러 선정에 대한 경쟁이 과열되기 때문에 출판사 입장에서는 사재기 유혹에 빠지기 쉬워 베스트셀러 목록의 건전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웠다.
베스트셀러 집계 방식, 출판 사재기 문제, 대한민국 베스트셀러 역사, 출판법 개정 내용, 공동 베스트셀러 가이드
사재기 방지를 위한 노력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자 출판계에서는 사재기 방지를 위해 언론의 협력을 제안하기도 했다. 언론사가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위주로 보도하기보다 독자적인 방식으로 도서 순위를 집계하고 소개하면 일부서점에서 일어나는 사재기 행위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히려 베스트셀러 목록 자체를 보도하지 않는 언론사가 늘어나면서 베스트셀러를 확인할 수 있는 채널이 다시 대형서점으로 집중되어서점 내 진열이나 광고·홍보에 대한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역효과를 낳기도 했다.
이후 여러 차례 제기된 사재기 베스트셀러 문제로 인해 2002년 「출판및인쇄진흥법」 제23조(간행물의 유통질서)가 제정되었다. 현재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으로 개정된 출판법이 여러 차례 개정을 거치며 조금 더 명확해졌고, 사재기 등 유통질서 유지에 반하는 행위 시,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상향됐다. 자사의 도서를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릴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 대해서 출판법은 가장 높은 수준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 법인과 개인에게 동시에 부과하는 양벌규정과 신고 포상금제 등 부가적인 사항도 규정하고 있어 법 조항에서도 사재기는 출판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로 명시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보였다.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 전후 비교
개정 전
출판및인쇄진흥법 (약칭: 출판법) [시행 2003.2.27.] [법률 제6721호, 2002.8.26., 제정]
제23조(간행물의 유통질서)
① 출판사 그 밖에 출판된 간행물의 유통에 관련된 사업자는 간행물 등의 유통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다음 각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1. 해당 출판사에서 발행된 간행물의 판매량을 올릴 목적으로 해당 출판사 또는 그 간행물의 저자가 해당 간행물을 부당하게 구입하거나 해당 출판사나 그 간행물의 저자와 관련된 자로 하여금 해당 간행물을 부당하게 구입하도록 하는 행위
2. 서점 등 소매상이 출판사 또는 저자가 제1호의 행위를 하는 사실을 알면서 당해 간행물의 판매량을 공표하는 행위
3. 그 밖에 간행물의 유통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문화관광부령이 정하는 사항을 위반하는 행위
② 문화관광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출판된 간행물의 건전한 유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출판사·인쇄사 그 밖에 출판된 간행물의 유통에 관련된 사업자에 대하여 필요한 명령을 할 수있다.
…
제28조(과태료)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자는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
6. 제23조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금지행위를 한 자 또는 동조제2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유통과 관련한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
개정 후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약칭: 출판법) [시행 2025.10.1.] [법률 제21065호, 2025.10.1., 타법 개정]
제23조(간행물의 유통질서)
① 간행물의 유통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간행물의 저자, 출판 및 유통에 관련된 자로서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는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14.1.28.>
1. 간행물의 저자 또는 출판사의 대표자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간행물의 판매량을 올릴 목적으로 그 간행물을 부당하게 구입하거나 그 간행물의 저자 또는 그 출판사와 관련된 자에게 그 간행물을 부당하게 구입하게 하는 행위
2. 서점 등 소매상이 간행물의 저자 또는 출판사의 대표자 등이 제1호의 행위를 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간행물의 판매량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행위
3. 그 밖에 간행물의 유통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위반하는 행위(이하 생략)
…
제27조의3(벌칙) 제23조제1항제1호의 금지행위를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27조의4(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27조의3의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科)한다.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4.5.20.>
제28조(과태료)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2. 제23조제1항제2호 또는 제3호를 위반하여 금지행위를 한 자 또는 같은 조 제2항에 따른 유통과 관련한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재구성
베스트셀러 집계의 변천사는 곧 사재기 이슈와 맞닿는다. 사실상 우리나라의 베스트셀러 집계 가이드는 사재기 행위를 발견하고 차단하는 방법을 고안한 것이다. 교보문고는 사재기 논란이 있던 1990년대 후반부터 자체 베스트셀러 집계 가이드를 통해 영업점 내 1인 1권 구매 건만 집계하고, 결제 단말기(Point of Sale, POS) 매출 중 집중 시간대의 구매 건 등 이상 판매분을 제외해 순위를 공표했다. 단순하게 시작된 집계 가이드는 해를 거듭할수록 조항이 늘어났다. 2000년대 초반에는 온라인 판매에서도 이상 판매를 제외하는 조항이 신설되었고 사재기 행위 발견 시, 출판사에 경고, 일정 기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제외, 거래 정지 등 단계별 제재 조항까지 베스트셀러 집계 가이드에 포함되었다.
출판계에서도 자체적으로 사재기 실태를 조사하고 자정 활동을 이어갔다. 2005년 12월, 출판인회의가 자체 모니터링 조사로 자사 책을 구매하는 출판사들을 적발하기도 했다. 출판인회의는 7개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에 해당 출판사의 도서를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제외할 것을 요청했다. 유통사들은 이에 응하며 출판계 의결에 협조했다. 그러나 교보문고가 절차상의 문제와 자사 베스트셀러 집계 가이드에 따라 집계했다는 이유로 3주 만에 협조 요청을 철회하고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제외했던 책을 다시 포함시켰다. 출판인회의는 즉각 교보문고의 조치를 비판하며 강력한 대응 방침을 시사해 이슈가 되었다. 이렇게 정기적으로 사재기에 대한 논란이 반복되었지만, 해결되지 않고 갈등만 커지면서 문화체육관광부까지 나서서 베스트셀러 집계 현황을 파악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출판인회의와 교보문고는 서로의 입장을 협의했고 이는 공동 베스트셀러 집계 가이드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유통사별로 각각 달랐던 베스트셀러 집계 기준이 표준화된 것이다. 출판물불법유통센터는 불법 유통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사재기 신고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유통사들이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조치도 공동 제재 체제로 바뀌었으며 출판·서점계와 관계 부처가 베스트셀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사재기 근절을 위한 방안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 현재도 건전한 출판 유통질서 유지를 위해 협약을 맺고 지켜나가고 있다.
2013년 책 읽는 사회 조성 및 출판 유통질서 확립 자율 협약식
출처: 교보문고
첫 시작은 2010년 6월 서점의 베스트셀러 집계·발표 가이드라인 협약 체결이었다. 주요 내용은 ① 개인이 구매한 경우 ‘1인 1권’, ② 기관 및 단체 등 조직에서 구매한 경우 ‘구매량의 20% 이내’로 집계 한다는 것이다. 이는 베스트셀러가 ‘다수가 자발적 의사에 따라 구매한 도서의 상위권 판매량 집계’라는 사회적 통념과 일치시키고 사재기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모든 서점이 동의하였다. 이후 2013년 10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출범으로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의 업무가 이관되면서 가이드를 다시 가다듬고 한 번 더 협약을 체결했다. 세부적인 사항이 추가됐는데, ① ‘1인 1권 구매량 집계’에서도 동일 구매자가 동일 도서를 중복 구매(반복 및 2권 이상 구매)할 경우, 집계에서 제외하며 복수 주문자가 동일 아이디와 동일 주소지로 등록되어 있거나 동일 수령지로 배송받는 경우도 중복으로 간주했다.
2017년 8월부터는 단체 납품분의 판매량을 제외했고, 외부 강연회 및 사인회 진행 시에는 서점 직원의 현장 판매분만 집계하도록 개정됐다. 2018년 5월에는 ‘책 읽는 사회 조성 및 출판 유통질서 확립 자율 협약’과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을 위한 출판유통업계 자율 협약’을 통합하였다. 2019년 8월에는 출판유통심의위원회 의결에 따라 제휴사 판매는 판매량 집계에서 제외하기로 협의해 쿠팡, 11번가 등 유통사 자사몰 외 판매 채널 제휴를 통해 판매된 도서는 집계 대상에서 빠지게 되었다.
올해 6월 개정된 <베스트셀러 공동 집계 가이드>는 여러 차례 개정을 거치며 더 명확하게 정리되었다. 해당 가이드를 보면 문제가 된 조항들과 이를 보완하기 위해 무엇이 고안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조항이 촘촘해지고 사재기 근절에 대해 출판계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음에도 편법이 계속 발전하고 다양해져 자정 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출판유통업계는 새로운 사재기 수법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기본 가이드 외에도 추가로 모니터링을 거쳐 집계하고 있다.
2025년 개정된 <베스트셀러 공동 집계 가이드>
1. 구매자 1인이 동일 도서를 중복 구매(반복 구매 및 2권 이상 구매) 시 1건만 집계한다.
2. 온라인 판매 건의 경우, 서점은 로그인한 회원과 본인 인증된 구매 건만 집계한다. 또한 특정 회원의 반복 구매는 최소 1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중복 집계하지 않는다.
3. 도서를 판매하는 자는 주문자의 전화번호 등 식별 가능한 정보가 중복되는 주문이 여러 개 확인되었을시, 1개월 이상 기간의 동일 도서 구매 건은 중복 집계하지 않는다.
4. 도서를 판매하는 자는 ISBN이 부여된 도서만 베스트셀러 집계 대상으로 한다. 과세 상품 및 ISSN, ECN 등 별도 일련번호 등록 상품은 도서 베스트셀러로 집계하지 않는다.
5. 도서를 판매하는 자는 전자책 베스트셀러 집계 시, 판매 완료된 도서를 기준으로 한다.
6. 대여(종이책) 및 무료 배포, 중고 도서 판매 건 등은 집계에서 제외한다.
7. 서점에 납품하는 도서는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제외한다.
8. 도서를 판매하는 자는 POS 등 결제 확인이 가능한 수단을 활용하지 않은 강연회 및 행사 판매 건수는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제외한다.
9. 출판사, 저자 등 이해관계자의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독자에게 정상적인 대가를 지불받지 않고 판매된 도서는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제외한다.
10. 제휴사(오픈마켓, 카카오 선물하기 등) 판매 건은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제외하며, 본인 인증이 확인되지 않은 구매 역시 집계에서 제외한다.
11. 전자책 대여는 본인 인증된 대여는 베스트셀러 집계에 포함할 수 있으나, 이벤트·무료 증정 등 비정상적 유통 행위가 확인될 경우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제외한다.
12. 출판법 제23조 제1항에 위반하여 마케팅 업체 등을 통해 부당하게 구매한 도서는 순위에서 제외한다.
베스트셀러 판매량 공개의 명암
사재기는 출판사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다. 대형서점이 높은 판매를 위해 사재기를 관망하고 있다는 시선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서점 입장에서도 사재기를 거르지 못한 베스트셀러 순위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매우 크다. 베스트셀러에 대한 신뢰를 다시 쌓는 일과, 실망하고 떠난 독자들을 다시 서점으로 돌아오게 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다. 또한 잘못된 베스트셀러 목록은 서점이 잘못된 의사 결정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거품 낀 매출인지 모른 채 특정 분야의 매대를 넓히거나 주문량을 늘린다면 재고를 떠안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잘못된 마케팅 전략을 설정하게 만든다. 전년 대비 판매 트렌드를 기준으로 매출 목표를 설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잘못된 베스트셀러 목록은 결국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한편, 베스트셀러 판매량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법도 시도되었다. 교보문고가 발표한 베스트셀러 트렌드 자료에 따르면, 1990년에는 전체 판매량을 제공했고 출판사뿐 아니라 독자들도 볼 수 있는 독서 정보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판매량 공개는 독자들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출판사나 저자에게도 인세·재고 관리의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
그러나 판매량 공개는 베스트셀러 순위의 기준이 되어 그 이상의 판매 권수를 사재기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 더욱이 주간 베스트셀러, 분야별 베스트셀러 등 세부적으로 목록을 나눌 경우 판매 규모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사재기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유통사들은 순위 외에는 판매량을 제공하지 않았으나, 2005년 인터파크도서가 온라인몰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도서의 누적 판매량, 실판매량, 베스트셀러 적용 판매량을 그대로 공개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한 자릿수 판매 도서가 많아 순위 변별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독자들이 책을 고르는 데 참고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독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 다시 비노출로 재개편됐다.
유통사들의 베스트셀러 집계 방식
일부 유통사들은 판매량을 공개하는 대신 자체 판매 지표를 만들어 활용했다. 예스24는 ‘판매지수’, 알라딘은 ‘세일즈 포인트(Sales Point)’라는 이름으로 판매 실적에 대한 수치를 별도로 만들어 도서에 표기하고 있다. 판매량을 그대로 공개하는 것은 아니지만 베스트셀러 순위 목록 외에도 도서마다 대략적인 인기 척도를 알 수 있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2013년 이후 <베스트셀러 공동 집계 가이드>와 더불어 각 유통사마다 자체적으로 집계 가이드를 개선하기도 했다. 교보문고는 약 1년간 외부 컨설팅과 연구를 통해 2014년 주간 베스트셀러 집계 방식을 개편했다. 주간 판매량을 4주간 가중 평균으로 산출해 베스트셀러의 누적 판매 비중을 높였다. 당시에는 베스트셀러의 상위권 유지 기간이 짧아지고 외부 이슈로 순위가 급등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을 보완해 베스트셀러가 스테디셀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책의 수명을 연장하고자 했다.
판매 실적 지수 설명 내용
예스24: 판매지수
판매지수는 예스24에서 판매한 상품의 수량 표시가 아닌, 당사에서 집계하는 일종의 판매 실적 수치입니다. 일 판매량, 주 판매량, 월 판매량, 년 판매량이 각 차별화 된 비중으로 반영되어 합산된 점수이며, 상품의 누적 판매분과 최근 6개월 판매분에 대한 수량과 주문 건에 종합적인 가중치를 주어 집계합니다. 예를 들어 두 개의 상품이 같은 기간 똑같이 100권이 팔렸다면, 1명이 1건의 주문에서 100권을 산 상품보다는 100명이 각기 100건의 주문을 통해 100권을 산 상품의 판매지수가 더 높게 나타나게 됩니다.
알라딘: 세일즈 포인트
‘세일즈 포인트’는 판매량과 판매 기간에 근거하여 해당 상품의 판매도를 산출한 알라딘만의 표시 방법입니다. 최근에 많이 팔린 상품일수록 포인트는 올라가며, 좀 지난 상품은 포인트가 다시 내려갑니다. 그래서 최근 베스트셀러는 높은 점수이며,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들도 어느 정도 포인트를 유지합니다. 또한 상품 간의 상대적인 포인트 비교를 통해 각 상품의 고객 호응도를 상호 비교할 수 있습니다. 알라딘에서는 고객이 상품을 선정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세일즈 포인트를 도입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베스트셀러 순위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세일즈 포인트는 매일매일 업데이트됩니다.
출처: 예스24, 알라딘 홈페이지 재구성
베스트셀러 집계 분야에 따라 독자들의 관심과 출판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교보문고는 도서가 인기가 높고, 별도의 쇼케이스를 열어도 될 만큼의 영향력을 지녔을 때 세부 집계 분야를 신설했다. 이는 단일 오프라인 영업점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교보문고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온라인 채널의 판매 점유율이 높아졌더라도 오프라인 진열의 의미를 여전히 중시해, 온라인 예약 판매 도서도 실제 판매 후에 집계한다. 현재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 분야는 27개이며 종합은 200위, 분야는 20위까지 제공한다.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 분야 변화
출처: 교보문고
예스24는 국내 도서 카테고리가 곧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 분야가 된다. 도서 분야 전체를 대상으로 종합 베스트셀러로 집계하고 있어 분야별 베스트셀러 코너에도 같은 목록이 노출된다. 분야는 명칭만 시기에 따라 변경됐을 뿐, 2005년과 2025년 전후를 비교해도 큰 변동은 없었다. 순위 목록도 종합 999위, 분야 240위까지 많은 도서를 집계해 제공한다. 그리고 ‘판매지수’라는 별도의 상대적 지표를 통해 인기 척도를 수치로 표현함으로써, 베스트셀러 순위와 같이 판매 현황을 파악할 수 했다.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 분야 변화
출처: 예스24
2011년부터는 e-book 서비스를 운영하는 온라인 서점을 중심으로 종이책과 e-book 판매량을 합산한 베스트셀러를 집계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책의 형태가 아닌 콘텐츠 기준으로 베스트셀러 집계 범위도 변화했다. 간단해 보이는 베스트셀러 집계이지만, 시기별로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얽혀 있다. 베스트셀러 목록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것 같지만 공개되어 있고, 역동적인 것 같으면서도 보수적인 성격도 함께 지니고 있다.
출처: 챗GPT(ChatGPT)
필자는 오랜 기간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업무를 담당했지만,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에서 ‘붉은 여왕’이 “제자리에 있고 싶다면 죽어라 뛰어야 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베스트셀러 목록은 신뢰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간신히 제자리를 유지되는 수준이다. 사재기 수법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그때그때 사재기를 간파하고 처리하느라급급할 때가 더 많다.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개선하지 않으면 사재기 데이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자동 프로그램뿐 아니라 수동 프로세스를 거칠 수밖에 없다. 또한 다양한 판매 채널이 생겨나고 구매 방법도 다양해졌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베스트셀러 판매 트렌드 분석도 면밀히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왜 베스트셀러 도서인가’를 살펴보기보다는 ‘어떻게 베스트셀러가 되었나’를 더 궁금해하는 것은 각성해야 할 부분이다. 왜 이 책이 인기가 있는지, 왜 독자들이 읽는지, 어떤 부분 때문에 현재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를 더 궁금해했으면 한다. 여전히 사재기 의심과 이를 가려 내기 위해 힘을 쏟느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때가 있다. 베스트셀러 집계 논쟁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사재기 데이터를 제거하고 더 짜임새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단순한 베스트셀러 순위보다 깊이 있는 판매 분석과 미래 예측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새로운 도서 형태와 판매 채널을 수용해 소모적인 시간 싸움에서 벗어나 미래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는 베스트셀러가 필요하다.
베스트셀러 집계 방식, 출판 사재기 문제, 대한민국 베스트셀러 역사, 출판법 개정 내용, 공동 베스트셀러 가이드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