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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Ges-2에서 열린 도서 페스티벌, 고발로 인해 여러 작가들의 출연 취소, 전 러시아 학생 대항 캠페인 ‘민속 동화의 세계’
11월 러시아 출판시장 보고서
코디네이터 | 우신혜
이달의 출판계 이슈
모스크바 Ges-2에서 열린 도서 페스티벌, 고발로 인해 여러 작가들의 출연 취소
모스크바의 대표적 복합문화센터 ‘문화의 집’ Ges-2에서 지난 11월 1일부터 3일까지 도서 페스티벌이 열렸으나, 개막 당일 일부 작가와 출판사의 참여가 돌발적으로 취소되며 행사는 시작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주최 측은 언론에 “프로그램 및 운영상의 이유로 일부 출판사와 작가들의 참여가 성사되지 않게 됐다.”고 밝히며, 이 결정이 프로젝트 팀 내부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배경을 둘러싼 의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Москвич Мад》의 보도에 따르면 행사 일정에서는 마야 쿠체르스카야, 올가 세다코바, 이리나 프로호로바, 미하일 아이젠베르그, 올가 프티체바, 세르게이 샤르구노프, 게르만 루콤니코프, 파벨 페페르슈테인, 예바 메르카체바 등 여러 저명한 작가와 문화 인사들의 이름이 조용히 삭제된 것이 확인되었다. 시인 올가 세다코바는 직접 “주최 측이 Z-블로거들의 요구 때문에 내 출연을 취소했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행사 뒤편의 압박 정황을 드러냈다. 전쟁 상황에서도 독립적 출판으로 명성을 쌓아온 출판사 Individuum 또한 어떠한 설명도 없이 행사 개막 직전 부스가 폐쇄되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출판사는 자사 텔레그램 채널에서 “페스티벌 시작 한 시간 전, 모든 물품을 즉시 치우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유를 물었지만 답은 없었다. 올해 주제가 ‘이해’라던데, 참으로 완벽한 아이러니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변화는 행사 하루 전 친정부 성향 방송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의 네트워크 일부로 알려진 텔레그램 채널 ‘UralLive’가 이번 도서 페스티벌을 “최근 가장 큰 반러시아 문화 인사들의 집결”이라고 비난하는 게시물을 올린 직후 발생했다. 이후 여러 Z-블로거들이 같은 취지의 비판을 이어가며 페스티벌을 공격했고, 그와 거의 동시에 프로그램 조정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문화계에서는 신고와 압박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 문화 현장에서는 최근 이러한 ‘고발’이 갈수록 조직화되고 빠르게 진행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극단적 친정부 채널의 게시물 하나가 올라오면, 문화 기관들은 논란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작가를 제외하거나 프로그램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이는 일종의 ‘굴복의 기술’로 묘사되며, 단기적 위험 회피를 위한 조치가 점차 관성처럼 굳어져 스스로 검열을 내면화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Ges-2에서 벌어진 이번 일 역시 단순한 일정 변경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독립성과 실험성을 표방해온 문화 공간조차 신고와 압박의 체계 앞에서 취약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이해’를 주제로 내걸었던 축제가 역설적으로 가장 이해가 배제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은, 오늘날 러시아 문화계가 처한 현실을 선명하게 드러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사점 및 결론
Ges-2 도서 페스티벌 작가·출판사 배제 사건은 러시아 문화계가 정치적 압력과 친정부 온라인 신고 체계에 크게 종속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친정부 Z-블로거들의 비난이 즉각적인 행사 조정으로 이어지면서, 문화 기관들은 자율성과 창작의 다양성보다 리스크 회피를 우선하게 된다. 이번 사례는 문화적 표현과 비판적 대화가 제한되고, 문화 행사가 정치적 충성도의 틀 안에서 운영되는 현실을 드러낸다. 향후 문화계의 독립성을 회복하려면, 외부 압력에 대응할 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참고
‘Ural Live’ (УралLive) 텔래그램 채널
https://t.me/urallive/34433
«Москвич Маg>모스크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https://moskvichmag.ru/lyudi/ges-2-posle-zhalob-aktivistov-otmenil-vystupleniya-izvestnyh-pisatelej-na-knizh-nom-festivale/
‘고드 리페라뚜 ‘ (Год литературы) 문학 포털
https://godliteratury.ru/articles/2025/11/01/chast-sobytij-knizhnogo-festivalia-v-dome-kultury-ges2-iskliuche-na-iz-programmy
전 러시아 학생 대항 캠페인 ‘민속 동화의 세계’
2025년 11월 17일, 러시아 전역의 학교생들을 대상으로 《민속 동화의 세계》(Мир народных сказок)라는 전러시아 기관 캠페인이 시작된다. 이 행사는 러시아 문화부와 교육부, 그리고 문화전략센터 및 러시아 문화재단이 공동 주관하는 《학생을 위한 문화》(Культура для школьников) 프로젝트의 핵심 행사로, 오래된 민속 서사(에포스) 장르를 청소년에게 새롭게 경험하게 하고자 한다. 에포스는 고대부터 전해 내려온 이야기로, 영웅의 이야기나 민족의 지혜, 삶의 가치 등을 담고 있다. 이러한 민속 전승은 예로부터 문학가, 화가, 작곡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러시아 문화유산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러시아 정부는 이 행사를 통해 단순히 전통 문화를 보존하는 것을 넘어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전통 이야기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직접 경험하고, 자신의 역사와 정체성에 대한 이해를 넓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민속 동화의 세계》캠페인은 단순한 전통 이야기의 재현을 넘어서, 청소년들이 창의적으로 자기만의 서사를 창작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한다. 대회는 여러 예술 분야의 참여를 허용하며, 학생들은 보컬(노래), 기악 창작, 연기나 낭독(연극), 삽화 회화, 애니메이션, 문학 창작 등 다양한 부문에서 작품을 제출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작품들은 AI의 도움 없이 순수 창작으로 인해 작성되어야 한다. 제출할 문서는 Word 또는 PDF 형식이며, 분량은 최대 3페이지로 제한된다. 모두 참가 신청은 까지 가능하며, 12월 18일에 전문가 심사를 거쳐 100개의 우수 작품이 선정된다. 대상은 1학년부터 11학년까지 (고2 나이) 모든 학생이다. 심사는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가 진행하며, 우수 작품 100편을 선정해 《학생을 위한 문화포털에 게재할 예정이다.
참고
‘고드 리페라뚜 ‘ (Год литературы) 문학 포털
https://godliteratury.ru/articles/2025/11/14/vserossijskaia-akciia-mir-narodnyh-skazok-predlagaet-shkol-nikam-napisat-sobstvennoe-epicheskoe-proizvedenie
러시아 문화부
https://culture.gov.ru/press/news/v_rossii_startuet_masshtabnaya_aktsiya_mir_narodnykh_skazok/
<학생을 위한 문화>포털
https://культурадляшкольников.рф/actions/vserossiyskaya-aktsiya-mir-narodnykh-skazok/
디지털 출판 동향
디지털 시대의 독서: 러시아에서 책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적응하고 있다.
ВЦИОМ(러시아의 국가 공인 여론조사 기관으로, 사회·정치·문화 분야의 여론과 트렌드를 조사·분석하는 역할을 함)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디지털화가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독서는 여전히 중요한 문화적 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설문 참여자의 약 66%가 독서를 즐기며, 평균적으로 지난 3개월 동안 완독한 책은 약 5권, 읽기 시작했지만 끝내지 못한 책은 약 3권이었다. 이는 독서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일상 속 실천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종이책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통한 디지털 독서가 병행되고 있다. 다만, 한때 ‘책의 진보’를 상징하던 전자책과 태블릿은 오히려 틈새적 솔루션이나 지위·기술적 진보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예를 들어 수도권에서는 이북으로 책을 읽는 사람이 다섯 명 중 한 명(20%)이지만, 시골에서는 6%에 불과하다.) 이러한 기기들은 종이의 촉감이나 스마트폰의 편리함을 제공하지 못했다. 아마도 디지털 시대의 독서 미래는 범용 기기가 아니라 책을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 소비되는 유연한 형식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요구를 가장 잘 충족하는 기기는 스마트폰이다. 전자책은 예상보다 광범위하게 확산되지는 않았으며, 디지털 기기는 틈새 매체로 활용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독서 경험이 유연한 형식 선택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다수 러시아인은 과학 서적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지만(약 설문자의 2/3), 이러한 관심은 대부분 선언적 성격을 가진다. 잠재적 독서 의지가 실제 독서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과학 서적을 매주 읽는 사람은 관심 있는 응답자의 약 1/3에 불과하고, 1/4 는 6개월~1년에 몇 번 정도만 읽는다.
과학 서적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 사람들 가운데 남성, 중년 러시아인(고령 밀레니얼, 개혁 세대), 대학 졸업자 또는 미완성 고등교육자, 대도시 거주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일부 독자는 해당 장르를 “어렵다” 또는 “실생활과 거리가 있다”고 인식한다. 이는 장르별 접근성 개선 필요성을 시사한다.
시사점 및 결론
독서 문화 유지: 디지털 시대에도 러시아 사회에서 독서는 여전히 핵심 문화 활동으로 유지되고 있다. 다매체 독서: 종이책과 디지털 매체의 병행 사용이 일반화되며, 읽기 경험의 다양화가 진행되고 있다. 장르 접근성 강화 필요: 과학·교양 서적의 접근성을 높여 다양한 독자층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출판 및 교육 전략: 디지털과 전통 매체를 적절히 결합한 출판 전략과 교육 프로그램이 요구된다.
참고
https://wciom.ru/analytical-reviews/analiticheskii-obzor/kniga-v-ehpokhu-cifry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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