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출판 동향 및 저작권 문제 분석, 베스트셀러 순위 및 동향 분석, 소규모출판사, 소량책, 소량책만들기

디지털 출판 동향 및 저작권 문제 분석, 베스트셀러 순위 및 동향 분석, 소규모출판사, 소량책, 소량책만들기

 

 

 

3월 중국 출판시장 보고서
코디네이터 | 배혜은

 

디지털 출판 동향 및 저작권 문제 분석, 베스트셀러 순위 및 동향 분석, 소규모출판사, 소량책, 소량책만들기

 

디지털 출판 동향 및 저작권 문제 분석
양회, 저작권 보호 강화 논의

3월 4일부터 11일까지 중국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베이징에서 진행되었다. 양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해당 연도의 정치 방향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올해는 문화 분야에서 저작권 보호 및 관리 강화에 대한 내용이 집중적으로 언급되었다. 클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 신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정보 네트워크 전파 권리 보호 규정(信息网络传播权保护条例)>은 2013년 이후로 개정되지 않아, 새로운 형태의 저작권 침해를 규명하기 위한 조치가 부족한 상황이다. 사법 기관에서 진행하는 형법 등이 아니라 업계에 보다 유연하게 적용되는 ‘소프트 법(soft law/软法)’을 통해 특히 인공지능 분야의 저작권 보호 업무의 전문화를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2023년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저작권 산업의 규모는 전체 GDP의 7.44%를 차지할 정도로 그 중요성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2>(哪吒2)와 손오공 IP를 활용한 게임 <검은 신화: 오공>(黑神话:悟空)은 도서 등 다른 형태의 콘텐츠로 변화할 때 저작권에 대한 규명이 불분명하여 기업 간에 손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거물급 콘텐츠가 등장했을 때 관련 업계의 질서가 혼란스럽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올해의 도서 저작권 관련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다.

출처
판인판어(版人版语), https://mp.weixin.qq.com/s/5_s0ilRmV7gi9xnGT6m5Pw

 

 

베스트셀러 순위 및 동향 분석
1~2월 신간 베스트셀러 현황

중국 콘텐츠 리뷰 사이트 더우반(豆瓣)’에서는 2020년부터 매년 말 꾸준히 ‘연간 도서 순위:한국편’을 발표하고 있다. 2024년 올해의 작가는 단연 한강이 선정되었고, 올해의 영화 및 연극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 대본집》(诗:原创剧本), 그리고 사회 다큐멘터리 부문에서는 《을들의 당나귀 귀:페미니스트를 위한 대중문화 실전 가이드》(大众文化的女性主义指南)가 선정되었다. 앞선 두 도서는 모두 텐허즈(田禾子)가 번역을 맡았으며, 한강의 《희랍어 시간》의 번역가이기도 하다. 한국의 여성 인권과 관련된 사건에 대한 논의가 중국 온라인상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편인데, 《을들의 당나귀 귀:페미니스트를 위한 대중문화 실전 가이드》 역시 성별 간의 혐오와 관련된 내용을 한국의 예능 및 드라마 등 콘텐츠와 접목해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라는 리뷰를 다수 찾아볼 수 있었다.

2025년 설 연휴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2>(哪吒2)가 중국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관객 수 3억 명 동원에 성공하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박스오피스는 149억 위안으로 (3월 12일 기준), 한화로는 약 3조 억 원을 달성했다. 출판계에도 이 인기가 고스란히 옮겨가서 영화 주인공인 ‘너자’를 이용한 도서 역시 신간 베스트셀러 1~3위를 모두 차지했다. 중신출판사(中信出版社)에서는 해당 도서를 2025년 1~2월 효자 도서라고 발표할 만큼 아동뿐만 아니라 해당 영화를 좋아하는 성인 독자층이 많다는 점을 내세우며 도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팀이 제작한 그림책 및 관련 굿즈로 도서 분류에서는 ‘예술’ 장르로 구분된다.

 

‘너자’소재의 아트북과 만화 도서

2025년 신간 베스트셀러는 3월 개학 시기를 맞아서 아이들을 위한 학습 만화 장르 도서가 상위권에 포진했고, 해외 도서로는 미국 마셜 로젠버그의 《비폭력 대화》가 12위, 히가시노 게이고의 《녹나무의 여신》이 22위에 오른 것이 전부였다. 나머지는 주로 중국 역사, 문화와 관련된 도서로 채워졌다. 특히 올해 들어 크게 화제가 된 딥시크의 이용 방법에 대한 도서도 출간되어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중국 밀리언셀러 작가 리상룽(李尚龙)의 《딥시크 실용 사용 가이드:입문, 검색, 답변, 글쓰기》(DeepSeek实用操作指南:入门·搜索·答疑·写作)이 그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데, 전문가용이 아니라 초보자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기 때문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다양한 출판사에서 《AI시대 생존 수첩》(AI时代生存手册), 《DeepSeek 고효율 사용 방법》(高效使用DeepSeek), 《DeepSeek 응용 고수》(DeepSeek应用能手) 등 당당왕에 ‘DeepSeek’를 검색하면 30가지가 넘는 도서가 나올 정도로 유사 도서가 우후죽순 출판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내용이 모두 비슷한데다가 심도 있는 논의보다는 표면적인 기능 소개에 그친다.

1 “더우반(豆瓣)”, https://mp.weixin.qq.com/s/F8L75B217ClDahCVYaQBeg

 

한국도서 선호도

2024년 10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중국 출판계에서 한강 도서의 위치를 알아보고자 한다. 2024년 10월, 사천문예출판사(四川文艺出版社)에서 《채식주의자》와 《내 여자의 열매》가 한강 작가 명언이 적힌 엽서 5매와 함께 세트 구성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2025년 1월 신간 소설 베스트셀러 65위에서 2월 50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채식주의자》 단행본은 당당왕 리뷰 8만 6천 건, 《작별하지 않는다》, 《내 여자의 열매》, 《흰》은 각각 9,400건, 1만 2천건, 1만 1천건으로 집계되었으며, 2024년 10월 이후 신규로 작성된 리뷰도 상당수 있었다. 또한 2024년까지 출간된 총 6개의 도서를 세트로 판매하는 등 다양한 조합으로 구성되고 있다.

 

한강 도서 6권 세트

수상 소식이 알려지고 4개월이 지난 2025년 3월에도 여전히 다양한 도서 관련 미디어에서 한강의 도서를 보다 심도 있게 분석하는 칼럼을 내놓고 있다. <문예보1949>에서는 ‘인류의 가장 유약한 부분을 응시하다’라는 제목으로 한강 소설의 줄거리와 주인공의 공통점을, <문학보>는 작품의 영어 번역본을 중심으로 문학 번역에 대한 논의와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아직 중국어로 번안되지 않은 도서에 관한 관심도 커지며, 《소년이 온다>가 곧 출간 예정이라는 안내 문구가 나와 있다. 보통 미국, 일본, 프랑스 작가의 도서 위주로 노출되었던 당당왕 전자책 외국 소설 메인 페이지에서도 《채식주의자》를 찾아볼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다른 도서는 판매량으로 설정했을 때, 메인에 노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달의 출판계 이슈
도서정가제 논의, 출판계의 화두로 재점화

독일, 프랑스 등 일부 국가는 도서의 재판매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은 이 모델을 법적으로 명확히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출판사와 유통업체는 도서 가격 책정에 있어 통일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 양회에 참여한 일부 출판사 대표들은 <중화인민공화국 반독점법>에 ‘도서 재판매 가격 유지’ 조항을 추가시키는 것을 제안했다. 또한 <도서 거래 가격법>(图书交易价格法)을 제정하여 신간 도서 할인 기간을 규제하고, 전국적으로 통일된 도서 ‘입고-판매-재고’ 시스템을 구축해 판매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여전히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 출판사와 오프라인 서점을 보조하기 위한 문화 출판 특별 기금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도 언급되었다. 지난 2024년 6월 보고서에서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징둥에서 진행된 대규모 할인 행사에 가격적 부담을 느낀 다수의 출판사가 불참했다는 사실을 언급한 바 있다. 해당 논란이 불거진 후에 관련 부처에서는 도서정가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비슷한 문제가 여전히 양회에서 논의되었다. 온라인 채널과 플랫폼을 통한 도서 판매가 더욱 보편화되면서 가격 책정이 더욱 불확실해졌다. 특히 라이브 방송을 통한 도서 거래는 시청자 수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또 무분별하게 도서 가격을 낮추는 행태가 벌어졌다.

반면 출판 기관들은 기본적인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도서 자체의 가격을 올리는 등 도서 판매 플랫폼과 출판사 간의 갈등이 여전히 깊은 상태이다. 이러한 혼란스러움은 우수한 저작물이 출판하는 데 방해요소로 작용하는데, 그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도록 비용이 적게 들고 빠르게 팔릴 수 있는 도서 종류에 집중하게 되며,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가 필요하거나 긴 시간이 소요되는 도서 출판, 특히 학술 분야의 도서의 우선 순위가 뒤로 밀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간이 장기화되면 결국 소비자 역시 좋은 품질의 도서를 소비할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된다. 여전히 일부 플랫폼에서는 가짜 도서, 불법 복제 도서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지만 현재의 법조항으로는 이러한 판매 행위를 규제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전국 정치협상회의 위원 겸 중국 사회과학출판사 사장 자오젠잉(赵剑英)은 양회에서 오직 도서정가제 입법만이 출판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출판사들이 다양한 종류의 도서에 대해 각기 다르게 가격을 책정하도록 유도하고, 교과서 및 교재 같은 교육 분야 도서는 공공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정부가 가격 책정을 주도하되, 대중 출판 분야는 출판사 간의 조율을 통해 적정선을 정하고, 과학 및 학술 도서의 책정 역시 지식 가치를 반영하는 범위에서 정해져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타오바오에서 <채식주의자>를 검색한 화면 (출처: 직접 스크린샷)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예로 들면, 당당왕과 징둥 서점에서는 원가 52.8원에 책정되어 있지만 31% 할인된 가격인 36.4위안(한화 약 7,300원)에 공식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동일한 플랫폼에서 전자책은 원가와 동일한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어서 많은 소비자의 의문을 자아냈다. 알리바바 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宝)에서는 《채식주의자》가 최저 11.65위안(한화 약 2,341원) 혹은 16.77위안(한화 약 3,370원)에 판매되고 있었고, 구매자들은 정품 여부를 알 수 없으나, 품질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고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서 괜찮다는 리뷰를 남겼다. 이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도서정가제 도입이 절실한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중국 원가 자체도 약 1만 원을 약간 웃도는 가격으로 한국에서의 정가인 15,000원(온라인 서점 13,500원)에 비해 저렴한 상황이다. 2024년 7~8월에 중국에 출간된 한국 도서 중 한윤섭의 아동문학 《해리엇》과 조우성의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일 이긴다》은 각각 당당왕에서 10.4위안(77% 할인), 22.5위안(50% 할인)으로 판매되어 출간 8개월 이내이지만 할인 폭이 지나치게 큰 상황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한 피해가 우리나라 출판사와 작가에게 전가될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2 문예보1949(文艺报1949), https://mp.weixin.qq.com/s/uKb9grHD7c4D-iaC58WG2Q
3 문학보(文学报), https://mp.weixin.qq.com/s/HDqpLQVFeTNAad–B4HR7g

출처
출판과인쇄(出版与印刷), https://mp.weixin.qq.com/s/0YT4R-IJyBXqAA8AJkhuDw; 중국출판전매상보(中国出版传媒商报), https://mp.weixin.qq.com/s/YkUPPzjKoM0MHbZpmm_avw

 

 

현지 한국도서 출간 현황 및 현지 반응 분석
현지 한국도서 출간 현황

출처 당당왕

 

현지 반응 분석

한강 작가의 《여수의 사랑》이 《어두운 밤의 광란(黑夜的狂欢)》이라는 제목으로 번안되어 출간되었다. 2월 외국 소설 신간 베스트셀러 23위로 출간 즉시 빠르게 순위권에 진입했다. 출간된 지 한 달 만에 당당왕 리뷰 13만 개를 돌파해 인기가 여전히 증명되고 있다. 《여수의 사랑》 도서 상세페이지에서는 작가의 다른 도서들과 차별점에 초점을 두고 중국 유명 작가 위화, 북경대 중문학과 교수 다이진화(戴锦华) 교수 등이 해당 도서에 대해 남긴 코멘트를 부각하고 있다. 《채식주의자》, 《희랍어 시간》에서 나타나는 모티브들이 모두 이 책에서 시작되었고, 작가의 데뷔작으로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이렇게 한 작가의 여러 도서가 서로 지닌 관계성은 도서 홍보에서 많이 찾아볼 수 없었던 방식이라 한강 작가의 저력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도서 표지 자체의 질감에 중점을 두어 예술성을 높였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1월 외국 신간 베스트셀러 56위로 제12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훌훌》이 올랐다. 더우반에서는 평점 8.8점으로 지친 현대인들에게 그저 웃어볼 것을 권하는 도서에 마음이 따뜻해졌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특히 중국 도서의 제목은 주로 설명적인 어조로 번안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중국어 제목인 ‘呼呼’는 원래 바람이 불거나 숨을 쉴 때 나는 소리라는 점에서 다소 독특하다고 볼 수 있다. 심리적인 치유나 위로를 의미하는 상징적인 표현으로 사용되며 제목 때문에 궁금해서 해당 도서를 골랐다는 중국 독자들의 글도 여럿 볼 수 있었다.

종합적으로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큰 영향을 미쳤으며, 3월 말에는 최은영 작가의 베이징 북토크도 예정되는 등 한국 여성 문학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한국의 신간 도서는 적었고, 특히 문학 외 장르에서는 성과가 부진한 편이었다.

디지털 출판 동향 및 저작권 문제 분석, 베스트셀러 순위 및 동향 분석, 소규모출판사, 소량책, 소량책만들기

 

《여수의 사랑> 표지의 예술성 홍보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