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 출판사 발라이 뿌스타카(Balai Pustaka)의 《시대의 행진》 (Parade Masa) 도서 전시회, 인쇄물, 봉투, 팜플렛만들기, 출판물
5월 인도네시아 출판시장 보고서
코디네이터 | 배동선
이달의 출판계 이슈
국영 출판사 발라이 뿌스타카(Balai Pustaka)의 《시대의 행진》 (Parade Masa) 도서 전시회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에 모체가 세워진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일한 국영 출판사 발라이 뿌스타카(Balai Pustaka)가 다시 기지개를 켰다. 발라이 뿌스타카는 5월 2일 국가 교육의 날을 기념해 5월 3일부터 6월 1일까지 사옥 건물에서 빠라데 마사(Parade Masa), 즉 《시대의 행진》이란 제목의 도서 전시회 겸 바자회를 연다.
20세기 초 북수마트라의 아쩨 왕국이 1903년 네덜란드의 손에 떨어지고, 1908년 발리 왕국도 끌룽꿍에서 인도네시아식 옥쇄인 뿌뿌딴(puputan)으로 저항한 끝에 멸망하여 비로소 인도네시아 전 지역이 네덜란드의 식민지로 전락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17년에 세워진 발라이 뿌스타카는 오는 2025년 9월 22일 창립 108주년을 맞는다.
발라이 뿌스타카는 인도네시아 현대문학의 역사적인 초기 작품을 출판했는데 인도네시아 첫 현대소설로 간주하는 《고난과 비참(Azab dan Sengsara)》(1920, 머라리 시레가르 저), 《시티 누르바야(Siti Nurbaya)》(1922, 마라 루슬리 저), 《잘못된 양육(Salah Asuhan)》(1928, 압둘 무이스 저), 《고통 속의 환희(Sengsara Pembawa Nikmat)》(1929, 뚤리스 술탄 사티 저) 등을 출판했고 독립 이후에도 현지 도서 출판 역사에 굵은 획을 그었다.
1970년대에 들어 그라메디아 등 현대적인 출판사가 속속 등장하면서 출판사로서 역할이 축소되었지만, 발라이 뿌스타카는 수하르토 전 대통령 시대에 여전히 승승장구했다. 당시 모든 정부 기관이 발행하는 도서와 잡지는 모두 발라이 뿌스타카에서 출판해야 한다는 정책 때문이었다. 특히 영부인 띠엔(Tien) 여사가 1995년 보고르에 있는 130헥타르 부지에 문해 공원과 도서관을 세우며 발라이 뿌스타카 본사도 그쪽으로 옮기려는 대대적인 계획이 추진되었으나, 자금조달을 하기로 했던 수퍼르스마르 재단(Yayasan Supersemar)의 대형 비리 사건이 터지고 띠엔 여사도 돌연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면서 해당 계획은 무산되고 발라이 뿌스타카의 승승장구도 멈췄다.
그래서 1998년 수하르토 정권이 무너진 후 발라이 뿌스타카가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 후 지속적인 손실을 기록한 발라이 뿌스타카는 2010년 무렵 청산될 위기에 처했으나, 2022년 국영기업 다나렉사(PT. Danareksa tbk) 소속으로 편입되면서 아직도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간에도 판권을 확보한 도서의 영화화 등 다각도의 사업변신을 모색해 온 발라이 뿌스타카가 이번에 《시대의 행진》 전시회를 겸한 바자회를 기획하여 출범시켰다.
‘시대별 문학의 흔적 탐구’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앞서 언급한 현대문학 초기의 전설적 작품은 물론 인도네시아의 문호로 통하는 쁘라무댜 아난타 뚜르(Pramoedya Ananta Toer), 초기 여성작가 슬라시(Selasih) 등의 다양한 작품 컬렉션을 비롯해 발라이 뿌스타카가 지난 세기에 출판한 다양한 도서를 전시했다. 한편에서는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의 도서 바자회도 진행되고 있다. 《시대의 행진》 도서 전시회는 연례 행사가 아니며 올해만 해도 세 번 개최될 예정이다. 5월 2일 국가 교육의 날일 기념한 이번 행사 외에도 7월 3일 국가 문학의 날과 올해로 80주년을 맞는 8월 17일 독립 기념일에 행사가 계획되어 있다.
국영 출판사 발라이 뿌스타카(Balai Pustaka)의 《시대의 행진》 (Parade Masa) 도서 전시회, 인쇄물, 봉투, 팜플렛만들기, 출판물
잘못된 양육(Salah Asuhan) 초판본 이미지
출처
Hypeabis.id/Luke Andaresta
한국 웹소설 및 ebook 읽기 애플리케이션 및 웹사이트
2022년에 설립된 이야기 노블스(Iyagi Novels)는 한국어 번역 소설을 제공하는 디지털 콘텐츠 업체로 싱가포르인 케빈 콕유탄(Kevin Kok-Yew Tan)이 운영한다. 홈페이지와 번역된 콘텐츠를 읽을 이야기(Iyagi) 애플리케이션을 갖추고 있다.
이야기 노블스 로고 이미지
인도네시아 주소는 자카르타 시내 수디르만 거리의 파닌 타워인데 GoWork라는 공유오피스로 되어 있어, 실제 오퍼레이션은 싱가포르에서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오빠 집으로 가자》, 《우아하게 이별하기》, 《아찔하게 갖고 싶은》, 《당신의 소유주》 등 한국 로맨스 ebook과 웹소설 네 편이 인도네시아어로 번역되어 제공되어 있고 다른 네 편이 업커밍 리스트에 올라와 있지만, 2023년 이후 더는 업로드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인터넷 홈페이지이며 관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최근까지도 업데이트가 되며 아직 베타 버전이지만 1,000개 이상의 콘텐츠가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실제로 플레이스토어에서 모바일 앱 <iyagi>는 1만 회 이상 다운로드 되었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한국 출신의 팀원들이 꾸려나가고 있는데 인도네시아에서 소프트 런칭을 하면서 한국 방문을 제공하는 프로모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케빈은 싱가포르 소시움 컨설턴시(Socium Consultancy)의 CEO이기도 하다.
이야기 모바일 앱은 영어와 인도네시아어로 운용되지만 소설 콘텐츠는 인도네시아어로도 제공된다. 홈페이지 안내에 따르면 이야기 노블스는 2014년 인도네시아 저작권법을 준수한다고 되어 있다. 이 외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라노벨을 읽을 수 있는 사이트들은 적지 않은데 아래의 웹사이트가 방문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라노벨 번역본 등재된 인도네이사 웹사이트 목록>
출처
인타라뉴스
2025년 우붓 작가&독자 페스티벌의 신진 작가들과 앤솔로지 출간
UWRF 2025 포스터 이미지
2025년 우붓 작가&독자 페스티벌(Ubud Writers&Readers Festival(UWRF) 2025 – 이하 UWRF 2025)의 주최 측인 무드라 스와리 사라스와티 재단(Yayasan Mudra Swari Saraswati)은 니 마데 푸르나마 사리(Ni Made Purnama Sari), 신타 페브리아니(Shinta Febriany), 유명 소설 《시가렛걸》(Gadis Kretek)을 쓴 라티 쿠말라(Ratih Kumala) 등 저명한 작가 3명으로 구성된 큐레이터 팀이 신진 작가 10명을 선정했다. 이들은 브리핑과 소정의 교육과정을 거친 후, 매년 발간되는 작품집(앤솔로지)에 작품을 수록하여 올해 10월 UWRF 2025에서 발표하게 된다.
2008년부터 시작된 UWRF 신진 작가 프로그램은 국내 젊은 문학적 재능을 발굴해 국내외 문학계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 프로그램은 2024년 12월 10일부터 2025년 2월 9일까지 아체에서 파푸아까지 인도네시아 전국에서 총 647명 작가의 단편소설을 접수해 먼저 상위 30개 작품으로 후보를 압축한 후 다시 최종 10개 작품을 선정하는 두 단계 큐레이션 심사 과정을 거쳤다. 그렇게 하여 자카르타, 반둥, 스마랑, 수라바야, 가룻, 빵깔란, 스라겐 등 자바섬의 7개 지역과 남깔리만탄의 반자르바루, 서누사뜽가라의 마타람, 남술라웨시 마카사르 각 1개 지역, 총 10개 지역 출신 작가 각 한 명씩 총 10명이 선발되었다.
세 명의 큐레이터는 이야기 구조, 작품 품질, 일관성 등에 대한 각자의 평가 기준을 가지고, 10월 29일~11월 2일 기간에 열리는 UWRF 2025 이전에 선정된 작가들이 각자의 작품을 더욱 강화하고 심화할 수 있도록 돕게 된다. UWRF 설립자 겸 이사인 재닛 드니프(Janet DeNeefe)는 이들의 더욱 풍성한 관점과 이야기들을 신진 작가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무대에 올려 더욱 폭넓고 다채로운 문학 공동체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무드라 스와리 사라스와티 재단은 기부금을 모금해 선정된 작가들의 앤솔로지 번역, 항공료, 숙박비 등을 해결한다. 비용이 지원되지 않으면 원거리의 작가 중 시간을 맞춰 발리에 오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앤솔로지는 선정된 작가들 작품을 영어로 번역, 출간해 국제적 문학 행사에 소개될 수 있도록 돕는다. 꾸준한 앤솔로지 출판은 전국 곳곳의 작품을 갈고 닦아 국제 무대에 내놓는 것으로 UWRF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문학 행사로 자리 잡는 데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UWRF 행사는 2024년에 처음 시작되었다.
출처: 우붓작가와독자페스티벌
국영 출판사 발라이 뿌스타카(Balai Pustaka)의 《시대의 행진》 (Parade Masa) 도서 전시회, 인쇄물, 봉투, 팜플렛만들기, 출판물
현지 한국도서 출간 현황 및 현지 반응 분석
혜민 스님과 오수향 작가
2025년 초 상당수의 한국 원작 번역 도서가 현지에서 신규 출판된 것에 비해 올해 2분기는 대체로 미미한 편이다. 2024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베스트셀러에서 한국 원작 도서들이 한두 권쯤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그 후로는 모두 베스트셀러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스테디셀러로 저력을 보이는 책들은 여러 권 발견되는데 그중 단연 압도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혜민 스님의 작품과 오수향 작가의 《1등의 대화 습관》 번역본인 《Bicara Itu Ada Seninya(말은 예술이다)》라는 책이다. 특히 혜민 스님의 책은 출간된 세 권 모두 눈에 잘 띄는 프로모션 매대에 나와 있는 것에 반해 오수향 작가의 경우는 현지에서 이미 네 권이 출간되었는데도 그중 앞서 언급한 한 권만 앞에 배치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세 권의 판매량이 앞서 언급한 한 편에 크게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았다.
오수향 작가의 책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 도서로 통한다. 혜민 스님의 책들은 오수향 작가의 경우처럼 폭발적으로 팔리진 않았어도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 또는 스테디셀러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세 편을 합친 판매량은 오수향 작가의 예의 책 판매량에 필적할 정도일 것이라 보인다.
혜민 스님의 책은 그라메디아의 GPU 부문에서 출판했고 오수향 작가의 책 역시 그라메디아의 또 다른 출판 부문인 BIP가 대부분 출판했다. 가가스미디어에서 나온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은 3마디로 말한다》의 출판권도 BIP가 곧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혜민 스님의 풀소유 스캔들은 그가 인도네시아에서도 베스트셀러 작가인 만큼 현지에도 관련 기사들이 나왔지만, 한국처럼 영향이 크지 않아 책 판매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2024년 8월 GPU가 출판한 《When Things Don’t Go Your Way(일이 당신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는 한국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인도네시아에서 출판된 경우로, 한국어책 제목도 없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후 4년 만에 나온 신간에 현지 독자들은 거부감을 보이지 않아 금방 베스트셀러 배열에 올랐고 이에 탄력을 받아 혜민 스님은 같은 해 11월 족자, 수라바야, 자카르타 3개 도시를 돌며 성공적인 북 콘서트를 마쳤다. 이들 세 권이 대체로 고른 판매량을 보이는 것은 이 세 권 모두 번역한 다니엘 산토소(Daniel Santoso)라는 걸출한 영어-인도네시아 전문 번역사의 능력이나 그라메디아에서 가장 연조가 깊고 인력이 잘 짜인 출판그룹인 GPU의 마케팅 능력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저자인 인도네시아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혜민 스님의 스타성과 인지도 때문일 것이다. 세 번째 책 역시 잘 팔린다는 것은 최소한 그의 인도네시아에서의 인지도가 지난 스캔들로 그다지 출렁이지 않았음을, 그리고 책 자체의 인지도보다 저자의 인지도가 더 높음을 입증한다.
한편, 오수향 작가의 경우에는 그 반대에 속한다. 처음 현지에 나와 큰 반향을 얻은 《1등의 대화 습관(Bicara Itu Ada Seninya)》의 인지도가 작가의 인지도를 크게 넘어선 경우다. 혜민 스님이 책들은 모두 작가의 후광을 입어 베스트셀러 위상을 오래 유지하고 있지만 오수향 작가의 책 중 첫 번째 책은 매우 이례적으로 책 자체의 힘으로 큰 성과를 냈고 나머지 책들은 작가의 후광을 제대로 입지 못했다.
그래서 그라메디아(BIP) 측은 지난 2022년 《모든 대화는 심리다(Seni Berbicara Tanpa Bikin Sakit Hati)》를 출간할 때 같은 해 5월 그라메디아 창립 52주년 행사 때 오수향 작가의 온라인 팬미팅과 강연을 기획했고 올해도 임박한 다섯 번째 작품 《긍정의 말습관(Siap Bilang Bicara Positif Itu Gampang)》의 현지 출판을 앞두고 5월 말 창립 55주년 행사 때 작가의 팬미팅과 강연을 다시 조직하면서 이제 코로나 팬데믹도 끝났으니 작년 혜민 스님의 경우처럼 자카르타에 방문해 독자들을 직접 만나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작가의 현지 인지도 제고에 애쓰고 있다.
이는 소녀시대 출신 제시카의 소설 《샤인》과 《브라이트》가 인기를 끈 것, BTS의 RM 등 케이팝 아이돌의 도서 목록에 든 것으로 알려진 책들의 단기적인 현지 판매량이 급격히 오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제 350편 이상의 소설과 에세이, 자기계발서 등이 현지에 출판된 상황에서 앞으로 한국 도서들의 판매 성적을 제고하려면 출판 에이전시의 마케팅이나 현지 출판사의 보도자료 서평 정도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평소에 유력한 한국 작가들이 현지에서 꾸준히 홍보하며 미리 밭을 갈아놓는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꼼빠스닷컴
국영 출판사 발라이 뿌스타카(Balai Pustaka)의 《시대의 행진》 (Parade Masa) 도서 전시회, 인쇄물, 봉투, 팜플렛만들기, 출판물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